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같은 힘은 말 그대로 실낱이라서
한 남자는 애기나리라고 하는 나물을 먹고 폐병이 나았다고 한다. 깨끗이 씻고 말려 이파리 몇 장, 줄기 하나 넣어서 꾸준히 끓여 마셨다고 한다. 그런 까닭으로 정원에는 애기나리 일곱 줄기가 심겼다. 막둥이는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 물을 주면서 보라와 전화를 걸었다.
“얘네들이 언제나 먹을 만치 자랄까?”
애기나리는 작고 가늘었다. 송이나 코코가 혀로 훔치기만 해도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았다.
“아니야, 일곱 개라도 구한 게 어디야. 언니가 고생했어.”
보라는 또 자기를 탓하는 모양이었다. 입술을 비죽 내밀고 골이 잔뜩 오른 표정으로 말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요즘 보라는 발걸음도 부쩍 빨라졌다. 해거름에 불쑥불쑥 나타나 송이와 코코에게 밥과 물을 주고는 허깨비처럼 사라졌다. 무엇을 쫓는지 아니면 쫓기는지 아예 뛰다시피 할 때도 있었다. 내가 다 숨이 차는 것 같고 울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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