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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Apr 02. 2016

지금 보이는 것에 미래라는 살을 붙이라

낙심하고 좌절해 있는 친구에게 보여주는 글

2016년 3월
2015년 9월

여기는 화장실 앞이다. 

서울숲에 있는 편의점 옆의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면서 가로 막대에 얽혀있는 담쟁이덩굴을 보고 반하여 사진을 찍은 게 작년 여름이었다. 견고한 콘크리트 벽을 타고 넘어가는 덩굴의 생명력을 보면서 푸른 늦여름의 신록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만끽하였었다. 


페이트도 칠하지않은 회색벽은 우중충하지만 풍성한 덩굴잎과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빛이 만드는 경치는 뭔가 신선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6개월 만에 같은 장소에 가보았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영 딴판이었다. 

그저 앙상한 가지만 남아서 마치 다 죽은 것만 같은 볼품없는 가지 몇 개만 남아있었다. 

그러나 나는 올해 9월에 펼쳐질 더 푸르를 장관을 기대하기 때문에 펼쳐진 광경에 실망하지 않았다. 

도리어 이 담쟁이덩굴의 위대함에 감탄을 하며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기나긴 추운 겨울날들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살아남아 이제 곧 조그맣게 틔울 싹을 상상하니 대견스럽기 짝이 없었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지금 보는 것에 미래라는 살을 붙여보라. 

우리 삶은 풍성해질 것이다. 

누가 보아도 아름다울 소망의 옷들은 이웃을 유익하게 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누군가 낙심하고 좌절해 있을 때 그에게도 똑같이 주어질 장밋빛 미래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주자. 


이 풍족함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서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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