우리 속담에 '봄눈과 숙모 채찍은 무섭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봄눈이 빨리 녹기 때문에 무섭지 않다는 말이다.
3월에 펑펑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버린 눈은 신기한 장관을 연출해 냈다.
온 세상을 다 삼킬 듯 단 시간에 무섭게 쏟아지는 눈이지만, 꼭 피하고 싶지만은 않았다.
학교 운동장에 모인 아이들은 눈밭에서 뒹굴고 눈사람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저 아이들 중에는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나의 자녀들도 있다.
무채색 도화지 위에 알롤 달록 새겨진 아이들이 새삼 귀하게 느껴진다.
휑한 운동장에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적막감을 갖다 주지만,
그 찬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갖다 준다.
황량한 벌판 위에 누군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나 혼자만은 생존할 수 없는데 그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내 눈 앞에 보이는 사람을 향해 감사한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이 있기에 세상이 더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한마디 말을 다정하게 건넨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급격하게 회복될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는 당연히 속상한 일도 많고 상처도 많다.
아프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원망만 하다가가도 이 상황을 감사로 역전시킨다면 그것이 진정한 삶의 지혜일 것이다.
알록달록 텅 빈 운동장을 수놓은 자녀들을 귀하게 여기듯이 나의 동료와 이웃을 나보다 더 낫게 여기고 사랑하고 섬기며 살자. 이렇게 살 때 가장 많이 혜택을 보는 것은 나 자신임을 곧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