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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승천 Jul 22. 2023

사회 변화가 긱 이코노미의 성장을 촉진했다.

긱 이코노미 가파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급격하게 변화한 사회적 맥락이 존재한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일의 변화,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 저성장과 만성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침체, ESG의 부각 등 다양한 사회적인 변화가 맞물려 새로운 대안적 솔루션으로서 긱 이코노미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지금부터 이러한 배경context 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디지털 전환이 일(직무)을 바꾸어 인재 부족을 초래한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 지경인 오늘날 환경변화의 중심에는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이 존재한다. 디지털 전환의 사례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의 유통 경쟁력은 온라인 쇼핑 앞에 그 힘을 상실해 가고 있고 우리 생활에 밀접한 많은 영역의 오프라인 서비스들도 온라인 서비스로 대체되거나 변화하고 있다.


핸드폰 케이스로 유명한 케이스티파이 CASETiFY가 좋은 예이다. CASETiFY는 오더 메이드 온라인 쇼핑몰로 스마트폰 케이스, 태블릿, 노트북 커버 등을 판매하는 홍콩 기업이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디즈니와 코카콜라 등 많은 아티스트나 브랜드와의 콜라보로도 유명하다. CASETiFY의 성공은 소비자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CASETiFY에 보내면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단 하나뿐인 맞춤 케이스를 제작해 보내주는 서비스에서 시작되었다.


서비스 문구는 이렇다. ‘Casetagram: Your iPhone case from your instagram photos’. CASETiFY는 이러한 온디맨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며 굿즈 기업이 아닌 테크 기업을 표방하며 글로벌 휴대폰 케이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존의 전통기업들조차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구성원들의 디지털 역량과 스킬을 높여, 비즈니스의 본질을 디지털로 바꾸어 내야 하는 실정이다. 디지털 전환은 물리적인 자원과 작업 과정을 표준화하고 모듈화하여 디지털로 재구조화는 과정을 거친다.



서강대학교 김용진 교수는 기업이 비용의 효율을 실현하여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적정한 가격에 개인화된 솔루션을 온디맨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여,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가 높을수록 비용이 높아지던) 고질적인 가치-원가 딜레마를 해결하게 된 것이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기여라고 말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직의 습관을 바꾸는 일』의 저자 황재선 SK 디스커비리 부사장은 디지털 전환을 ‘프로세스의 변화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사람(구성원)을 바꿔 결국 사업을 변화시켜 나가는 여정’이라고 정의한다. 지금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기술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경영전반의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까지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업들은 고객의 물리적 경험,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및 프로세스 등 산업 전반을 다양한 디지털 기술의 적용으로 혁신해 나간다. 이에 따른 비즈니스 전략의 본질적 변화는 자연스레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의 혁신으로 이어져 고용과 노동 전반에 걸친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전 산업의 구조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기업의 직무체계 및 개별직무 또한 활발하게 변화되고 있는데, 가치 사슬 value chain 상의 전통적인 기존 직무에 대한 수요는 감소되는 한편 디지털 전환을 위한 조직과 그에 관련된 새로운 직무들은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22년 발간한 보고서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 이니셔티브), 최근 노동시장의 현황과 특징'에서, 노동시장의 부정적 측면으로 코로나가 촉발한 노동시장 미스매치를 꼽았다. 코로나 이후 IT부문 중심으로 새롭게 생겨난 일자리는 소프트웨어 설계와 코딩 등 스킬을 많이 요구하는데, 기존 취업자들이 보유한 능력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팬데믹 이후 전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IT 서비스 업종 외 금융, 건설,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IT 개발자를 채용하게 되었고, 공급대비 많은 수요로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사례를 떠올려 보면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SW분야 개발인력 수요는 32만 6,450명인데, 공급은 18만 8,700명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인구 구조를 전체 기업의 고용 관점에서 볼 때 일할 수 있는 노동인구 수가 과거대비 70%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숙련도, 즉 독립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자 비중을 고려해 보면 그 수는 한 번 더 줄고 그 중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한 인력은 그 중의 소수로 한번 더 좁혀진다.


