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ha Hawaii - #11

2016.02.07 일요일, 여행 11일 차

by 손창우

올 것 같지 않았던 출국 날 아침이 밝았다.


오후 2시 비행기이니, 11시 30분까지 공항에 도착해서 차 반납하고 출국 수속을 밟으면 될 듯하다. 짐은 어제 다 싸놨기 때문에 우린 일어나자마자 체크아웃하고 마지막 목적지로 향했다. 남들이 첫 번째 목적지로 삼을 만한 와이키키.


우린 11일 동안 하와이에 있으면서 제대로 된 와이키키 해변을 가보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아침 식사를 숙소에서 직접 해결하다 보니, 팁 내고 갑으로서 먹는 음식이 그리웠다.


그래서 전날 밤 지우가 좋아하는 ‘팬케익’과 ‘와이키키’로 검색을 해보니, 에그 앤 띵스란 레스토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게 유명한 곳은 자연스럽게 Pass. 그중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팬케익 집이라고 소개된 Westin Moana Surfrider라는 곳이 있었다. 사진을 봐도 음식이 깔끔하고, 무엇보다 와이키키 해변과 연결되어 있어서 조식과 와이키키 방문이라는 마지막 날 미션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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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언니를 신경 쓰면, '나도! 나도!'를 외치며 우는 지아]



이 레스토랑은 정말 휴가지 같았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여행객들이 Wallstreet Journal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 아침 풍경이 새로웠다. 4인 가족의 음식을 푸짐하게 시켰더니, 70살은 족히 넘어 보이는 담당 서버 할아버지가 아이들은 뷔페가 공짜이니, 더 저렴하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솔루션을 알려 준다.


아, 이 곳은 뜨내기손님들한테 바가지를 씌우는 곳이 아니구나. 선진국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서버들이 대부분 70이 넘은 할아버지들이다. 한 분 한 분의 인생의 깊이가 서빙 그릇들을 타고 느껴진다. 아직 이 분들은 최소한 아직까지 삶의 중심과 여유를 가지고 계시니, 저 나이에도 세계 최고의 여행지에서 최고급 레스토랑 중 한 곳에서 우아하게 서빙을 보고 계신 것이 아니겠는가. 부러웠다.


그러고 보니, 제대로 된 4인 가족사진이 없다. 서둘러 와이키키에 나갔지만, 셀카봉이 없는 관계로 이 곳이 와이키키인지 남양주 삼패공원인지 분간이 안 갈 만큼, 4명의 얼굴만 가득 담은 가족사진 하나 찍었다. 이 사진으로 이번 여행의 공식 일정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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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무리 - 가족사진]



자. 한국으로 돌아가자.


차량을 반납하는 곳을 내비게이션이 헷갈리게 알려줘 예정보다 공항에 늦게 도착했고, 렌터카 영수증을 받았는데 정체불명의 40달러 정도가 추가되어 있길래 이게 뭔지 물어봤더니, 처음 차량 출고할 때 기름값이라고 한다. 이 곳은 기름통을 비운 상태가 기준이라서, 처음 차를 렌트할 때 가득 채워진 기름은 우리가 따로 계산해야 하는 것이었다. 덴장, 그걸 반대로 가득 채워서 반납해야 하는 줄 알고 어제 가득 주유도 해놨는데, 살짝 아깝긴 했다.


차량 반납 장소로부터 공항 Terminal까지는 제법 먼 거리여서 5달러 주고 조그만 카트 하나를 사용하긴 했지만, 짐이 워낙 많고 지우 지아 둘 다 졸리고 피곤한 상태여서 이동이 쉽지 않았다.


땀 삐질삐질 흘리며 겨우 Terminal에 도착했더니, 여기가 아니란다.


Hawaiian Airline은 국제선도 Domestic Terminal에서 이용해야 한단다. 출국 시간까지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만 남은 상태에서, 엄청난 수화물과 졸린 두 명의 아이들을 안고 10분 거리를 뛰었다. 겨우 Terminal에 도착했더니 옷은 모두 땀으로 흥건하고, 그 찝찝한 상태로 비행기에서 11시간을 가야 할 생각을 하니 뭔가 벚꽃 같은 엔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하와이 공항에서의 질주는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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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 탑승 전 지아 신발을 신겨주는 지우]



다행히 비행기 기종이 올 때보다 더 좋아서, 좌석 앞 영화 스크린이 훨씬 크고 선명하다. 의자를 아주 조금만 뒤로 젖혀도, “저기요, 의자 좀”하며 내 어깨를 툭툭 치던 뒷자리 사람이 맘에 들진 않았고, 나중에 보니 그 쉐이는 의자를 더 많이 젖혀놓고 가는걸 보고, 하와이 마지막 에피소드 UFC 편을 찍어 보고 싶었으나, 애들이 생각보단 훨씬 수월하게 11시간을 버텨줘서, 영화 4편과 함께 평화롭게 태평양을 건너 왔다.


......


2016 첫 하와이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행복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2017년 달력을 꺼내본다.


하와이 언제 또 가지?


Seeyou soon, Hawa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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