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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Feb 27. 2017

굽은 길; 굽었다면 길이 아니라 마음이 굽은 것이다



굽은 길


굽어보여도 이것은 곧은길이다

이 길이 굽어 보이는 것은

내 마음이 굽었기 때문이다

쏟아놓은 불평이

원래부터 곧은길에 상처를 만든다


굽은 길은 내 마음에 있었구나

내가 바닥에 엎드려있었구나

뜨거운 눈물이 얼어붙은 시멘트 길을 녹인다



청계산에 가다 보면 사람들의 보행을 안전하게 돕기 위한 이 터널이 보인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언제가 한 번은 이 터널 사진을 찍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이 정사각형 모양의 곧은 터널이 휘어져 보이는 것이었다. 마치 정사각 쇠 파이프 모양의 이 긴 터널은 누가 봐도 반듯한 길인데, 한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서 사진을 담아보니 굽어보였다. 

길은 원래 곧은길인데, 내가 한 귀퉁이에서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니 길이 굽어버렸던 것이다. 세상이 너무 삐뚤어졌다고 느끼는 것은 내 마음이 삐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에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상처 나고 어그러진 내 못된 마음이 문제였다. 내 마음이 올바르다면 진짜 굽어진 길도 똑바로 보일 것이다. 내 마음의 눈을 살펴보자. 굽어진 것은 세상도 남도 아니요, 바로 나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설교 시간에 들은 거울 이야기이다. 


거울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한 남자가 어렵게 그 물건을 구해서 들여다보았다. 

그 거울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는데, 그 속에는 몇 해전에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가 계셨던 것이었다. 이 남자는 이 거울을 소중히 생각하고 서랍에 감춰두고 생각날 때마다 아버님을 뵈었다. 

남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이 남자의 아내는 남편이 없는 틈을 타 몰래 그 거울을 꺼내 들여다보았다. 

남편이 돌아오자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못생긴 할망구를 서랍에 감춰두고 매일 만나고 있었던 거요?"


마음의 거울로 자신을 비쳐보라.

거기 서 있는 그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하지 말고 겸허히 받아들이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이다. 

부끄럽게 여기고 더 아름답게 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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