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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Jun 25. 2023

15000원의 가치

즐겁기만 하다면! (Feat. 범죄도시 3)

고물가 시대, 고물가 시대라고 하지만

요즘 내 기준 가장 가격 상승률이 높다고 느껴지는 건  

단연 영화 티켓 가격이다.

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보려면

15000원이라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피땀 눈물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영화 관계자들은

그것도 부족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지극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영화 티켓 가격이 몇 년 새 너무나 가파르게 오른 건 사실이다.


라떼는 조조로 영화를 본다는 결심만 할 수 있다면

조조할인에 각종 통신사 할인까지 덧붙여서 영화를 단돈 2000원에도 볼 수 있었다.

(정말 이런 시절이 있었다.)

할인을 전혀 적용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티켓 가격이 6000원이었고 비싸다고 하더라도 8000원 정도였다.

그것도 엄청 비싸게 느껴졌는데 요즘처럼 15000원이나 하는 티켓 가격을 어떻게 상상이나 했을까.

그때 그 시절에는 합리적인 영화 티켓 값 덕에 영화관에 걸린 거의 모든 영화들을 봤었고

집에서 동영상으로 보던 영화도 영화가 너무 좋다 싶으면 큰 화면으로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봤다.


코로나로 극장을 가서 영화를 보는 문화가 한풀 꺾이고 주춤하면서 OTT를 활발히 이용되는 시대가 열렸다. 워낙에 편안하게 집에 앉아서 영화든 드라마든 각종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어딘가를 가서 뭘 봐야 되겠다는 욕구가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가격적인 충격도 있으니 이 가격을 내고 꼭 영화관에 가야 할까? 하면서 잠시 주춤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간다.


범죄도시 3을 영화관에서 봤다.

주인공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관 최강자와 함께 하는 편안한 범죄자 타파 영화.

3편이 마석도의 원맨쇼에 가까운 게 사실이지만 존재 자체로 러블리하고 든든한 걸 어떡한담.

전작에 비해 빌런이 약하다. 둘이어서 오히려 산만하고 임팩트가 없다. 서사가 약해서 이야기가 빈약하다 등등 여러 의견들이 많은 영화긴 하지만 극장 안 대형 스크린으로, 괜찮은 사운드로 보는 오락용 영화로는 손색이 없다.

애초에 오락 영화에 어떤 대단한 철학이나 메시지를 원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깔끔한 액션과 그 속에 있는 웃음 포인트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티켓 가격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의 즐거움은 있었다. 머리를 비우고 생각 없이 보고 싶다는 내 요구에도 적극 부합했다.


나오는 길에 ‘범죄도시 4’ 개봉일을 검색했다.

그래, 이 정도의 즐거움만 보장되어도 아마 4편도 영화관에서 볼 듯하다.


집중되는 맛은 역시 영화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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