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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Feb 26. 2017

까마귀의 시선; 사랑스럽게 지켜본다면 더 힘이 날거야


까마귀의 시선

줄 위에 앉아 있는 두 마리의 새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가

할공하는 동료의 멋진 모습에 
'꺄악' 외마디 소리로 갈채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거무스름한 먹구름이 만들어낸 쓸쓸한 하늘에
새들의 향연이 벌어진다

새들은 혼자 살지 않는구나
진심 어린 내 시선이 필요한 이웃들이 떠오른다





높게 매달린 고압 전선에 까마귀 여러 마리가 앉아 있다가 번갈아 가며 활공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배회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보니 까마귀도 시선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까마귀가 나타나면 흉조라 해서 사람들은 기분 나빠하기 일쑤인데, 자기들끼리는 규칙도 있고 삶의 규모도 있는듯하였다. 


줄 위에 앉아 있는 두 마리의 까마귀는 동료의 활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 시선을 느낀 새는 더 열심히 묘기를 부렸을 것이다. 그냥 형식상 슬쩍 봐주는 것이 아니라 진심 어린 응원의 시선이 이 새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시선이 필요한 이웃들이 떠올랐다. 혼족이 늘어 혼자 문화가 사회 각 영역에 나타나는 기이한 시대에 살면서 이런 따뜻한 사랑의 눈길과 관심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싫어하는 까마귀들도 이렇게 정겹게 사는데 어찌 우리는 남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들지 않는가? 모두 같이 어우러져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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