지난 10년, 정보통신기술 ICT, 인공지능 AI, 사물인터넷 IoT 등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직업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기존 직업의 직무와 과업 내용, 그리고 요구되는 역량과 스킬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치열한 혁신 경쟁에 직면한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 기술을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접목하면서 이를 더 독창적이고 매력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빠르게 확보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이러한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므로, 미래 직업세계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는 역량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반면,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인공지능이 발전이 결국은 인간의 노동을 대부분 대체하고 말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前 영국 총리 정책 자문관이었던 대니얼 서스킨드 Daniel Susskind 는 그의 저서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원제: A world without work)에서 20세기 중반에 발명된 디지털 컴퓨터는 다양한 사무 작업의 혁신을 가져왔지만 인간의 필요를 완전히 없애지 못했고, 오히려 컴퓨터를 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수요를 훨씬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설명했다.


그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술의 진보는 대체로 많은 노동자에게 도움을 주었지만, 틀에 박힌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했던 노동자들은 이익을 얻지 못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관점을 경제학에서는 기술의 변화가 가지는숙련 편향 경향 skill biased 이라고 하는데, 가령 변호사의 경우 광범위한 법률서류를 검색하고 정리해 검토하는 업무는 기술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지만 배심원들 앞에서 탁월한 최종 변론을 펼치는 일은 대체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틀에 박힌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은 미래 기술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에서는 미래 기술은 인간을 보완하는 선에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랜 기간 SNS 등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거시적인 사회의 트렌드를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데이터 과학자 (마인드 마이너) 송길영 박사는 여러 매체를 통해 '중간은 대체된다' 말한다. 이 역시 같은 맥락에서 ‘기존 직업 중 평균적인 일들은 AI가 학습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하는 개인들은 결국에는 대체될 것이고, 깊게 공부하고 수련하는 (중간을 벗어난) 사람만이 직업 세계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독특하고 유일한 고유성 있는 일을 해낼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민 데이터 과학자 Citizen Data Scientist(CDS) 개념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시민 데이터 과학자는 전문적인 데이터 과학자는 아니지만, 머신러닝 같은 데이터 과학 기술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 제시하며 예측 모델을 만들어 비즈니스 결과를 개선하려는 사람이다. 기업 의사결정을 위해 데이터를 분석해서 의미 있고 효율적인 정보를 도출하는 분야인 BI(Business Intelligence)와도 연결되는 개념이다.


앞으로는 전문적인 코딩이나 데이터 과학 교육을 받지 않아도 마이크로소프트의 Power Apps와 같은 소프트웨어 사용법만 배우면 기업의 가치 사슬의 모든 직무 종사자들이 엑셀 프로그램처럼 쉽게 데이터를 분석해 현재 이슈를 도출하고 미래 의사결정의 준거로 삼는 형태로 각자 맡은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데이터 과학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듯 지식과 정보에 대한 접근이 자유롭고 데이터 축적과 분석의 경계가 사라져가는 지금의 세상에서 산재한 기존의 정보 및 데이터들을 논리적으로 융합하고 다양한 경험과 도구를 기반으로 정보와 데이터를 분석해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 있는 인재에 대한 수요는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인재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희소하고, 기업 환경은 점점 더 세계화되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기업은 결과가 불확실한 내부육성 전략 대신 명확한 스킬셋과 성공적인 이력을 보유한 긱워커를 외부에서 소싱해 비즈니스 성과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전세계에 퍼져있는 고숙련 긱 워커를 다양한 디지털 인재 플랫폼을 통해 발굴 및 등용해 내부 비즈니스의 문제 해결이나 프로젝트에 활용하고자 하는 동기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구조가 바뀌고, 사회적 비효용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인 '인구구조 변화와 향후 대응 과제 (유진성, 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은 OECD 국가 가운데에서도 가장 낮은 0.78명을 기록하고 있다.


저출산은 노동 부족 문제로 본격화될 우려가 큰데, 2022년 기준으로 출생아는 24만 9천명이 태어났으며, 혼인건수는 역대 최저인 19.2만 건, 엄마가 되는 나이는 평균 33세이다.


삼프로TV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의 성장과 노동시장에서의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실제적인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동력 투입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성 노동력을 비롯한 시니어 노동력의 활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해 노동시장에서 탈퇴하더라도 다시 노동시장으로 쉽게 복귀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경직성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 진행 속도도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고령화 문제는 오랫동안 한국사회의 이슈로 지적되어 왔다. 저출산으로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평균 수명의 증가로 우리는 더 오래 산다. 2025년이 되면, 대한민국 고령인구는 1,000만 명에 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통계청에서 매년 발표하는 『생명표』는 연령별 사망률 통계로 산출되는 평균 생존 연수 데이터로, 이 표에 의하면 생산연령인구는 2017년 3,757만 명에서 2030년 3,395만 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또한, 2020년 기준 평균 수명은 83.5세(남자 80.5, 여자86.5)이다.


