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소개팅이다

by 루헤 Ruhe

나에게 면접은 소개팅과 비슷하다. 서로의 니즈를 너무 직설적이지 않게 물어보면서 어울리는 사이인지 가늠해보는 자리. 둘 중 누군가가 상대방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면 맞춰줄 용의를 보이면서 리액션이 커지기도 한다. 살면서 면접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은 좋은 결과를 받았기 때문일까, 면접 전 긴장은 크게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재밌어하는 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왜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으며, 내가 이 회사에서 어떻게 일을 해서 기여할 수 있는지를 대화하는 것이 나름 흥미롭게 느껴지는 편이다. (물론 다대다 면접보다는 다대일 혹은 일대일 면접에서 강한 편이다)


면접을 볼 때 사람들은 합격하기 위해 열심히 하면서도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가 혹은 그를 통해 이 회사는 나와 맞는지에 대한 생각은 덜 하는 편인 것 같다. 면접이라는 건 선택받아야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 또한 그 곳을 선택할지 말지 정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 중요시 여기는 가치 등을 물어보는데, 그 중 대화가 잘 통했다고 느끼는 곳에서 신기하게도 연락이 온다. 대학교 면접, 화장품 기획으로 일했던 회사, 고등영어 강사로 일했던 학원, 보조교사로 일했던 필리핀 어학원까지, 호주 스파까지도.


어쩌면 면접관은 인간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면접 자리라고 해서 극도로 긴장한 사람을 붙잡고 이어나가는 자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우리 회사에 맞는 인재상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서로 대면하여 만나는 것. 그리고 나 또한 일하고 싶은 곳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면접이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무엇을 먹고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