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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승천 Aug 08. 2024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직업 선택에 대하여

바람직한 삶을 산다는 것은 ‘현실적인 낭만주의자’가 되는 일이다. 우리는 누구나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고 학비도 내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좋은 일도 해야 한다. 융자금도 갚아야 하고 치과에 갈 돈도 벌어야 한다. 단 하루도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우리는 낭만적이어야 한다. 사람은 원래 사랑을 해야 한다. 가까운 사람들, 내가 몸담은 곳, 내가 추구하는 목적을 사랑해야 한다. 바람직한 삶을 살려면 철저히 낭만적이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어리석을 만큼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 그로 인해 숱한 방황을 하게 될지라도.


삶이란 일직선이 아니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이르는 길은 지그재그로 꺾여 있어 회전에 회전을 거듭해야 한다. 때문에 인생은 무수한 뒷걸음질로 파헤쳐진 ‘W’자 형태의 꺾인 길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직선으로 뻗어 있는 길만을 ‘성공’으로 여긴다. 그래서 얻은 것이 뭔가? 


인생을 곧게 뻗은 길이라 믿는 사람들은 먼저 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열심히 일을 한 다음 은퇴를 하고 나서야 드디어 진짜 삶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은퇴할 무렵이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 잊어버리거나, 거기까지 오느라 너무 지쳐버려 더 이상 살아갈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중한 삶을 그런 식으로 접고 싶지 않다면 할 수 있는 한 자신의 모든 삶을 그때그때 충만하게 살아야 한다. 판에 박힌 기존의 각본을 뒤집어엎는 것이다. 곧고 좁은 길에서 벗어나 마음 가는 대로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는 것이다. 물론 두려운 일이다. 그런 삶을 산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과 사랑과 일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피할 수도 없다. 어느 누구에게나 삶의 기준이었던 그 확고한 생활양식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옳고 확실하다고 믿어왔던 모든 것에 대한 회의가 하나씩 고개를 쳐든다. 기존의 방식들이 더이상 안내자 역할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거운 짐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완전히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다시 한 번 스스로 물어보자.


“나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 거지?”


사람들은 대부분 코흘리개 시절부터 이미 '직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커가면서 자신이 세운 가정을 끊임없이 들여다 보며 수정한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의 의미는 달라진다.  사람들마다 직업의 의미는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 먹고 사는 방법은 다음 세가지 진실 안에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직업이 사람을 선택한다.


딱 맞는 직업을 찾을 때까지 여러 직업을 다 가져보고 충분히 경험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 인생은 그렇게 길지 않다. 자신이 성장한 곳, 성장한 시기, 집안 대대로 종사해 온 일, 이 모든것이 당신의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 당신은 어떻게 현재의 직업을 택했는가? 많은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여러 직업들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꼼꼼히 따져본 다음 하나를 선택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나는 어릴 때부터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어요. 그 이외의 일은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래요. 나는 정말 직업을 쉽게 선택했어요.”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그저 나 같은 사람들이 으레 하기 마련인 그런 일을 선택했죠. 뭐 지금은 살림살이도 나아지고, 그럭저럭 만족하는 편입니다.”

“나는 어떤 일이든 무조건 해야만 했어요. 그래서 그냥 그 분야에 눌러앉아 계속 일했습니다. 내가 처한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직업이 나를 선택한 셈이죠.”

“현재 나의 직업을 결정한 것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주위에서도 내가 그 일을 잘 해낼 거라 기대했기 때문에 그냥 그 일을 택했죠. 물론 그 일을 잘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해본 적은 없습니다.”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그 일을 선택하게 된 동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기 주관대로 선택했는가다. 대부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잘 모르기 때문에 자기 직업에 확신을 갖기 위해 충분한 경험을 쌓고 있지만, 그런 뒤에는 이미 너무 늦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소명calling을 무시하거나 귀 기울여 듣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자기 직업에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


사실 인생의 초입에서부터 스스로 자기 직업을 선택하고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 누군가가 나의 직업에 관한 시나리오를 대신 써준다. 하지만 인생의 절반쯤에 접어들었을 때에는 내 직업의 각본을 다른 사람과 함께 쓰거나 혹은 편집하거나, 아니면 원래 각본을 집어던지고 다시 새로운 각본을 써야만 한다.


