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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보 Apr 17. 2021

환상 속 그대

나 홀로새벽 데이트


새벽 3시 33분.

그대를 소환해 봅니다.

꼭꼭 감춰 둔 그대를 내 맘 속 족쇄로부터 풀어헤칩니다.


그대는 변한 것이 없어요. 

처음 만난 날 그때 그대로 여요.

하루하루 변하는 나에 비해 늘 여여(如如)한 그대가 

그래서 더 얄밉습니다.  


나를 유혹한 건 분명 당신이었는데,

그런 당신은 이제 없어요. 

내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바람과 함께 휘날리고 있죠. 


쓰라린 떨림도 이제 익숙하여요.

홀로 마시는 와인도 달콤하여요.

당신이 옆에 없어도 있는 걸요.


이제 새벽 4시 44분.

그대를 역 소환해 봅니다. 

화알짝 풀어헤친 그대를 고이 접어 내 맘 속 새장으로 밀어 넣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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