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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Mar 29. 2023

혼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불편하다

타인의 시선을 통한 내가 아니라, 나는 어떤가 집중할 때   

얼마 전 오랜만에 집돌이 지인을 만났다.

그 지인이 주변 사람들로 부터 제일 자주 듣는 말.

'매일 집에만 있으면 안 된다. 사람들을 만나고 활동적으로 살아야 한다.'


나는 정말로 궁금해서

'그런 말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어?'하고 물었다.


지인은 흔들림이 없이(이 부분이 나를 돌아보게 했다.)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고,

그것만 해도 시간이 부족해.'

'나는 누가 나한테 같이 밥 먹자고 할까 봐 무섭다니까.'라고 했다.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나는 어떻지?' 돌이켜보게 됐다.

정말로 나는 어떤 것들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가.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혼자 있는 시간은 대부분 차분하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고

그때는 사색의 시간을 가진다거나

찬찬히 해야 할 것들을 챙겨할 수 있다.


혼자 하는 여행은 누군가와 상의할 필요가 없고

맞출 필요가 없으니 훌쩍 계획을 변경해도 되고

그 당시 상황에 맞춰서 기분 내키는 대로 해도 된다.


어떤 상황에서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에너지를 받기도 하지만

필요한 말 이외에는

내가 흥미를 느끼지 않는 주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피곤하게 느낀다.


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통해 훈련된 부분이 있어서

적당히 맞장구를 친다거나

만남에서 진심으로 즐거워하기도 하지만


내가 정말로 편안하다고 느낄 때를 생각해 보면

몇몇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관계들과 가만히 있거나

각자 해야 될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인 것 같다.

(이것도 의지심 때문일까?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내가 혼자 있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일까?

생각해 본 적도 있지만

누군가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이나

관계를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오히려 약간의 쓸쓸함을 느끼면서도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보곤


'혼자 있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불편해한다.'

는 것을 알았다.



소위 말하는 인싸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시대.

내향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이 훨씬 화려해 보인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고 주목을 끌기 쉽다.

무언가 활동적으로 하고 있고

여기저기 적극적으로 다니는 삶.



'약속도 없는 사람은 좀 후진 것 같다.'

'사람들이 찾지 않고 챙겨주지 않는 사람은 별로지.'

'혼자 산책하고 있으면 뭐라고 생각할까...'


사람들에게 인기 많은 사람,

활동적인 사람,

약속이 많은 사람,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화려한 사람.


이런 것들이 좋다, 그래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런 것들을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것이 부럽다.

내 안에 이런 마음들이 있으니


내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혼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됐다.



나에 대한 집중은 빠진 삶.


결국은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래서 내 마음은 어떤가.

집중되어야 할 것은 이런 것들인데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에 전전긍긍하는 삶이라니...



지금 나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다른 이를 신경 쓰며

스스로를 평가절하한다.

나에게 미안한 마음


이번 참에

진심에서 우러나와서 잡고 싶은 약속(누군가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 해서 만드는 약속) 말고

혼자 만의 시간을 알차게 채워보고자 생각했다.

가볍게

나한테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사람들은 뭐든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본다.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상대의 말은 신경 쓰지 않았던 그 지인의 단단함이 좋았다.


‘혼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구나 ‘ 하며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 시간들, 내 생각들 그리고 그 순간에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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