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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May 31. 2021

사랑의 길

뿔랑 - 사랑의 길

Poulenc - Les Chemins de l'amour
풀랑크(뿔랑) - 사랑의 길



 20세기 파리에는 ‘에릭 사티’의 미학과 음악을 계승하려는 젊은 프랑스 작곡가들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낭만주의의 과장된 표현과 인상주의의 애매모호한 표현을 비판하며, 가볍게 들을 수 있는 투명한 음악을 쓰려고 노력하였죠. 프랑스의 작가 ‘장 콕토’는 ‘구름, 파도, 수족관, 물의 요정, 밤의 향기를 이제 집어치우자. 우리는 지상에 뿌리하고 있는 일상의 음악을 필요한다.’라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이에 장 콕토로부터 영향을 받은 6명의 음악인들의 연주회가 열렸고, 이들을 러시아 5인조에 빗대어 ‘프랑스 6인조’라 불렸습니다. 

프랑스의 예술가 장 콕토에게 영향을 받은 프랑스 6인조. 왼쪽 사진 중심에는 장 콕토가 앉아 있고 벽지의 그림은 조지 오릭이다. / 출처.  holocaustmusic

 
 오릭, 뒤레, 오네게르, 미요, 타예페르와 더불어 프랑스 6인조라 불렸던 ‘프랑시스 풀랑크(혹은 뿔랑)’는 1899년 1월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화학 공장을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부유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모차르트와 쇼팽, 슈만의 음악을 즐겨 연주하던 아마추어 피아노 연주자였던 어머니와 베토벤 애호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풀랑크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피아노를 곁에 두고 성장했습니다. 특히 풀랑크는 드뷔시와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랑했죠. 하지만 아버지는 풀랑크가 음악을 공부하기보단, 가업을 이어 가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풀랑크는 독학으로 음악을 배워나갔습니다. 

풀랑크는 드뷔시와 라벨의 초연을 자주 맡았던 피아니스트 ‘리카르도 비녜스’에게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18살에 일찍 부모님을 여읜 풀랑크에게 비녜스는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기도 하였죠. 풀랑크는 비녜스 덕분에 프랑스 음악에 대해 큰 시야를 얻게 되었을 뿐 아니라, 사티와 미요, 오네게르 등 당시 음악과 들과 교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프랑스의 6인조의 인원이 될 수 있었죠. 

프랑시스 풀랑크 (Francis Poulenc, 1899. 1. 7. - 1963. 1. 30.)


 풀랑크는 단순하고 투명한, 선율이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풀랑크는 사람의 목소리를 굉장히 좋아하였으며, 음악을 작곡함에 있어서 선율의 흐름을 최우선시 여겼죠. 그래서 그의 가곡은 아름다운 선율로 큰 빛을 발할 수 있었습니다. 가곡뿐만 아니라, 풀랑크는 기악 음악에서도 아름다운 선율 진행을 표현하였죠. 


 그의 가곡 <사랑의 길>은 20세기 중엽 프랑스 극작가 ‘장 아누이’의 시에 곡을 붙인 작품입니다. 짝사랑 혹은 실연에 관한 깊은 감정을 담아낸 이 곡은 아름다운 멜로디로 성악 음악뿐만 아니라, 플롯, 첼로, 바이올린 등 독주 악기로도 편곡되어 즐겁게 연주되어지고 있습니다. 가볍게 들려오는 세련된 프랑크의 아름다운 선율을 기분 좋게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DAtaqH4j9M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한치호

*원곡 
https://youtu.be/Bo98WClIiG0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가사
바다로 가는 길들은 간직하였다 

우리가 지나가던 길의

꽃잎이 떨어진 꽃들과 꽃나무 아래의 메아리들

낭랑한 우리 두 사람의 웃음아
아 행복한 날들
사라져버린 만족스러운 즐거움

나는 흔적들을 되찾지 못한 채 나의 마음속으로 간다.
내 사랑의 길들아

나는 언제나 너희들을 찾는다

잃어버린 길들이여
너희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너희들의 메아리는 들리지 않는다

절망의 길들이여
추억의 길
첫 느낌의 길
신성한 사랑의 길들이여
내가 그것을 잊어야만 하는 그 날이 온다면

삶 속의 모든 것이 물기를 잃고 날아갈 것이니

마음은 기억을 원하고, 

어떤 사랑보다 더 선명한, 강렬했던...

그 길에 대한 기억, 

떨렸던, 아찔했던 오솔한 그 길 위에서

그 어느날 나에게 전해진 당신의 뜨거웠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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