인간은 역동적인 존재다. 가만히 정지해 있는 법이 없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것도 끊임없이 변한다. 잘못된 출발과 무수한 실수를 거듭해 가며 실전을 치른 뒤에야 자신의 천직이 무엇인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천직으로서의 ‘직업vocation’은 ‘부르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vocare’에서 유래된 말이다. 자기 존재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부터 부름 받은 일이 곧 직업이다. 진정한 소명을 찾아가는 자기만의 여행은 평생을 통해 끝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늘 자신을 새롭게 하고 내면을 파고들어야만 조금씩 길이 열리는 이 여행을 두고 조지프 캠벨은 이렇게 말했다.


나팔이 울리고 커튼이 올라가면 무대 위엔 언제나 지난 허물을 벗고 새로운 몸으로 거듭나는 신비스런 광경이 펼쳐진다. 익숙했던 삶의 수평선은 저물어간다. 낡은 개념, 빛바랜 이상, 그리고 해묵은 감정의 틀은 더 이상 맞지 않는다. 이제 변화할 때가 온 것이다.

생의 절반에 이르러 자기 일, 자기 삶의 변화를 꾀할 때면 종종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리는 단지 직업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으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타성의 문턱을 넘어 자신의 내면 깊숙이 들어다 보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을 더 잘 알고 있다.


"당신은 어떤 재능을 가졌나요? 그리고 그 재능을 어떻게 발휘하고 있나요?"

대부분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럼 질문을 바꿔야 한다. 


"싫어하는 건 뭔가요? 할 줄 모르는 건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좀 더 쉽다. 경험은 사람들을 부정적 방향으로 발달시키며 긍정적인 면은 잘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로 뭔가 싫어하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보자. 당신이 했던 일들 가운데 가장 싫었던 일 두세 가지를 떠올려보는 것이다. 그중 가장 싫었던 일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사람들과 같이 일했는가? 앞으로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해서 어떤 사실을 깨우치게 되었는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는 익숙하지 않거나 능력 밖의 일이라도 어떻게든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 게 뭔지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가 어떤 재주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를뿐더러 설령 안다 해도 자기 재능에 대한 자신감이 아직 부족하다. 


개인의 경쟁력은 재능보다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자신감이란 외부와의 갈등을 통해 서서히 단련되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재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는 데서부터 비롯된다. 재능이란 언제나 우리 안에서 발견(혹은 재발견)되어 활짝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그리고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창조적 잠재력을 쏟아붓기 위해 능숙하게 할 줄 아는 자신의 재주를 발휘한다면 자기 본성의 핵심을 알 수있으며, 우리는 이를 통해 삶의 근본 목적을 깨달을  수 있다. 자신의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잘 이용할 수 있는 일이 가치 있는 직업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헬렌과 스콧 니어링은 조화로운 삶 living the good life 라는 책에서 "경제적 노력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삶이다" 라고 말했다. 일하는 목적은 내면의 심오한 믿음과 진솔한 감정들이 조화를 이룬 삶을 살기 위해서 라는 것이다. 외부 환경에 쫓겨서가 아니라 오직 내면의 요구에 응함으로써 자신의 직업을 고결하게 수행해 가는 이들에게는 장인의 면모가 느껴진다. 장인의 생애가 우리 마음에 그토록 다가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첫째, 그들은 정말로 자신의 일을 즐긴다. 자기 일에 온전히 몰두하는 그 모습은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수제 기타 만드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장인의 집을 보라. 사방에 나뭇조각이 흩어져 있고 줄감개가 널려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정성스럽게 만들어낸 핸드메이드 고급 기타의 값어치는 단지 가격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둘째, 장인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일을 한다. 즉, 자신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재주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마샤 시네타Marsha Sinetar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도 따라온다Do What Love, The Money Will Follow》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장인들은 시간과 에너지를 무슨 일에 써야 할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저 그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되는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이 이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이길 원한다. 누구와도 같지 않은 혼자만이 지닌 타고난 재능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남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면이 흉한 모습으로 고개를 쳐들 때마다 부랴부랴 감추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스스로를 안심시키기 위해 더더욱 간절히 자신의 재능을 찾아 헤맨다.



그렇다면 숨겨진 재능을 찾기 위해 당신의 내면을 살펴보자.


