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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울 Aug 05. 2022

혼자 살면 이게 좋아요

오롯이 모든 것이 내 손 안에 달려있다

나만의 공간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러나 막상 부모님과 살고 있는 친구에게 자취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면 금전적인 이유를 들곤 한다. 물론 나도 알고 있다. 숨쉬기만 해도 나가는 월세며 관리비, 그 외에도 전기세, 난방비 등등. 혼자 살면 나가는 돈이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그걸 상쇄할만큼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서울에 본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취를 시작했다.

이제 자취한 지 딱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나는 두 번째 집에 살고 있다.

첫번째 집에 살면서 제일 좋았던 점은 하고 싶은 대로 집안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테리어를 말하는 거냐고? 아니다. 나는 인테리어의 ㅇ도 모르는 사람으로서 그저 실용적인 물건을 가져다놓고 사용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집안 분위기는 (방 분위기에 가깝지만) 조명과 음악이다.

본가에 살 때는 내 방에서 조명을 켜도 거실의 불이 들어와 문을 닫아야 했다. 음악을 틀어도 TV의 소음이 벽을 타고 넘어왔다. 방문을 꼭꼭 닫아도 나만의 분위기를 만들 수 없을뿐더러 작은 내 방은 문을 닫으면 너무나도 답답했다. 첫 자취집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퇴근하고 나서이다. 가르치는 일을 했던 나는 밤 10시가 넘는 시간에 퇴근을 했다. 어둑어둑한 집에 들어서서 은은한 조명을 켜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재즈바를 연상시키는 음악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향초를 켜고 나면 바로 이 순간이 자취를 가장 하고 싶었던 이유가 된다.

개인적으로 소음에 취약한 편이라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퇴근한 후에는 오로지 나를 위한 공간을 원했고, 조명과 음악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밥도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때에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했다. 가족끼리 있을 때는 누구는 7시에 저녁을 먹고 누구는 9시에 저녁을 먹다보면 왠지 쉬고 있는 사람에게 민폐가 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혼자 사는 집에서는 잘 챙겨먹기만 하면 그만이다. 퇴근하고 밥을 먹던, 출근 전에 밥을 먹던. 

그리고 비슷한 맥락으로 음악을 듣거나 드라마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다. 종종 음악이나 드라마를 보며 눈물이 날 때가 있는데, 사실 가족들이 있을 때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누가봐도 운 눈을 해서 거실에 나가면 두 가지 반응을 예상할 수 있다. 첫번째 반응은 왜 울었니, 두번째 반응은 모른 척 해주기. 어느 반응이 나와도 머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가끔은 드라마를 보고 소리내어 울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참은 적도 있다. 그렇다고 나 드라마 보면서 울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도 없지 않은가. 드라마를 보면서 몰입하던 내 감정이 다 깨지니까.

아무튼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장점을 늘어놓자면 끝도 없다. 물론 단점도 그만큼 많긴 하지만.

그러나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결혼을 꿈꾼다면 본가에서 나와 혼자 사는 것을 꼭 실천해보라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살지 않는 상태여야 비로소 나를 더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들이 앞으로 내가 사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특히 결혼을 염두에 둔다면 상대방을 더 배려할 수 있다.

오롯이 모든 것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충족감을 모두가 누려보시길. 단, 무료로 제공되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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