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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승천 Jul 13. 2023

수퍼 프리랜서 시대: 긱 이코노미가 바꾸는 일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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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경영학자이자 단행본 출판 저자로서의 첫 책인 『긱 이코노미가 바꾸는 일의 미래』를 탈고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인 ChatGPT에게 긱 이코노미에 대해 물어보았다. ChatGPT의 대답은 매우 흥미로웠다. 


ChatGPT는 긱 이코노미를 정규직 외의 단기 계약 또는 프리랜서 작업으로 이루어진 노동 시장이라고 정의했다. 긱 이코노미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장점은, 노동자는 긱 이코노미를 통해 보다 유연하게 일할 수 있고, 자유롭게 프로젝트(일)를 선택할 수 있으며, 원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기업은 긱 이코노미를 통해 더 숙련된 노동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직원을 충원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신속히 인력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단점은, 노동자는 직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업이 제공하는 복리후생이 없는 점을 꼽았다. 기업은 프로젝트에  잘 맞는 근로자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긱 이코노미를 활용하면 노동자가 프로젝트의 성격이나 범위, 급여 및 회사의 문화와 같은 요소를 확인한 후 일하고 싶은 기업을 선택하게 되고, 기업도 기술, 경험 및 가용한 기간과 비용을 선택해 노동자를 선택할 수 있는 "상호 선택 프로세스"를 가지는 것을 특징으로 꼽았다.


위의 그림은 생성형 AI인 미드저니 midjourney를 활용해 그려낸 긱 이코노미 삽화


위 그림은 생성형 AI 미드저니 midjourney를 활용해 그린 삽화로, 기업이 여러 지원자의 이력과 역량을 검토하고, 지원자는 기업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 후 상호 선택하는 긱 이코노미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ChatGPT는 긱 이코노미의 성장과 영향력을 예견하고 있는 듯  긱 이코노미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다.  


‘위와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긱 이코노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긱 이코노미가 계속 확장되고 세계 경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종업원이 갑이 되는 시대가 온다?


미국 유학을 결심한 2005년경부터 나는 대기업의 경직된 인사시스템과 경쟁 지향적 조직문화를 보면서, 이런 문화 속에서 각 개인의 창의력이나 잠재력이 극대화되기 쉽지 않고, 개인들의 역량이 잘 조화롭게 어우러져 기업의 조직역량으로 발현되는 것 역시 어렵다고 생각했다.


기업 성과에 크게 기여하는 직원들은 소수인데 반해, 보상은 입사연도로 줄 세워 근속기간이 긴 순서로 정해지는 구조는, 합리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게 느껴졌다.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행동 특성이 존재한다는 역량 competency 기반 HR 관점에서도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평가(인사고과)가 이러한 역량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다고 믿어지지 않았다.


1회성 평가는 개인의 역량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기는 커녕 당해연도의 업적과 성과를 평가 및 피드백하기에도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평가의 결과가 승진이나 보임 등 회사 내의 경력 사다리 career laddar를 오르는데 지나친 비중으로 활용된다고 느꼈다.


노동의 수요와 공급 상황을 살펴봐도 그러했다. 사회와 기업의 성장은 더 많은 양질의 노동 수요를 필요로 하지만 공급은 충분치 않았다. 당시에도 청년 인구는 줄고 있었고, 대학을 마치고 회사에 입사하는 많은 신입사원들이 모두 기업의 성과에 동일하게 기여하는 노동이 될 수는 없었다. 즉, 노동 자체도 공급이 부족하겠지만, 양질의 노동이라면 수요 대비 공급은 항상 부족할 것이었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뛰어난 역량을 가진 노동력은 즉, 양질의 노동을 제공할 수 있는 ‘준비된 인재’들은 ‘뛰어난 역량’을 기반으로 '노동의 가치에 합당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미래 언젠가는 준비된 종업이라면 개인의 뛰어난 역량을 기반으로 노동시장을 주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다양한 산업에서 긱 이코노미가 융성하고 있다. Covid-19를 거치며 노동인구는 일의 의미와 즐거움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노동을 보다 더 주체적으로 선택하기 시작했고, 기업은 더 다양한 노동력을 기업에 보다 유연하게 활용하고자 한다.





