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주도 박물관 견학

사춘기님의 스스로 학습법

by 이보람

아이 주도 박물관 견학


언제부터인지 박물관 체험학습이 엄청나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끼리 박물관에 가도 체험학습 팀이 너무 많아서 유물 가까이에서는 구경하기 힘들 정도이다. 초등학교 소풍도 체험학습 업체에 아웃소싱을 줘서 단체 가이드 여행처럼 체험학습 선생님이 버스에서부터 함께 하기 시작해서 박물관 일체의 설명을 담당해 주신다.

우리 집은 가정학습의 일환으로 내가 직접 박물관 견학을 기획했다. 단, 체험학습 선생님을 구해서 아이의 역사 공부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주도하는 박물관 견학. 체험학습 1일 선생님을 아이가 직접 맡아서 하는 것이다.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고구려, 백제, 신라의 많은 유물들이 조직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체험학습 선생님은 그 많은 유물들을 몇 시간에 걸쳐 설명해 주신다. 아이들은 업체에서 제작한 보조책자의 빈칸을 채우며 설명을 듣기에 바쁘다. 한편으로는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저렇게 방대한 양을 하루에 다 듣고 도대체 어떤 내용이 기억 속에 남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 주도 박물관 견학’을 셀프로 기획해서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역사의 한 부분을 따로 골라서 박물관을 견학하도록 계획하고, 아이가 고른 부분인 만큼 선생님이나 엄마 대신 아이가 직접 학습한 후 설명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보기로 했다.

우리 아이는 임진왜란에 흥미 있어 해서 거북선이 있는 전쟁기념관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임진왜란과 관련된 영화도 관람했고, 이순신 장군에 대해 공부도 했다. 작은 수첩에 임진왜란에 대한 내용을 적어가며 아이가 주도하는 박물관 견학을 아이 스스로 준비하도록 했다. 차로 박물관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나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퀴즈를 내면서 흥미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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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일어났던 그 당시의 조선 왕은 누구였을까?”

“학익진 전법에 대해 설명 좀 해주세요. ○○선생님~”


엄마가 질문한다고 아이가 부담을 가질 것이라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아이 주도 박물관 견학이기 때문에 아이는 본인 스스로 ‘1일 선생님’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1일 선생님’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부모만의 생각이다. 아이는 오히려 ‘1일 선생님’이라는 ‘미션’을 받고, 그 미션을 온전하게 수행하기 위해 설레임 가득 안고 준비한다. 그렇기에 질문을 받을 것에 대한 대처, 또는 아이가 ‘1일 학생’인 엄마에게 질문을 해보는 것도 스스로의 몫이고, 그런 과정을 거쳐 조금씩 더 성장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아이가 대답을 못하면, 엄마가 알려주고 넘어가면 된다. 거꾸로 아이의 질문에 엄마가 대답을 못하면? 아이를 통해 배우면 된다. 엄마의 작은 빈틈을 통해 한 층 더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날만큼은 특별히 간식 살 돈을 아이에게 주고, 편의점 심부름이나 커피 주문도 맡겨보자. 정말 선생님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도록. 잔소리도, 꾸중도 당연히 필요 없다. 가벼운 발걸음과 즐거운 두뇌 환경이면 충분하며, ‘아이 주도 박물관 견학’ 그 자체로 아이에게 놀이이고, 흥미로운 학습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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