1980년 평균 수명이 66.1세(남자 61.9, 여자 70.4)였던 것에 비하면 지난 40년 동안 평균 수명은 약 17년 증가하였다. 저출산 및 고령화는 자연인구 감소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현실화시키고, 고령화의 심화는 고령층 빈곤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황정원(2019), 베이비부머 年 80만 은퇴…준비 안된 초고령사회, 서울경제신문


은퇴도 본격화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95~1963년생)가 고령인구에 진입하는 시점인 2020년부터 은퇴연령은 급증하고 있는데, 생산연령 인구에서 벗어나는(65세 이상) 은퇴연령에 도달하는 숫자가 2024년에는 78만 3,230명, 그리고 2028년에는 86만 2,545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에 따르면 20년부터 7년간의 은퇴 인구는 총 535만 명으로 총인구의 10분의 1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은퇴자 상당수의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며,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도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까지 더해지면 이들의 삶의 질 문제는 점차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중년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50세 전후)하고 재취업 일자리 등에 종사하며(72세) 노후를 준비하는 과도기세대(5060세대)를 말한다. 노동시장에서 은퇴해야 하는 연령대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 고령자나 노인을 대신해 긍정적 의미를 담아 정책용어로 활용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1년 경제활동 조사 고령층 부가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일하는 55세부터 70세 미만의 신중년 노동인구 693만 6천명 중 40%인 272만 7천명만 주된 일자리를 유지하고, 나머지 354만 7천명은 다른 일자리로 이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된 일자리를 유지한다고 해도 전문 관리직으로 일하는 신중년은 10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나머지 24%는 단순노무직으로 근무하거나 44%는 소득 수준을 낮춰 일하고 있었다. 퇴직후 이직한 신중년의 경우 38%는 단순노무직, 51.8%는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산업에 근무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신중년 세대는 1,415만 명이다. 전체 인구 중, 신중년(50~69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7%에서 꾸준히 증가하여 2021년에는 30%를 넘어서 2026년에는 32.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중년은 경력을 살리지 못하더라도, 급여 수준이 낮더라도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한다. 같은 조사에서 ‘근로를 계속 희망하는가’라는 질문에 주된 일자리를 유지하는 신중년 인구의 91.2%는 일을 계속하기를 희망했다. 또한 기존 일자리에서 이직하는 신중년의 경우에도 94.6%가 계속 일하고 싶어 했다. 근로를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생활비 보탬이었다.


정부는 이렇게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후 전직이나 재취업을 희망하는 신중년을 위해 전직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률은 높지 않고 실질적으로 만족도 높은 일자리를 찾아 전직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더 많은 시니어 숙련 노동자들이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사장하지 않고 사회에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 창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고령의 숙련된 전문 인력들을 위한 재취업 및 지속근로 솔루션으로 긱 이코노미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노동의 입장에서도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50대 중반의 나이에 퇴직해 새롭게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만큼 좋은 것은 없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돕고, 더불어 소득을 통해 생활비에 보탬을 받을수 있다면 말이다.


다만 좋은 일의 기회, 안정적으로 소득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어려운데, 이를 도울 수 있는 긱 이코노미 플랫폼을 통해 상호 안전한 탐색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긱 웍 프로젝트를 찾아 의미 있는 노동을 즐겁고 재미있게 제공할 수 있다면 기업과 노동, 사회적으로도 유용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앞으로는 더욱 많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시니어 고숙련 노동자들이 향후 더욱 활발히 긱 이코노미에 편입될 것이다.



저성장/경기침체 만성화로 정규직 고용이 줄어든다


2013년 미국 전 재무장관이자 하버드 대학교 전 총장인 로렌스 서머스는 장기 경기침체secular stagnation가 글로벌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경기침체를 한 번 떨어진 경기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측면에서 L자 경기라고도 설명한다.


팬데믹의 정점을 지난 22년 말 기준, 세계 경제의 기반이 약해져 있는 가운데 고조되는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예견을 더욱 현실화시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은 23년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했는데, 전년도 성장률보다 0.7% 하향한 수치이다. 다가오고 있는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고용은 대표적인 경기 후행적 지표이다. 경기가 침체되고 기업의 사업구조가 재편되면 시장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시장의 구조 조정 국면이 지속되면 고용의 침체가 이어진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은 일반적이고 관성적으로 고용을 줄이거나 기존의 인력을 내보내 비용을 줄여 cut costs 스스로 생존하며 버티거나 cut costs, 차근히 다음 국면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적인 준비 make strategic investment 를 한다.

