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아 Jun 08. 2023

열등감은 누가 주나요?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기 

"제가 키가 작은 편이잖아요. 그래서~" 키가 평균보다 작은 친구가 이렇게 말할 때 

"저는 여자 좋아해요." 여자인 친구가 이렇게 말할 때 

나는 속으로 감탄하는 마음이 든다. 밝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태도에 한 번, 그 가벼움에 한 번.


높은 확률로 키 작은 사람은 자신의 키에 대해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관련된 언급을 피한다거나 쭈뼛거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또 높은 확률로 동성애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한국에서는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가볍게 밝히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 드러내길 꺼려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누군가 사람들에게 가볍게 얘기할 때 

나는 같이 가벼운 마음이 된다. 그럴 땐 내 안에 있는 관념들이 깨지는 느낌을 받아서 좋다. 

원래도 아무 일이 아니지만 아무 일이 아니라는 걸 확인받는 느낌이랄까?  

'키가 작은 편이니까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내 편견이 깨질 때 

'아 맞다. 저게 왜 스트레스받을 일이야.' 하면서 내 편견을 돌아보고 가벼워진다. 


콤플렉스, 열등감이란 건 실체가 정말 없다. 

비교에 의한 것들이라 늘 바뀐다. 

그래서 열등감과 우월감은 동일한 것이라 했던가. 그 마음 작용이 같다.

우월감은 남과 비교해서 '내가 좀 괜찮아 보이는데?' 하면 괜히 우쭐대는 마음이 들고

열등감도 남과 비교해서 '내가 좀 별로인가?' 하면 괜히 위축되는 마음이 든다. 

비교에 의해서 그게 우월한 지 열등한 자기 마음이 생기는 것이기에 항상 우월하고 열등한 건 없다.

어디에서 그걸 비교하는 마음을 내는지에 따라서 늘 뒤바뀌니 절대적인 실체가 없다. 


100억이 있는 사람도 1000억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있으면 자신을 가난하다고 할 테니 말이다. 

키가 작다는 기준은 어디에 둘 수 있을까? 

키가 160cm라고 했을 때, 150cm가 많은 그룹에 가면 키가 큰 편이고 

170cm이 대다수인 그룹에 가면 키가 작은 편이 된다. 그럼 160cm의 키는 큰 것인가? 작은 것인가?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와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워낙 많은 기준들을 세워두고 비교해서 이건 열등한 것이고 이건 우월한 것이고 구분 지으며 살아와서 

수많은 편견들, 관념들을 가지고 산다. 불쑥불쑥 그런 생각들이 든다. 

나 스스로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지점들도 있다. 남들 앞에서 편안하게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들. 

그럴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마음도 들고, 편안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 

정작 남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없어도 

내가 나를 부족하다 열등하다 생각하면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다. 

열등감이란 건 누가 주는 게 아니라 비교하고 판단하는 내 마음에서 온다.  

주변에서 아무리 괜찮다 해도 늘 어딘가를 바라보며 비교하고 산다면 그 간극이 메워질까.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충만할 수 있는 길인 것 같다.

다른 이에게 사랑받고 존중받고 인정받는 사람이 되는 것은 잠깐은 기분이 나아질 수도 있지만 그뿐이다.

그런 평가와 대우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들이다.


속으로 위축되는 마음이 들 때, 멈칫하게 될 때 

나는 어떤 기준으로 나를 가둬두고 나를 열등하게 만드는지 살펴본다. 

잘난 사람, 잘나 보이는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이미 충분하다는 걸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열등하다 우월하다 구분 짓지 않는 자연처럼, 있는 그대로
매거진의 이전글 PMS 증후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