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이코노미와 전략적 인재충원

HR Insight 24/2월 [특집] 사람의 변화가 가져올 일의 미래

by 방승천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채용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이러한 '긱 워커'들이 점점 더 각광 받고 늘어나는 추세이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과 같이 규모가 작고 인재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의 경우 긱 워커들을 채용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나가거나, 인력이 모자란 부분을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긱 워커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 기업은 앞으로 어떠한 대응을 해 나가야 할까




긱 이코노미와 긱 워커의 등장


긱(Gig)은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가 하는 일회성 공연에서 유래된 말로, 고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번 혹은 단기로 수행하는 일을 말한다. 긱 워커는 주업 혹은 부업으로 이런 형태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단기적으로 일한다는 측면에서는 국내에서는 아르바이트라 불리는 파트타임 근로자와 비슷하고, 고용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한다는 측면에서는 프리랜서나 미국의 노동 분류 중 하나인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와 유사하다.


긱 워커가 이들과 다른 점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긱 일자리를 찾고, 온라인으로만 일을 완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긱 이코노미는 기업/개인고객인 클라이언트가 이러한 긱 워커를 활용하여 일의 일부 혹은 전부를 완수하고, 긱 워커는 이러한 디지털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형태의 경제를 말한다.


고용이 좀 더 유연한 미국 등의 기업에서는 전략적 인재 충원 (Strategic Talent Staffing)의 한 형태로 자리잡아 프리랜스 이코노미(Freelance Economy) 라고도 불린다.


국내 긱 워커의 상황


국내외 공히 초기 B2B 긱 이코노미의 클라이언트는 중소/중견기업들(SMBs)이었던 반면, 요즘은 대기업(Enterprise) 들도 긱 워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기에는 기업 내부에 없는 외부의 희소한 인력을 구하려 디지털 인재 플랫폼을 찾았다면, 요즘은 우리 회사의 일에 더 적합한 긱 워커, 역량과 전문성이 더 뛰어난 긱 워커를 선택하기 위한 목적으로 찾는다. 때로는 여러 명의 긱 워커를 고용해 내부 직원들과 함께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는데, 이를 통해 Open Innovation이 일어나고, 우리 직원들의 업무경험이 확장되며 역량이 향상되기도 한다.


긱 이코노미는 해외에서 좀 더 빠르게 확산되었다. 디지털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업이나 개인들이 이러한 플랫폼들에 일을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Microsoft나 Meta 같은 빅테크 회사의 사업장에서 프로젝트 컨트랙터나 긱 워커를 표시하는 초록색 배지를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요한 인재 전략의 한 축으로 프리랜서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프리랜서 마켓 플레이스인 업워크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5%는 프리랜서와 함께 일하면 전문 기술이나 전문성을 갖춘 인재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좋다고 응답했고, 프리랜서를 채용하는 기업 채용관리자 중 약 60%는 향후 프리랜서에게 일을 더 많이 맡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 기업 담당자의 79%는 프리랜서와 협력하여 비즈니스를 더욱 혁신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국내 긱 워커의 활용 현황도 유사하다. 2022년 사람인이 기업 458개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6%가 긱 워커를 활용한 경험이 있었으며 긱 워커에게 업무를 맡긴 기업의 94.5%는 앞으로도 업무를 맡길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긱 워커에게 업무를 맡긴 경험이 없는 기업(293개사) 중 32.1%도 향후 긱 워커에게 업무를 맡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는 ‘노동력을 쉽게 조절해 프로젝트를 탄력적으로 운영’(39.4%, 복수응답), ‘일회적이고 볼륨이 적은 일이라도 외주 가능’(33%), ‘전문가의 작업으로 결과물 품질이 높음’(22.3%), ‘결과물을 빨리 받을 수 있음’(20.2%), ‘전문 업체, 대행사 대비 비용 부담이 적음’(18.1%) 등이었다.


긱 워커를 활용할 때의 이점은?


긱 워커를 활용하면 기업은 불확실한 경영 및 고용 환경에 더욱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직원의 고용 규모를 유연하게 통제하고 관리하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인력을 충원해 노동수요에 대응할 수 있고, 직원 규모를 유연하게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다.

또한, 복합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초거대 위협의 시대에 지속적 혁신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지속적 혁신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내부 인재의 역량을 성장시킴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새로운 지식과 스킬셋,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영입해 활용해야 한다.


