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비 Apr 10. 2016

지금 짐을 내려놓고 허리를 펴세요



할미꽃은 백두옹(白頭瓮)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머리가 하얀 노인이라는 뜻이다.

또 꽃이 땅을 향하여 피기 때문에 허리가 굽은 할머니를 연상케 하여 할미꽃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진을 찍으면서 한 가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꽃이 피어 한창 아름다울 때는 그 무게에 목을 떨구고 있다가 꽃이 지고 하얀 떨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이런 할미꽃은 고달픈 우리 인생을 닮았다.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지고 바쁘게 살아갈 때는 허리가 굽었다가

노인이 되어 머리의 색이 하얘질 때 괴롭던 짐을 다 내려놓고 그제야 허리를 펴니 말이다.


아름답고 소중했던 젊은 날은 공부하랴, 돈 벌랴, 아이들 키우랴 이렇게 정신없이 보내느라 하늘 한번 바라보지 못하고 달려왔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세상을 조금 알기 시작하니, 머리는 하얘져서 노인이 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 등에 얹혀있는 짐들을 하나하나 벗어버리자.

놓으면 큰일 날 것 같은 것 같았는데, 놓아보면 얼마나 마음이 홀가분하고 행복한지 모른다.

머리가 하얘져서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기엔 우리의 젊은 시절이 너무 아깝다.


이제 결단하자.

놓아버리자. 내 짐을.




할미꽃은 민간에서는 복통에 좋은 효험이 있으며 두통, 부족, 이질, 심장병 등에 약으로 쓰며 특히 뇌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을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가 백두옹을 사용하여 천연물 항암제를 만들어 암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내가 할미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바로 이 항암제때문이다. 그 효능 입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담당하고 있다.


*; http://kherb.com.ne.kr/herbstory/14h-12.htm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