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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우 Jun 05. 2018

월간 김창우 : 와인 26~40

26. Bonterra  Merlot 2014

- Grapes : Merlot

- Winery : Bontera, Mendocino County, USA

- Drink   : 2018.04.26

- Rating : ●●● (3.0)


Pinot Noir의 성공에 힘입어, 이번엔 Merlot에 도전.

와인샵에서 추천해준 Bonterra, 라벨의 파랑새가 예뻐서 두 말없이 Pick!


Merlot, 확실히 부드럽긴 한 Carmel Road Pinot Noir의 임팩트엔 미치지 못했다. 녀석으론 Merlot에 대한 판단 보류.  


 이 녀석을 마시고 며칠 후,  와인 영화 <Sideways>를 보는데 이런 대사가 나왔다.

"If anyone orders Merlot, I'm leaving. I am not drinking any fucking Merlot!"

내가 와인 영화를 보고, 영화 중 이런 대사가 귀에 꽂히고, 그 순간 Bonterra Merlot의 아쉬움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다니. 말세다.



27. Sweet Factory

- Grapes : Semillon, Verdejo

- Winery : Riverina, New South Wales, Australia

- Drink   : 2018.04.30

- Rating : ●● (2.0)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재미 삼아 스위트 와인 한 병. 

품종 하나씩 뽀개기하면서 기다리던 Semillon 순서가 왔다.


세미뇽, 벌꿀향이 나며 한 모금 머금으면 어린 시절 추억이 솜사탕처럼 펼쳐진다는데 어찌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언젠간 샤토 디켐으로 Semillon의 정점을 맛보겠지만, 일단 젤 싼 걸로 한 병 업어왔다.

매혹적인 황금색. 호러스런 폰트. 그리고 한 모금.


흠, 달다. 위스키에 꿀물을 섞어놓은 듯한 맛. 진짜 달다.

내가 단 걸 좋아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향정신성 와인 아닌가. 손가락만 한 말벌도 마시다 정신 잃을 듯.

3분의 1잔에서 포기.


스윗팩토리, 너랑은 말 섞기 싫다. 가서 샤토 디켐 형님 데려와라.



28. Chateau Ramafort Medoc 2000

- Grapes : Cabernet Sauvignon, Merlot

- Winery : Chateau Ramafort, Medoc, France

- Drink   : 2018.05.01

- Rating : ●●● (3.0)


Harry & Kate 부부의 집들이 선물.

Cabernet Sauvignon과 Merlot이 반반 섞였다. MEDOC을 보고 성병부터 떠올리는 돼먹지 못한 배경지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아직 복잡한 블렌딩 와인을 음미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지 못하였다. 그래서 단일품종 와인을 적어도 70~80병 마셔본 후에나 프랑스 와인을 마실 계획이지만, 선물 받은 김에 워밍업 차원에서 한 병.


28병째지만 여전히 와인 초짜인 내가 "흠, 까쇼로 시작하여 finish엔 Merlot 맛이 나는데?"라며 시건방을 떨었지만, 정말 Merlot을 한 번 마셔봤다고 Merlot의 향과 맛이 조금 느껴졌다. 메를로, 달콤한 과일향? 내게는 그저 애들이 먹다 흘린 음식들로 어지러운 식탁을 닦은 후, 물로 대충 씻고 꽉 안 짜고 말린 행주 향.



29. Trapiche Melodias Malbec

- Grapes : Malbec

- Winery : Trapiche, Mendoza, Argentina

- Drink   : 2018.05.05

- Rating : ●●● (3.5)


와이프가 독일 레스토랑에서 내가 없을 때 글라스 와인을 시켰다. 그리고 품종을 맞춰보라길래, 난 자신 있게 "까쇼와 메를로 향이 느껴진다"라고 대답했다. 역시 바로 직전에 마신 와인 맛만 기억하는 저주받은 미각. 그래도 왠지 맞춘 것 같아서 으쓱해하며 메뉴판을 확인해보니 Malbec이었다. 내가 그렇지 뭐.


어쨌든 Argentina Malbec 괜찮네. 맛있는 살라미랑 하몽과 마셔서 그런가. 몇 병 더 마셔봐야겠다.



30. Podowain Bonarda Malbec

- Grapes : Malbec, Bonarda

- Winery : Cafe Leez, Mendoza, Argentina

- Drink   : 2018.05.07

- Rating : ●●● (3.0)


우리 동네 고깃집에서 8천 원에 파는 하프 보틀 와인. 재미삼아 한 병 주문했다. 이름도 포도와인(Podowain)이라 붙어 있어서 당연히 우리나라 와인인 줄 알았는데, Product of Argentina라 적혀있었다. 아르헨티나 와인 이름이 포도와인? Wine도 아니고 Wain? 이상해서 더 찾아보니 아르헨티나 OEM으로 만든 우리나라 와인이었다. 그럼 그렇지.  


와인글라스도 없는 고깃집이라 소주잔에 반쯤 따랐다. 촌놈이 오버하듯 소주잔을 빙글빙글 돌리진 않았다. 평점 2점을 줄 준비를 하며 원샷을 했는데, 오우 8천 원짜리도 제법이네. OEM 잘했다. 와인으로 만든 복분자 맛. 이쯤 되면 Malbec과 나의 궁합은 좋은 건가.



31. Kung Fu Girl 2016

- Grapes : Riesling

- Winery : Charles Smith, Walla Walla Valley, USA

- Drink   : 2018.05.07

- Rating : ●●● (3.0)


와이프가 코스트코에 혼자 가서 쿵후걸을 또 한 병 사 왔다.

코스트코랑 이마트 트레이더스 갈 땐 필히 나 데리고 가서 와인 코너에 떨어뜨려줘.