혁신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닌가. 하지만 요즘처럼 일의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새로운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스킬을 보유한 사람이 내부에 없는 경우가 많다. 조시 버신 컴퍼니The Josh Bersin Company가 발간한 <HR Predictions 2023> 리포트에는 산업 간의 융합convergence으로 일이 새롭게 정의되는 트렌드를 강조한다. 직무와 커리어의 개념 또한 디지털 전환과 산업 간 융합으로 재정의되며 기존 산업과 직무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생소한 산업 및 직무 영역에서 현재 우리 조직이 보유한 스킬과 향후 필요한 스킬을 모두 이해하기도 무척 어려워진다. 이러한 맥락은 인재 부족, 스킬 격차 등과 함께 기업의 인력충원을 점점 더 어렵게 할 것이다. HR의 기능 중 충원 (Staffing) 은 회사의 빈자리를 채운다는 개념으로, 조직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의 수준과 모수를 채용, 배치, 유지하는 과정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적합한 인재를 단기에 구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직무를 정의하기도 어렵고, 적임자를 찾기도 어렵고, 찾는다 해도 다른 환경과 시스템 안에서 동일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도 어렵다. 전통적인 고용으로 기업의 성장을 일구는 형태는 점점 어려워진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미 많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발빠르게 더 다양한 인재를 쉽고 빠르게 충원할 수 있는 긱 이코노미를 도입하고 있다. 과거처럼 직무를 인사운영의 기본 단위로 두지 않고, 직무를 구성하는 단위 과업들을 인사 운영의 기본 단위로 변화시켜 좀 더 빠르고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조직을 지향한다.


프로젝트 단위에 필요한 스킬을 정의하고, 내부에 스킬 인벤토리를 만들어 개인의 스킬을 관리하며, 프로젝트가 생기면 필요 스킬을 보유한 인력을 신속히 충원해 일을 완수하는 것을 가장 최우선으로 둔다. 바로 스킬 기반 인사의 개념(Skill-based HR)이다.


이렇듯 기업의 사람관리 패러다임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더 신속하고, 더 탄력적으로 인재를 충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인력’을 ‘원하는 기간만큼만’ 온디맨드on-demand로 충원할 수 있는 긱 이코노미를 활용한 인재 소싱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며 유연한 충원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인재 활용 (Talent Access) 전략


인재활용(Talent access) 전략은 기존의 인재고용(Talent acquisition)과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내부육성(Make)과 외부채용(Buy)이라는 기존 이분법적 충원 방식을 벗어나, 고숙련 프리랜서를 ‘빌리거나 공유해(Borrow & Share)’ 충원하는 대안적 방법론이다.


필자는 이러한 인재활용(Talent Access) 전략이 향후 기업 HR이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인재충원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재 소요가 늘 내부에 상시 충원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직무 소요를 고용으로만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임시적이거나, 기업 내부에 두기에는 수요가 적은 직무, 우리 조직의 고용 브랜드로는 정규 채용이 어려운 새로운 직무나 특정 프로젝트에만 필요한 제한된 스킬 셋의 경우에는, 긱 워커 혹은 외부의 전문가를 유상으로 임대하거나, 무상으로 외부의 인재를 공유받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인재 소요를 충원하는 인재활용 접근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 처음에는 외부의 전문가를 단기 Gig으로 활용하고, 그 다음에는 좀 더 직무가치가 높은 Project를 맡겨 보고, 고용으로 활용하던 특정 포지션의 역할을 쪼개어 프랙셔널 롤(Fractional Role)을 만들어 외부의 전문가에게 그 일을 상시적으로 맡기는 형태의 단계적 접근을 활용한다. 실제 함께 일해보면서 그 인재의 경험과 전문성을 검증해, 고용의 리스크를 줄이고 총 인건비성 경비의 규모도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P&G에서 HR로 경력을 잘 쌓아온 숙련 인재가 Fractional HR이란 직함으로 활동하며 일주일에 2일은 A 회사, 3일은 B 회사 이런 형태로 여러 회사들의 파트타임 HR 임원을 맡는 형태이다. 해당 기업들은 그 숙련인재의 전문성을 밑고 임원을 렌탈해 쓰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CHRO의 직무 내용을 쪼개어 내부 소통이나 변화 관리가 중요한 부분들은 HRBP의 역할로 내리고, 인사 전략이나 제도 설계 등은 Fractional HR에게 맡기는 형태로 직무를 최적화한다. 이러한 Fractional Role은 해외 기업에서는 빈번히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긱 워커 활용 시 HR 관점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은?


