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나 말했지만, 좋은 문장을 쓰려면 입음움직씨로 쓰는 버릇을 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글의 뜻을 바르게 전할 수 있고, 남들이 보기에도 글쓴이가 자신 있게 쓴 느낌을 받습니다.
다르게 말해, 입음꼴로 쓴 글은 글쓴이가 제 글에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떠넘기는 느낌을 줍니다. 이 글이 글쓴이 생각을 담은 건지, “남이 그렇게 말하더라”하는 걸 옮긴 건지 알듯 말듯하죠.
오늘은 입음꼴 가운데서도 움직씨, 동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다' 하면 되는 걸 굳이 ‘된다’ 하고 입음움직씨로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중국글자를 생각 없이 쓴 게 원인이지만, 일본글을 잘못 옮겨서 이렇게 되기도 했죠.
이 또한 몇 번이나 말했지만, 일본말은 중국의 한자말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중국말을 쓴 일본말을 다시 한국말로 옮기면서 아주 이상한 말을 하게 된 것입니다.
ㄱ. 마감일 전에 완료돼야 한다.
(→ 완료해야)
ㄴ. 준비가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
(→ 준비해야)
ㄷ. 오늘 안에 꼭 전달돼야 한다.
(→ 전달해야)
한번 입은 것도 모자라 덧입은 움직씨를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된다’를 ‘되어진다’와 같이 쓰는 것이죠. 물론 바르게 쓴 글이 아닙니다.
아래 보기들을 고쳐보겠습니다.
ㄱ. 일이 그렇게 되어진 까닭은 (→ 된)
ㄴ. 해석되어지기도 한다. (→ 해석되기도)
ㄷ. 쉽게 해결되어질 일인데도 (→ 해결될)
알다시피 우리 말 움직씨에는 ‘되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먹다, 가다, 자다, 일어서다, 내려놓다, 긋다… 수천 가지가 있죠.
이 모든 말을 입음움직씨로 쓰면 수천 가지 말을 잘못 쓰는 것입니다.
ㄹ. 감이 무르익어지는 계절이다. (→ 무르익는)
ㅁ. 맛있게 먹어진다. (→ 먹었다.)
ㅂ. 나무가 심어진 자리에 (→ 나무를 심은)
ㅅ. 버린 기획안이 되살려지기도 (→ 되살기도)
글을 읽다가 또는 쓰다가 왠지 이상할 때는 그 글을 쉽게 풀어보세요. 이상한 데는 다 그만한 까닭이 있답니다.
바르게 이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