불경기에 인력을 줄이는 것은 기업의 고정비 중 가장 비중이 큰 인건비 비중을 고려하면 언뜻 당연한 접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있어 유효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불경기에 관성적으로 인력을 감축하는 의사결정은 기업의 미래에 있어 그 동안의 인적자원개발 노력과 팀워크, 조직문화, 업무 과정 개선 등에 투자한 비용을 매몰시키는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의사결정으로 한 번 무너진 직원들과 경영진 간의 신뢰는 향후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 이는 지속적으로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자발적인 혁신과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조직적, 인적 기반이 없어짐을 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불경기가 길어지면 가급적 현재 고용 수준은 유지하면서 직무 생산성을 관리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핵심인력 또는 중추적인 직무와 역할 즉, pivotal job 위주로 직무를 재설계하거나 업무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잡 크래프팅 job crafting 등의 방법을 통해 직원의 직무경험을 강화시키는 접근이 더 유효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는, 2023년에는 경기둔화와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며, 단기적으로 노동시장이 위축될 경우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취업자 고령화 문제 등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이에, 단기적으로 내년 노동시장의 위축에 적극 대응하되, 장기적으로는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과 해외 인재 유입 등 인재부족에 대응하는 것,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등 기업의 인력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긱 이코노미는 인력 수요의 공백을 보다 경제적인 일시적 충원으로 해소하여 기업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노동 인구에게도 고용이 어려운 실정에서 긱 워커를 선택해 지속적인 수입을 발생시키는 것이 의미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멘토인 강성재 대표는 ‘신규 스타트업이나 새로운 사업진출을 노리는 기업이 많아지면 직접 고용의 리스크를 감수하기 보다는 외부의 전문가 그룹을 활용해 일을 진행하려 하는 경향이 커진다’며, ‘스타트업은 직접 IT 개발팀을 운영하기 보다는 외부의 전문가로 개발팀을 꾸려 MVP를 구축하여 운영후 투자를 받고 추가 개발을 진행하는 형태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중심으로 긱 워커가 증가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다양한 루트로 뛰어난 기술 역량을 보유한 개발인력을 검증하여 충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개발역량만 뛰어나다면 긱 웍 형 태로 수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요는 여전히 시장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IT 엔지니어 위주의 프리랜서 긱워커를 매칭하는 원티드랩의 ‘원티드 긱스’ 서비스의 매출액은 21년 16.7억에서 22년 48.4억까지 성장하며 단기간에 약 세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다.



중소기업의 인력수급 불균형(미스매치)이 심각하다.


중소기업의 인력수급 불균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2020년 중소기업 기본통계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 기업의 99.9%는 중소기업이며, 전체 기업 종사자의 81.3% (1,754만명)는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이렇듯, 일자리의 8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나옴에도 불구하고, 노동 인구 중에서 자발적으로 중소기업에서 일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구직자는 대기업을 선호하고, 중소기업은 일자리가 있음에도 맞는 사람을 못 구하며, 중소기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 특성 상 적합한 일자리를 못 찾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에서 일하겠다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정작 중소기업에서 일할 사람은 없는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1년 내내 상시 채용을 해도 원하는 인력을 뽑는 일은 매우 어렵고, 운 좋게 그런 인력이 입사한다고 해도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대기업을 찾아 금방 이직을 한다. 구직자는 임금, 복지수준, 성장가능성, 작업장 환경, 조직문화 등을 고려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 대비 임금/복지나 안정성의 차이가 크고, 사회적 차별 인식도 여전히 존재하므로 대부분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가진다. 요즘 구직자들은 대기업에 취직이 되지 않으면 신성장 산업에 관련한 직업훈련을 수강하면서 실업급여 청년수당 의존하며 취업연기까지 불사한다.


물론, 자세히 살펴보면 구직자가 원하는 다양한 고려요인을 충족하고, 다양한 성장의 기회도 제공해 줄 수 있는 강소기업, 중견기업도 많이 있더, 하지만, 구직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부재한 실정이라 더욱 좋은 기업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다 보니 많은 중소기업이 좋은 근로조건이나 복리후생을 갖추고 있음에도 중소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영향을 받아 우수한 인재를 뽑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못해 고착화되고 있다. 긱 이코노미 플랫폼의 중개 역할은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재취업을 원하는 고숙련인재, 겸업이나 부업을 원하는 프리랜서가 긱 이코노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 기업에 매칭되며 고용주로서의 기업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는 것도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특히 고숙련 고급 인재의 부족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 이유는 시장에 고숙련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러한 고숙련 고급인재들이 구직에 보다 신중한 경향을 가지기 때문에 쉽게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고숙련 인재를 노동시장에서 찾기가 매우 어렵다.