국내에서 긱 이코노미는 생소한 개념이다. 이미 내부에도 인재가 많은데 외부의 전문가와 함께 우리 회사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개념이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다. 또한 외부의 인재들을 신속하게 우리 조직에 온보딩 시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 고유의 특유 지식이나 지적재산권을 외부인재와 공유하는 것이 두려울 수 있고, 외부 프리랜서의 역량이 우리 프로젝트에 혹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스킬에 부합하는지 평가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 아래는 Harvard Business School과 Boston Consulting Group이 2020년 700명 이상의 기업 리더들에게 설문조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 공동 연구 리포트의 내용으로, 기업이 긱 이코노미 활용을 주저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BS의 Joseph Fuller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앞으로는 각 기업의 조직문화, 노동력, 비즈니스 모델 및 경쟁전략에 가장 적합한 충원방식을 선택해 점진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이미 새로운 뉴노멀에 진입한 기업들이 미래의 생존을 위해 더 다양한 고용형태의 인력이 섞인 Blended Workforce Model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기업이 이러한 인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5가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기업이 모든 핵심업무를 내부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디지털 인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문화를 재정의할 것


② 디지털 인재 플랫폼의 활용을 통해 기존 직원들이 더 좋아지는 부분(EVP)을 부각해 소통함으로써, 기존 직원들을 조력자로 만들 것


③ 일을 외부에서 소싱할 수 있는 최소의 단위로 잘게 쪼개고, 일의 흐름을 과업 단위로 정밀하게 재정의할 것


④ 우리 직원들이 보유한 능력과 미래에 필요한 능력을 파악해 내부 및 외부인재의 조합을 설계하고, 조직에 필요한 인재/스킬 포트폴리오를 만들 것. 마이크로 크리덴셜 같은 기술자격 증명으로 내부 스킬 보유 수준과 전문성을 인증하고, 스킬을 기반으로 인사를 운영할 것.


⑤ 프리랜서 활용이 용이하도록 업무 프로세스, 계약간소화, 비용 지급을 원활하게 하는 등의 정책 변화를 꾀할 것.



긱 이코노미가 바꿀 일의 미래, HR담당자들에게 건네는 조언


필자는 이러한 Blended Workforce를 구축하기 위한 첫 걸음을 떼기 위해, 기업이 직접 긱 이코노미를 도입해 활용해 보는 것을 권한다. 이미 국내외에 많은 플랫폼들이 존재하고 있다. 가령 탤런트뱅크(http://www.talentbank.co.kr)에 접속해 기업의 당면한 문제들을 상세히 적어 놓기만 하면, 플랫폼은 관련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적임자를 매칭해 연결해 준다.


탤런트뱅크는 대기업 임원, 팀장 출신의 고경력, 고숙련 전문가들이 18,000명 가까이 모인 대표적인 긱 이코노미 플랫폼이다. 뿐만 아니라 특정 기능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들도 있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원포인트라는 플랫폼이, IT 분야에서는 원티드 긱스라는 플랫폼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인재활용(Talent Access)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볼 수 있다. 인재를 ‘고용’하는 방식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형태로 ‘활용’해 보는 것이다. 내부 인재와 외부 인재를 느슨하게 연결시켜 개방형 인재은행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스킬이나 역량이 필요할 때는 이 인재은행 네트워크를 통해 신속하게 충원을 하고,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빠르게 일을 수행해 혁신을 꾀하는 방식이다.


이는 HR만의 이슈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민첩하게 소싱한다는 것 만으로도 향후 숙련인재 부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기회를 선점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고, 경쟁자를 견제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충원의 민첩성과 유연성은 결국 기업의 매출과 이익, 그리고 지속적인 혁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충원의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노사 관계는 정보의 비대칭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서로가 서로를 선택할 수 있는 관계일 것이다. 위의 그림은 이러한 모습을 생성형 AI인 미드저니에게 의뢰해서 생성한 이미지인데, 긱 이코노미는 이러한 상호 선택 프로세스를 가능하게 한다.


파편화된 정보와 지식으로 점점 분화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긱 이코노미 플랫폼이 개인들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 독창적인 관점과 전문성 등을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도록 기업에 연결하는 장을 마련해 준다.


기업은 긱 이코노미를 통해 딱 맞는 인재를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충원할 수 있고, 사람들은 내게 잘 맞는 일을 찾아서, 보다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러한 긱 이코노미의 성장이 개인과 기업의 성장, 그리고 사회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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