• 배운 적은 없지만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는 일

• 별로 노력하지 않고도 탁월하게 잘하는 일

• 당신이 남들의 솜씨를 지켜보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주로 당신의 솜씨를 지켜보는 일

• 빨리 배우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지는 일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친구나 가족 혹은 동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내가 뭘 잘하는 것 같아?”


잘 묻고 잘 대답해야 한다. 만일 변호사인 당신에게 “자네는 훌륭한 변호사야”라는 대답은 쓸모가 없다. 이미 당신에게 붙어 있는 꼬리표 따위는 다 떼어버리자.

“자네는 사람 말을 참 잘 들어주는 것 같네!”


그렇다. 이런 종류의 대답이 필요하다. 당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좀 더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확인할수록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당신에게 맞는지 판단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가능하다면 당신이 지난 몇 가지 재능에 순위를 매겨보라. 


만일 현재의 직업이 당신의 네 번째 재능과 연관되어 있다면 당신은 열정의 4분의 1만을 그 일에 쏟고 있는 셈이다. ‘열정enthusiasm’은 신에 의해 ‘부름 받음’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entheos’에서 유래한 말이다. 신의 부름에 귀를 막아버린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일에 열정을 가질 수 있겠는가?



다시 꾸리기는 생존을 위한 기술이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이미 사라졌다. 우리의 직업 역시 언제든 예고 없이 사라질 수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잠정적 실직상태에 놓인 채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내가 할 줄 아는 것이 무엇이냐가 정말 중요해진다. 


우리가 어떤 도구를 잘 다룬다는 대답은 불안하다. 도구는 몇 년 안에 바뀌거나 사라진다. 그 도구의 만수무강을 빌어야만 한다. 결국은 도구가 아닌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재능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렇다면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당신의 재능은 무엇인가?’ 


분명한 것은 현재 당신이 어디서 어떤 일을 하건 당신의 주인은 오직 당신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유일한 고용주는 바로 당신 자신이며, 당신은 ‘나’라는 이름의 사업체다. 그리고 여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종합적인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이제 가지고 있는 가방들을 다시 꾸려야 한다. 


설령 당신의 직업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안정적이라 할지라도 생존을 위해서는 삶과 일을 다시 꾸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무엇이든 숙달되는 순간부터 싫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두뇌에는 일종의 성장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내적 탐험을 준비할 때


인생의 절반쯤에서 위기를 맞게 되면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질문들을 그제야 끄집어낸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나는 지금 뭘 느끼고 있는 걸까?”

“뭘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걸까?”

“나의 꿈은 무엇인가?”

“나를 가로막고 있는 두려움은 어떤 것들일까?”


삶의 리듬을 되돌아보자. 대다수 직장인이 주말에는 그럭저럭 한가하고, 월요일에는 우울하며 수요일까지는 헐떡거리고 금요일이 되어서야 주말이 다가왔음을 신에게 감사해 하는 쳇바퀴 리듬에 갇혀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도 어느새 이 리듬에 길들여지다 못해 아예 내면의 시계가 되어버렸다. 


시간을 다르게 보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계획으로 축복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다. 이 삭막한 황무지, 이 무미건조한 쳇바퀴에서 벗어나게 해줄 다른 길이 내 안에 분명이 있는데도 말이다.


삶의 리듬을 되돌아보자. 대다수 직장인이 주말에는 그럭저럭 한가하고, 월요일에는 우울하며 수요일까지는 헐떡거리고 금요일이 되어서야 주말이 다가왔음을 신에게 감사해 하는 쳇바퀴 리듬에 갇혀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도 어느새 이 리듬에 길들여지다 못해 아예 내면의 시계가 되어버렸다. 


시간을 다르게 보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계획으로 축복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다. 이 삭막한 황무지, 이 무미건조한 쳇바퀴에서 벗어나게 해줄 다른 길이 내 안에 분명이 있는데도 말이다.


누구에게나 내면의 황무지가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 미지의 세계로 이어진 자기만의 길이 있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땅, 그런 미지의 땅이 없다면 살아 있다는 짜릿한 느낌을 어떻게 맛볼 수 있겠는가? 내적 탐험을 떠나는 자들은 숱한 모험을 통해 성장해 간다. 


결국 삶의 목적은 ‘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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