2019년 실시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석사급 이상 50~60대 비경제활동인구는 약 10만 명 이상이고, 실업자는 8,000명으로 집계되었다.  급격한 고령화로 퇴직 전문 인력의 수는 증가하며 팬데믹으로 인한 업황 악화, 이어진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중장년 고학력 은퇴자들의 수는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인력수급 불균형과 관련한 사회적 비효용의 이슈는, 중소기업에 필요한 신입과 고급인력이 시장에는 상당수 존재하지만 기업에는 연결되지 못하는 인력수급의 불균형을 정부나 민간이 적절한 솔루션을 통해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기업이 마주한 변화, 즉 직무변화, 인재부족, 스킬격차, 인력수급 불균형 등의 상황에서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보유한 사람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업무에 배치할 수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긱 이코노미를 잘 활용한다면 고급인력들을 필요로 하는 좋은 기업들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연계할 수 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에 역량 있는 신입인력들을 연결할 수도 있다. 긱 이코노미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에 필요한 노동수요를 노동시장에서 빠르게 확보해 충원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중소기업의 미래에 중요한 경쟁력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노동인구 유지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


Mercer의 2022~2023 글로벌 인재 트렌드 리포트의 내용에 따르면 글로벌 고성장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들은 안정적으로 인력 workforce 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재부족으로 인한 전방위 구인난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향후 발생할 인재부족은 산업 간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산업과 기업 소멸도 가능한 시나리오 중에 하나이다. 여러 국가들과 기업들에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포함해 기업에 필요한 고숙련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면에서 긱 이코노미는 의미있는 충원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사회적인 비효용을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긱 이코노미는 인력공유 경제이다. 공유경제는 활용되지 않는 유휴 자원을 타인과 공유하여 불필요한 소비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공동의 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이자 사회운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양한 인재들의 독창적이고 가치 있는 지식과 경험, 전문성 등을 보다 유의미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연결의 장을 마련하여 사회적 비효용을 해결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반의 이익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


긱 이코노미는 국가적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지식과 경험 및 노하우가 매몰되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한다.

매년 대기업 임원으로 은퇴하는 규모가 상당하다. 사회 전체를 하나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이들의 소중한 지식과 경험, 노하우는 사회의 다른 곳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실직과 동시에 이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직무 전문지식과 노하우는 사회의 잉여가 되거나 사장되는 셈이다. 경업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기업 고유의 지식만 제외하고는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수요/공급을 매치해 줄 수 있는 장이 없어 매몰되어 버리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고숙련 고경력 인재매칭 플랫폼, 탤런트뱅크는 이러한 은퇴임원들을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문제해결 니즈와 직접 연결함으로서 이들의 소중한 지식과 경험, 노하우가 잉여가 되거나 매몰, 사장되는 사회적인 비효용을 최소화시킨다. 탤런트뱅크의 프로젝트 사례 중에는 대기업에서 30년간 해외영업을 수행한 프리랜서 전문가가 자신의 근무경험과 수많은 업계 인맥을 통해 몇 년간 골치였던 일본 거래처 확장과 영업/거래처 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해 준 사례, 중견기업 기획 임원 출신의 프리랜서 전문가가 합작법인 joint venture 설립/운영 경험이 없는 스타트업을 자문해 협력사 간 의견을 조율하고 잠재적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해 합작을 마무리해 준 사례 등 경험적 지식을 기반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또한, 긱 이코노미는 저성장 경기침체 상황에서 더욱 빛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해 향후 경기가 회복되었을 때 본격적인 성장을 일굴 수 있는 자구책을 원하는 기업들은, 현재 사업에서의 공격적인 투자를 줄이고, 숨을 고르며 현재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한 편 미래 사업을 차분히 준비하려고 한다. 새로운 일에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한 일에 맞는 충분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력이 회사 내부에 없다면, 그에 맞는 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할 필요가 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그러한 인력 소요를 모두 고용으로 해결하는 일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긱 이코노미 및 긱 워커의 활용은 우리 조직과 외부의 뛰어난 전문가 개인을 느슨하게 연결하고, 외부 충원을 통해 조직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을 추구할 수 있는 좋은 방편도 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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