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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Mar 01. 2017

좁쌀냉이; 솔로몬의 모든 영광보다 더 아름답다던...


좁쌀냉이


좁쌀 열다섯 개 냉이꽃 세 송이

내 이름은 좁쌀냉이

키도 작고 이파리도 별로 없어서 

사람들은 나를 잡초라고 불러


꽃 이파리 네 개 수술 여섯 개 암술 한 개

자주색 꽃봉오리 뚫고 피어난 하양 꽃

솔로몬의 영광도 안 부럽지만

사람들은 나를 늘 지나쳐


온 세상에 계신 단 한 분

나같은 들풀도 입히시는 하나님이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하물며 너희랴!"





이제 3월이 되었고 햇살도 따뜻해지더니, 오늘은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사방에 꽃이 피어날 봄이 기다려진다. 

화원의 아름다운 꽃들도 많지만, 나는 길거리에 널려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에 애착을 갖곤 한다. 


여기 보이는 앙증맞은 예쁜 꽃은 '좁쌀냉이'이다. 

물론 내가 이 꽃 이름을 알리는 만무하고 꽃을 잘 아는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물어서 안 이름이다. 

이 꽃은 작년 4월 초순 어느 날 학교 교정 커다란 나무 그늘에서 찾은 것이다. 


냉이에 대해 찾아보니 그 종류만 무려 20여 종이 넘고 다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었다. 좁쌀냉이는 

다른 것과는 다르게 꽃봉오리가 자주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냉이는 논밭에 자라는 잡초로 취급받기가 일쑤라고 한다. 어린 순이야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다른 냉이에 비해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그냥 뽑혀서 버려지고 만다. 


몇 mm도 안 되는 이 작은 꽃을 누가 유심히 보겠는가?

그냥 뽑혀 열매도 못 맺고 생을 마감할 것 같지만, 해마다 어김없이 이른 봄에 새순을 내고 꽃을 피워낸다. 

흠이 없이 완벽한 모습으로 피어난 이 작은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짙은 자주색의 꽃봉오리의 색감도 상당히 고급스럽다. 


이 꽃을 한참 동안 바라보면서 남들이 거들 떠 보지도 않는 잡초에 불과한 이 꽃들의 가치가 얼마나 귀한지를 생각했다. 신약 성경 마태복음에 보면 예수님의 설교 중에 들의 백합화와 솔로몬을 비교하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이 못하다."

이 설교의 결론은 삶에 대해 염려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입히시는데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이 한마디의 말씀은 우리를 반성하게 만든다. 


이 좁쌀냉이가 솔로몬의 모든 영광보다 더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내 삶의 모든 염려와 근심도 순간 사라질 것이다. 

이 들풀이 내 눈에 보인 것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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