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힙스터로 살아볼게
허공으로 짙은 숨을 내쉴 때
뿌연 연기는
자유를 상징하고
사랑을 노래하고
청춘의 아픔을 함께하고
우정과 의리를 축복하고
찬란한 내일을 찬미합니다.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할 수 없습니다.’
이 경고문은 한낱 레토릭! 단지 나이에 대한 깨달음, 자아 찾기가 목적이란 것을 20세기 힙스터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타르 13mg!
담배 한 대를 피더라도 20세기 힙스터는 자신이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니코틴 2mg!
20세기 힙스터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따위에 두려워하거나 굴복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극한까지 내 몰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폐에 20만볼트의 짜릿한 자극을 추구하던 20세기 힙스터는 이제 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21세기에는 이런 멋지고 쿨한 진짜 담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타르 13mg, 니코틴 2mg의
짜릿한 맛과 모험을 다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버스 배기관에 힙하고 쿨하게 입을 벌리고 숨을 깊에 들이마시는 길 밖에 없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20세기 힙스터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낭만가득한 버스 뒷자리와 전철 플랫폼과 사무실 책상 앞에서,
그리고 유럽으로 떠나는 전설의 비행기 좌석에서조차
이제 더이상 담배를 피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20세기 힙스터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단 한모금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던 그들이 이 세상에서 연기처럼 사라져버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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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거나 혹은 피우거나
왜...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