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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Mar 23. 2016

그릇된 확신이 다른 이름을 부르게 했다

흰제비꽃 학명:Viola patrinii DC. ex Ging.

제비꽃에는 다양한 이름이 붙어있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쯤 꽃이 핀다해서 제비꽃이라 하고 꽃의 생김새가 오랑캐의 머리채를 닮았다해서 오랑캐꽃, 장수들이 서로 씨름을 하는 모양이라 해서 씨름꽃, 꽃으로 반지를 만든다고 해서 반지꽃, 병아리처럼 귀여워서 병아리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  


또 각 이름에 대해 내려오는 구전은 하도 많아서 어떤게 진짜인지 알수는 없으나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사실이다. 

전세계에 분포하는 제비꽃은 무려 450종에 다다르며 그중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제비꽃만해도 40종이 넘는다. 제비꽃은 보라색이 많은데 이 흰제비꽃은 꽃잎이 흰색이고 꽃대가 유난히 긴게 특징이다. 


처음에는 이 꽃이 남산제비꽃인줄 알았다. 그 꽃도 흰색이긴 하나 잎모양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고 한참을 찾고 나서야 이 꽃이 흰제비꽃(다른 이름으로는 흰민제비꽃, 흰오랑캐, 털흰씨름꽃, 흰씨름꽃 등)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한 1년 동안은 자신있게 남산제비꽃이라고 말하고 다녔던 내가 부끄럽다. 그릇된 확신이 너무 견고해서 내가 잘못알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흰제비꽃이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기가 막혀했겠는가? 하지만, 잠잠히 내가 옳게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확실한 일도 가능성을 조금 열어두자. 



*; 황판근 (2007년 2월 25일). “〈식물 이름의 유래 : 제비꽃〉”. 《자생식물》 6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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