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
전에는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쉽습니다.
모나리자! 그녀 또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관람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벌써 1시입니다.
배가 고파옵니다.
우선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히 요기를 해야겠어요.
쉴리관을 빠져나오는 2층 계단에서 루브르의 또 다른 상징인
사모트라케 승리의 여신 리케을 마주합니다.
역시 관람객이 이곳에 특히 많이 모여 있군요.
루브르를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을 보았을 그녀입니다.
마치 하늘에서 살포시 뱃머리에 발을 내딛는 것 같습니다.
바람에 하늘 거리는 옷의 질감과 그 때문에 드러나는 배꼽,
몸의 선이 더 없이 아름답습니다.
키가 3미터에
고대 그리스 작품인 이 조각상은
140년 전 에게해의 사모트라케 섬에서 발견됐어요.
처음 발견된 것은
허리, 몸통, 가슴, 날개 등 150여 개의 조각... 파편 더미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허리 아랫부분만 전시됐죠.
이후 복원 작업을 거쳐 지금 제가 보는 작품이 된 것이죠.
사실 왼쪽 날개만 있었고 오른쪽 날개는 왼쪽 날개를 본을 떠서 만들었어요..
카페테리아에 제법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리를 잡고 와인 한잔과 샌드위치를 먹습니다.
어제 오랑주리와 오르세 미술관 관람 탓인지...
쉬엄 쉬엄 둘러본다고 했는데도..
힘이 드네요.
카페테리아에 앉아...
이 거대한 루브르에서 지난 수요일 길을 잃었던 기억을 떠올리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친 다리도 쉴 겸...
루브르의 미아가 된 것을 회상하며 스케치를 합니다.
읏샤!
이제 다시 움직여 볼까요?
점심 전에 보았던 사모트라케 승리의 여신을 바라보며 오른쪽 계단으로 돌아갑니다.
이곳은 르네상스의 걸작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그 유명한 루브르의 그랑 갤러리입니다.
이쪽으로 눈을 돌리면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쪽으로 돌리면 미켈란젤로,
저쪽에는 라파엘로, 티치아노, 틴토레토, 베로네세, 카라바조....
이곳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복도일 것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복도일 것입니다.
어떤 작품을 먼저 볼까요?
네 맞아요! 당연합니다....
모나리자를 만나러 갑니다.
그랑 갤러리를 따라 걷다가 오른쪽 전시실로 들어갑니다.
오호...
그래도 오늘은 모나리자 앞에 관람객이 붐비지 않습니다.
보통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관람객과 가이드들이
제각각 다양한 언어로 대화가 오가는 곳이죠.
아마도 가장 작은 공간에 가장 많은 인종과 민족, 국가가 모이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요?
사진 한잔을 간단히 남기도 조용히 그림을 감상합니다.
몇 년 전 이곳에 왔을 때는
이런 나무 펜스가 없었는데... 이런 게 생겼군요.
관람객도 멀리서 보는 것이 아쉽겠지만...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단순히 미술 작품으로의 기능보다는 관광상품으로 기능하는 것에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느낌이 듭니다.
사실... 이 정도 거리에서 감상이라는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그녀의 신비한 미소도,
그녀의 눈썹이 없는 눈망울도 잘 보이지 않으니까요...
전에는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모나리자! 그녀 또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관람객을 바라보는 것 같네요.
안녕~~ 모나리자!
며칠 후에 또 보자!
그녀의 그림 왼편에는 프랑수와 1세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누구냐구요?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프랑스로 초청한 왕이죠...
그때 다빈치가 당나귀에 모나리자를 싣고 알프스를 넘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가 죽는 날까지 성심껏 후원을 아끼지 않았어요.
그러니 당연히 프랑스와 루브르는 프랑수와 1세에게 큰 빚을 진 거죠!
자세히 보니 베로네세의 작품이네요.
모나리자 방의 맞은편 대형 작품인 가나의 결혼식을 그린 르네상스 시대 베니스의 화가예요.
[한 달은 파리지앵] - 7일 차 : 파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_#7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