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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Apr 29. 2016

피하기 힘들다면 즐겨라



너른 초원이 펼쳐진 먼 하늘에 고압전선이 걸려있는 것이 영 못마땅했다. 

가지런히 심긴 메타세콰이어가 마치 하늘에 붓질을 하듯이 아름다움 풍경이었을 텐데, 전깃줄이 풍경을 다 망쳐놓았다고 푸념을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었다. 

저 인공물을 없애기가 어렵다면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즐기자. 


가만 보니 마치 푸른 종이에 가지런히 그려놓은 오선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선지

푸른 하늘에 
정성스레 선을 긋는다
이제 음표만 붙이면 되겠구나
자연이 음악을 연주할 차례


이 사진은 2014년 8월 5일 네이버 포토갤러리 오늘의 사진으로 선정되었고, 2015년 한미 사진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 하늘에 걸린 하나하나의 선 들은 우리 인생을 가로막는 방해물이라 생각할 수 있다. 

저 것이 없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하기 전에 그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찢기고 상처 나고 어렵기만 한 게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아프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제 하늘에 드리워진 전깃줄을 오선지로 여기로 음표를 붙여 아름다운 인생의 음악을 연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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