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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Apr 06. 2016

바람맞고 자란 봉오리가 피어낸 아름다운 꽃


사방에 진달래가 가득하다. 

진달래가 좋은 이유는 포근한 고향의 꽃이기 때문이다. 

독이 없어 그냥 먹을 수도 있는 꽃이고 봄을 알리는 반가운 손님이기도 하다. 

진달래의 나뭇가지는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면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특히 깊은 산중에서 햇빛을 머금은 진분홍 꽃 색깔은 가슴을 뛰게 만드는 감성을 지닌 색을 자아낸다. 


가지 끝에 봉긋 솟은 진달래 꽃봉오리를 보았는가?

그 색이 짙다 못해 마치 자주색처럼 보이고 꽃이라기보다는 붓으로 한점 찍어낸 수려한 점 같은 꽃봉오리가 가지가지마다 맨 끝에 오뚝 솟아있는 모습을 바라본다. 




진달래 꽃 봉오리


봄이 언제 오나 푸념 섞인 한숨소리

저벅저벅 추욱추욱 겨우내 쌓은 낙엽을 헤지고 

헉헉 산을 오르다가

저기 깊은 산 허리춤에 

잿빛 나뭇가지 속에 수줍은 반딧불이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희망


새로 꺼낸 화선지에 

짙푸른 자주색 물감을 찍어 

서너 군데 톡톡 찍어낸 붓 자국

볼품없는 앙상한 가지마다 매달린 분홍 아이들

아직도 차가운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살그머니 벌어질 아기별


점 하나에 내 마음 싣고 

점 둘에 세상 풍파 담아

칙칙해져 버린 세상을 밝힐 구세주가 피어날

바로 그 시간에

모든 걱정 떨쳐버리고

낙원에 있으리라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진달래꽃의 화려함이 있기 전에 가지에 매달린 꽃봉오리의 존재를 기억해야 한다. 모든 일은 기본이 있기 마련이고 순서와 절차가 있다. 반드시 거쳐야 할 시간을 기다리면 그 화려함이 온천하에 드러날 텐데, 그 점 하나의 가치를 몰라보면 안 될 것이다. 


조금 더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람이 불어 이리저리 부딪히고 때로는 상처를 입더라도 그 찬 바람이 불어야 봉오리는 아름다운 꽃으로 승화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내게 몰아치는 겨울의 끝자락을 느끼게 한 칼바람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가? 그것은 감사할 일이다. 이제 곧 영광의 순간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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