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혹시 지금이 떠나야할 때가 아닐까를 물어 보라
다슬기 연가
다슬기가 수영을 한다.
곰은 구르는 재주가 있고 다슬기는 배영을 하는 재주가 있다.
나도 잘 몰랐는데, 지난여름 시냇가에서 우리 집 꼬맹이들이 잡아온 다슬기들이 수영을 하며 노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잘 살펴보면 다슬기의 흡착판이 약간 오목해지면서 배 모양이 되어 몸 전체를 물 위를 띄울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물속에서 노닐어야 할 다슬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속에 산소가 부족해서 숨을 쉬려고 올라오기도 하겠지만, 더 큰 이유는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어서 일 것이다.
흐르는 냇물에 다슬기가 떠올랐다면 분명 다른 곳으로 멀리 떠나고 싶어서일 것이다.
만약 먹이도 없고 살기도 적합하지 않는데 계속 바닥에 깔린 자갈만 핥고 있다면 이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이겠는가?
다슬기는 오늘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물 위에 떠오르고 있다.
사람이 환경을 바꾸어 살기는 쉽지는 않다.
성경의 아브라함이 오랫동안 살던 정든 집을 떠날 때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무수한 별과 바닷가의 모래같이 자손이 번성할 것이라는 약속을 듣고,
정든 땅 우르를 과감히 떠났다.
지금 이곳을 벗어나는 게 두렵다면 평생 우물 안에서만 살아야 할 개구리일 텐데,
그 너머에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존재할 것이라는 신념은 우리로 그 상황을 벗어나게 할 만한 용기를 선사한다.
가끔 스스로에게 한 번씩 물어보자.
'혹시 지금이 내가 물 위로 떠올라야 할 때가 아닐까?'
도전하는 열정을 꺾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수년 번에 한 네덜란드의 벤처 회사에서 화성 정착촌 주민 모집 공고한 적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만 명이 넘는 사람이 지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아직도 이 세상에는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 열정적인 이웃이 존재한다.
누구나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
당장 먹을 것이 없고 숨이 막힐 것 같아 물 위로 떠오를 결정을 한 다슬기처럼,
우리도 한 번쯤은 인생의 과감한 결단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