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 힙스터로 살아볼게
‘촤르르르~’
필름이 돌아가면
우주의 심연과 같은
어두운 실내는 판타지의 공간이 됩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따위가 영화와 드라마를 경쟁하듯 쏟아내기도 수십 년 전
20세기 힙스터들은 이미 한자리에 앉아 자신이 원하는 영화의 모험 속을 탐닉했습니다.
‘지정 좌석 따위 없음’
‘지정 회차 따위 없음’
시간과 공간의 무의미!
동시 상영관의 시공간은 너무나 거대한 이 우주와 조응합니다.
오직 나에게 주어진 시간만이 영화를 어디까지 보느냐를 주체적으로 결정합니다.
20세기 힙스터들이 그토록 구사하는 새치기와 약속시간 따위에 구속받지 않는 행동은
바로 이 동시 상영관을 진심으로 대하던 시공간의 의미와 삶의 태도에서 배운 것입니다.
20세기 힙스터는 예매 따위를 거부합니다.
당당하게 티겟부스로 걸어가
한 장의 티켓을 받아 점선이 그려진 한쪽면을 찢어내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20세기 힙스터에게 팝콘은 그들의 성체이고 양식입니다.
팝콘에 가져간 커트 코베인을 닮은 기다란 손가락이 상대방과 닿는 순간!
창조주와 아담의 손끝이 닿듯... 우주가 탄생하고 사랑은 불꽃이 됩니다.
어쩌면 오늘 이곳 극장은 새로운 창조의 시작일지 모릅니다.
이것이 20세기 힙스터가 한낱 OTT에 연연하지 않고 영화에 진심였던 삶의 방식입니다.
어... 심심... 합니다.
넷플릭스 아이디 좀 공유하자 전화합니다.
사람들의 연락이 점점 끊깁니다.
왜… 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