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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Jun 23. 2021

여름

비발디 - 사계 中 여름

Vivaldi - <The four seasons> 'Summer'
비발디 <사계> 중 '여름'


 뜨거운 열기와 습한 기운이 가득 느껴지는 요즘 날씨는 우리를 지치게 만듭니다. 무거운 공기에 힘이 쭉 빠져버리곤 하죠. 바로크 시대 음악가 '비발디'는 뜨겁게 달아오르는 날씨의 모습과 천둥번개와 함께 시원하게 쏟아내리는 여름날의 비 오는 모습을 생생하게 음악에 담아냈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유명하게 알려진 <사계>라는 작품에서 말이죠. 

 헨델과 바흐와 더불어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비발디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출생했습니다. 성 마르코 성당의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아버지에게 바이올린을 배우며 자란 비발디는 바이올린을 자유자재로 연주하며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였습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사제가 되기 위해 비발디는 15세에 수도원을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성직자의 삶을 살아갔습니다. 

안토니오 비발디 (Antonio Lucio Vivald 1678. 3. 4. - 1741. 7. 28.) / 출처. wikipedia


 당시 베니스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던 자유와 유흥이 넘치던 도시였습니다. 그곳에는 한 순간의 사랑으로 태어난 사생아와 고아들이 정말 많았죠. 이에 베니스의 교회와 수도원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받아 보살펴주기 시작했습니다.  ‘피에타’ 교회에서도 이 아이들을 돌보며, 음악을 가르쳤습니다. 비발디는 피에타 음악원의 바이올린 교사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35년 동안 재직한 비발디는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기도 하고, 음악원 학생들의 연주를 위해 연주곡들을 작곡하기도 하였죠. 비발디 덕분에 실력이 일취월장한 피에타 학생들의 연주회는 널리 소문이 나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피에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비발디의 작품도 이탈리아를 넘어 전 유럽으로 퍼지게 되었죠.

 비발디는 피에타 음악원의 연주를 위해 수많은 협주곡을 작곡했습니다. 현재까지 비발디의 협주곡은 400곡이 넘는 작품이 남겨졌다고 추정되고 있죠. 비발디는 독주 악기와 작은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를 하는, 빠르고, 느리고, 빠른 3악장 구조의 협주곡을 확립시켰습니다. 이 형태는 고전시대의 협주곡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솔로 연주와 다 같이 합주하는 ‘투티 Tutti'를 교대로 사용하는 '리토르넬로 형식'을 사용하여 음악에 대한 통일감과 독주 악기를 더 돋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비발디가 나고 자란 베네치아와 그가 활동했던 피에타 음악원 / 출처. unsplash, wikipedia


 비발디는 사계절을 묘사한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이 음악은 1725년에 출판된 <화성과 창의의 시도>라는 작품에 수록되어있으며, 12곡으로 구성된 이 작품들 중 1번부터 4번까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중 2번 '여름'은 무더운 날씨에 지쳐버린 모습을 표현한 1악장과 다가올 천둥 번개에 대한 두려움과 성가시게 만드는 파리 떼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2악장 그리고 매섭게 쏟아져 내리는 태풍의 모습을 표현한 3악장을 통해 여름의 모습과 분위기를 표현했습니다. 


 비발디는 정형시인 '소네트'를 악보 곳곳에 적어 넣어, 구제적인 계절의 모습을 제시했습니다. 악보에 적힌 시가는 마치 살아 움직이듯 생생한 음악으로 탄생하게 되었죠.

출처. unsplash


1악장 - '무더위에 지친 분위기의 무더운 계절에는 타는 태양도 사람도 가축의 무리도 활기를 잃고 있다. 소나무도 시든다. 뻐꾸기가 울기 시작했다. 산비둘기와 방울새가 노래한다. 산들바람이 상냥하게 분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북풍이 불어 닥친다. 양치기는 갑자기 비를 두려워하며 불운에 떨면서 눈물을 흘린다.'


2악장 - '번개, 격렬한 천둥소리, 그리고 큰 파리와 작은 파리, 광란하는 파리 떼의 위협을 받은 그는 피로한 몸을 쉴 수도 없다.'


3악장 - '아아, 그의 두려움은 얼마나 옳았던가. 하늘은 천둥을 울리고 번개를 비치고 우박을 내리게 해 익은 열매나 곡물을 모두 쓸어버린다.'


 익숙한 음악과 비발디가 남긴 소네트를 연결해보세요. 바이올린의 화려한 독주와 그를 뒷받침해주는 오케스트라의 대화에서 더위에 지쳐 쓰러지는 모습부터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매서운 한 여름의 태풍의 모습까지. 습기를 한가득 담고있는 여름의 온전한 모습을 몸소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https://youtu.be/o2dnnqY8enA

이 무지치

https://youtu.be/XbGdj70JXDE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실내관현악단

https://youtu.be/syJbduBPPXM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

https://youtu.be/g65oWFMSoK0

바이올리니스트 마리 사무엘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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