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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Mar 28. 2016

하찮게 보이는 들풀도 아름답다

벼룩나물

벼룩나물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누렇게 죽어버려 살 기미도 안 보이는 땅에서 

생동하는 계절이 다가오면 

숨었던 순들이 자라나고 

이름도 알기 어려운 많은 야생화들이 피어난다. 


겨우내 지나쳤던 이 황톳길에 

가득가득 채워진 이 작은 꽃들은 

바닥에 흩뿌려놓은 귀여운 별사탕 같구나 


한송이 아름다운 꽃인데

작고 하찮다고 눈길 한번 안 주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시간을 나누니 

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풀이다. 하지만 들풀도 아름답다. 내가 사진을 찍어 이렇게 화면을 채워보니 영락없는 꽃이다. 하트 모양을 한 꽃 이파리 다섯 개, 수술 다섯 개, 암술 한 개. 이 꽃도 갖출 건 다 갖췄는데, 우리는 그냥 무심코 지나치거나 심지어는 커다란 신발로 밟고 지나간다. 

나도 꽃 사진을 찍기 전까지는 이 꽃들을 보지 못했다. 발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봐야 보이는 신기한 꽃 앞에 또 한번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껴본다. 


우리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작고 초라해서 그 존재감을 잃은 사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 의해 상처받고 해를 입어 일그러진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저 툭하고 내뱉는 상투적인 인사말 말고 조금 시간을 내어서 마음을 들여다보자. 

그에게 피어난 아름다운 꽃을 찾아내 감탄을 해보자. 

그 격려에 힘입어 다시 고개를 들고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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