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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Feb 26. 2017

함께 어울림; 비난하지 않기 때문에 함께할 수 있다




함께 어울림

나무는 함께 살아간다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나무는 풍성하다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지 않기 때문에
나무는 어울린다

어깨동무한 가지들이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구나





장대한 메타세콰이어 숲에 들어가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빛이 한쪽으로만 주로 들어서 그런지 나무의 가지들이 한 방향으로는 왕성하게 자라 있었고 반대편은 좀 부실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멀리서 보면 마치 한쪽으로만 가지가 쭉쭉 뻗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 기하학적으로 비대칭처럼 보이는 나무들이 풍성하게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옆 나무의 가지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듯이 엉켜서 그렇게 보였던 것이었다. 나무 가지의 방향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좌우 대칭은 아니지만 어쨌든 풍성하게 보인다. 이렇게 보이는 것은 함께 어울렸기 때문이다. 이 풍성함을 보면서 함께 하기를 꺼려하는 우리를 돌아보았다. 다 함께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나만 안 당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요행수나 바라니 얼마나 각박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가. 

함께 어우러져 풍성함을 일궈내는 이 나무들처럼 우리도 서로 어깨에 손을 올려보자. 상대방의 체온을 느끼는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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