플랫폼이 갑이 되는 시대가 온다!


필자는 2001년 대학을 졸업한 후 HR의 관점으로 22년간 커리어를 지속하였다. 그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이 최소된 상태에서 상호 선택할 수 있는 관계가 가장 이상적인 노사 관계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8년, 이름도 생소하던 '긱 이코노미 플랫폼 - 탤런트뱅크' 비즈니스의 육성 accellerating을 맡게 되었다. 이 사업의 성장을 돕고, 또 가장 가까이서 그 변화의 양상을 지켜보면서 긱 이코노미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러한 새로운 고용 관계를 구축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수년간, 급속히 진행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확산은 다양한 디지털 노동 플랫폼 digital labor platform의 성장으로 이어져 긱 이코노미를 급격히 발전시켰다.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개인역량의 검증 및 비교나 입체적인 기업 정보 및 평판을 확인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 주는 것이 바로 디지털 플랫폼이다.


그중 특히, 고숙련 프리랜서 노동자와 기업의 전문직 수요를 연결하는 디지털 인재 플랫폼 digital talent platform 기반의 긱 이코노미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의 Upwork, Fiverr, Toptal, Catalant, 국내의 탤런트뱅크, 원티드긱스, 크몽, 숨고 등 플랫폼들은 기업의 충원 수요에 고숙련 프리랜서를 유연하게 매칭하는 온라인 프리랜서 마켓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며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인재 플랫폼은 플랫폼의 양면시장 사용자인 기업과 노동자 그룹 모두에게 새로운 고객가치 - 1) 접근성, 2) 적합성, 3) 효율성 - 을 제공해 미충족 수요 unmet needs 를 채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이 전략적으로 인재를 충원할 수 있도록 돕고,
노동이 재미와 의미를 기반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긱 이코노미에서 준비된 노동자는, 즉 시장이 원하는 전문성과 역량을 보유한 인재는 얼마든지 자신의 몸값을 설정할 수 있고, 필요한 시간에 딱 필요한 만큼만 일할 수 있으며, 일의 형태나 환경 또한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개인이 한 가지 직업만을 고수해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다양한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만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노동자는 평생에 걸쳐 보다 자율적이고, 자기 주도적이며, 유연한 경제적 직업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삶의 궤적을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자신의 삶을 다양한 직업과 경력으로 채울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업의 사람관리 패러다임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더 신속하고, 더 탄력적으로 인재를 충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연스레 기업은 과거보다 더 다양한 인재를 쉽고 빠르게 충원할 수 있는 긱 이코노미를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 같은 빅테크 회사 사업장에서 프로젝트 컨트랙터나 긱 워커를 표시하는 초록색 배지를 발견하는 건 이미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인재활용 접근이 점차 기업 HR이 고려해야 하는 전략적 인재 충원의 합리적 대안으로써 각광받고 있다. 인재활용 talent access 접근은 인재고용 talent acquisition 과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내부육성과 외부채용이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충원 전략을 벗어나, 고급 인재들이 모인 디지털 인재 플랫폼에 등록된 고숙련 프리랜서 긱워커를 '빌려' 충원할 수 있는 인재 임대 및 공유 전략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향후 긱 이코노미 모델은 디지털 인재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장기적으로 기업과 근로자 각각이 가진 고용과 노동의 비효용을 개선할 것이다. 사회 전반의 효용 증가에 이바지하고 그 결과로 더 좋은 일의 미래를 그려내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기업과 노동 그리고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발전하고 있는 긱 이코노미와 디지털 인재 플랫폼에 대해 소개하면서 긱 이코노미와 긱 워커가 어떻게 고용과 노동의 기존 문제를 해결하고, 일의 미래 Future of work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저술하였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향후 긱 이코노미가 고용과 노동에 있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긱 이코노미를 어떻게 활용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수퍼프리랜서시대 #긱이코노미가바꾸는일의미래

#고숙련인재매칭플랫폼 #탤런트뱅크 #고숙련긱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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