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되돌아보는 글쓰기를 하자.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은유 지음 | 김영사 | 2023
두 권의 글쓰기 책 「글쓰기의 최전선」과 「쓰기의 말들」을 집필한 은유 작가의 세 번째 글쓰기 책이다.
'들어가는 말'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글쓰기의 최전선」은 기본 원리를 알려주는 책, 「쓰기의 말들」은 사전처럼 필요할 때 찾아보는 책,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자습서처럼 글쓰기가 막혔을 때나 도움을 받고 싶을 때 찾아보는 데 적합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을 쓰다 부딪힌 문제에 해당하는 질문을 목차에서 찾아서 은유 작가의 도움말을 확인할 수 있다.
솔직하고 정직한 글이 좋은 글인가요?
첫 문장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글을 마무리 짓기가 항상 어려워요.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작가의 경험, 작가가 13년 넘게 운영 중인 글쓰기 교실에서 접한 사례를 바탕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각 장의 마지막은 간단한 실천 방법이나 힌트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도움을 제공하는 실용서라 할 수 있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작가의 글솜씨와 글쓰기 교실의 사례들이 생생해서 읽는 재미도 상당하다. 저녁 해가 길지 않은 4월부터 5월 사이에 읽었는데 퇴근하는 차 안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작은 독서등을 켜고 읽었을 정도로 글 맛이 좋았다.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글쓰기가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이라는 작가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었다.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 자전적 에세이 쓰기 A to Z
낸시 슬로님 애러니 지음 |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
이 책의 각 장 제목은 글쓰기에 대한 주제이고, 본문은 제목에 대응하는 작가의 경험이나 사례 또는 구체적인 해결 방법으로 되어있다. 본문 뒤에는 글쓰기 과제를 제시하는 구성으로 되어있어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와 유사한 점이 많다.
하지만, 실용서 같은 구성과는 달리 작가의 매우 사적인 사건과 마음의 갈등을 깊숙이 다루는 본격적인 에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작가는 생후 9개월에 당뇨병 진단을 받고 스물두 살에 다발성경화증(중추신경계-뇌와 척수-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신경 보호막-미엘린 myelin-이 손상되는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한 아들을 16년 동안 보살피면서 부서져간 자신의 마음과 그것의 치유 과정을 에세이로 쓰고 독자에게도 자전적 에세이 쓰기를 권하고 있다.
아들의 몸이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삶의 끝을 향해가는 중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 장면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무겁게 느껴지지만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바람부는 넓은 공간으로 나온듯한 감각의 전환을 느낄 수 있었다.
지칠대로 힘든 몸과 마음을 묘사하다가 툭하고 등장하는 농담이나 작가의 낙천적인 감각이 베어나는 글을 읽다보면 이제는 평온해진 작가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은 크지만 시작이 막막한 사람이라면 첫 장을 펼쳐도 좋다'는 은유 작가의 추천사는 감정의 파도를 감당할 용기가 있는지 묻는 것처럼 읽히기도 한다.
올해는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들이자는 세부 목표를 세웠다.
글 쓰기는 링크드인이나 스레드를 통해 퍼스널 브랜딩을 해보겠다는 목적도 포함된 것이었는데, 목적에 글을 끼워 맞추려니 훈련 없이 마라톤을 뛰는 것 같다. 스텝은 꼬이고 숨이 차 지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치유하는 글쓰기를 다룬 두 권의 책을 읽고서 경험에 바탕한 진솔한 글쓰기를 통해 습관을 들이는 것으로 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어깨의 힘을 빼고 평온한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는 글을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