그리고 쿵후걸은 여기까지만. 세 병 마실 정도는 아니다.



32. Catena Malbec 2015

- Grapes : Malbec

- Winery :Catena, Mendoza, Argentina

- Drink   : 2018.05.13

- Rating : ●●●◐ (3.5)


말벡은 이제 그만.

아무리 진공 펌프 마개로 공기를 다 빼내고 보관했다고 하지만, 5일이 지나니 맛이 완전 가구나.

한 병을 까면 그 자리에서 다 마셔버리는 사람들은 5일 지난 와인 맛을 모르겠구나. 식초와 포도를 믹서기에 넣고 돌린 맛. 캐비어, 트러플 등 어떤 고급 안주가 와도 못 살린다.

 


33. Langmeil Valley Floor Shiraz 2015

- Grapes : Shiraz

- Winery : Langmeil, Barossa, Australia

- Drink   : 2018.05.13

- Rating : ●●●◐ (3.5)


오랜만에 쉬라즈~ 이번엔 호주 쉬라즈로.

역시 쉬라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열린다.

첫 잔보단 두 번째 잔이, 초반보단 후반의 맛이 더 좋다.

이러다 목이 길고 우아하게 생겨 학을 닮은 디켄더를 사겠지.



34. Babich Black Label Pinot Noir 2016

- Grapes : Pinot Noir

- Winery : Babich, Marlborough, New Zealand

- Drink   : 2018.05.13

- Rating : ●●●◐ (3.5)


와이프가 일본 놀러 갔다 오며 면세점에서 사 온 와인.

면세점에서 4만 원대였는데, Vivino 앱엔 35만 원이라 나와 있었다. 둘 중 하나는 틀렸다.

한 잔 마셔보니 알겠다. Vivino 가격이 틀렸다. 그래도 35만 원급은 아닐 뿐, 피노누아는 역시 고급스러웠다.

고급스러운 행주 맛.



35. Veuve Clicquot Champagne

- Grapes : Chardonnay, Pinot Noir, Pinot Meunier

- Winery : Veuve Clicquot, Champagne, France

- Drink   : 2018.05.17

- Rating : ●●● (3.0)


책 출간하면 축하하기 위해 두 달 정도 셀러에 모셔두고 있던 뵈브 클리코 샴페인.

드디어 내게 책이 도착한 날, 책 두 권을 안주삼아 뵈브 클리코를 땄다. 이쯤 되면 맛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좋은 날 샴페인을 터뜨린 게 중요하지.  


흠, 그런데 맛까지 좋았으면 기쁨이 더 커졌겠지만 난 아직 샴페인의 맛을 잘 모르겠다.

미리 샴페인을 터뜨리지 말고 살라는 뜻인가.



36. Carmel Road

- Grapes : Pinot Noir

- Winery : Carmel Road, Monterey County, USA

- Drink   : 2018.05.18

- Rating : ●●●● (4.0)


콜키지 가능한 곳에 가며 내가 와인을 골랐다.

나의 선택은 지금까지 가성비 최고였던 카멜로드 피노누아.

역시 훌륭하다. 좋은 와인을 고른 것에 대한 칭찬 세례는 덤.

넌 나랑 오래 가자.



37. Decoy

- Grapes : Cabernet Sauvignon, Cabernet Franc, Merlot

- Winery : Decoy, Sonoma County, USA

- Drink   : 2018.05.22

- Rating : ●●●● (4.0)


여기저기 광고가 많이 보이길래 Duckhorn 까쇼를 사러 와인샵에 갔는데,

Duckhorn은 비싸구나. 그래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decoy로 방향 선회.

까쇼의 진면목을 보고 싶었으나, 개인적으론 Textbook 까쇼보단 별로였다.

그런데 둘째 날 남은 반 병을 마실 때 맛이 더 깊어졌다. 이러다 진짜 디켄더 살 듯.



38. M Moscato d'Asti (2016)

- Grapes : Moscato

- Winery : Piedmont, Italy

- Drink   : 2018.05.23

- Rating : ●●●◐ (3.5)


잊을만하면 꺼내 마시는 모스카도 다스티.

그때도 달고, 지금도 달다.



39. Kim Crawford 2017

- Grapes : Sauvignon Blanc

- Winery : Kim Crawford, Marlborough, New Zealand

- Drink   : 2018.05.26

- Rating : ●●● (3.0)


발랄한 쇼비뇽 블랑을 입문할 시간.

Cloudy Bay는 이미 사놓고 셀러에 보관 중인데, 품종 입문용으로 클라우디 베이를 따기엔 너무 과한 듯했다.

마치 원투도 제대로 배우지 않고 스파링을 하러 링에 올라가는 기분.

그래서 좀 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킴 크로포드를 쇼비뇽 블랑 입문용으로 사 왔다.


흠, 이런 맛이구나.

포도를 깨끗이 씻어 상추에 싸서 먹는 기분.



40. Imperial Rioja Reserva 2011

- Grapes : Tempranillo

- Winery : Imperial, Rioja, Spain

- Drink   : 2018.05.24

- Rating : ●●●● (4.0)


내가 애정하는 소믈리에 박우리나라가 와인 1~10번까지 글만 보고 내게 추천해준 품종 Tempranillo.

스페인 템프라뇨 입문용으로는 너무 하이클래스 와인이지만 마실 기회가 생겼다.


와우, 이것은 진정한 혀르가즘.

지금까지 40병의 와인 중 최고. 역시 전문가의 추천은 다르네. 제대로 취향저격당했다.

오늘 내 셀러를 한 와인으로만 채워 넣을 수 있다면 이 녀석을 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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