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 Egmont Overture, op. 84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베토벤은 문학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괴테’와 ‘실러’의 작품들을 좋아하였죠. 베토벤은 괴테와 실러의 작품을 읽으며 언젠가 그들의 시에 가사를 입혀 자신의 음악에 사용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가곡에서 괴테의 시를, 교향곡 9번에서 실러의 시를 사용하였죠.
빈의 부르크 극장의 지배인 ‘요제프 하르틀’은 베토벤에게 ‘괴테’의 비극 <에그몬트>의 부수음악(연극 등에 붙여지는 음악)을 작곡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에 베토벤은 서곡과 9개의 부수음악을 포함한 10곡을 작곡하였죠. 베토벤은 어린 시절부터 괴테의 작품을 보며 자랐고, 그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편지에서 <에그몬트>의 부수음악을 작곡한 것을 언급하며 ‘나는 오직 시인에 대한 사랑으로 에그몬트를 작곡했다.’라고 말을 남기기도 하였죠.
하지만 21살 차이의 괴테와 베토벤은 서로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사이였습니다. 괴테는 베토벤을 굉장히 버릇없는 사람으로, 베토벤은 괴테를 귀족과 권력에 허리를 굽히는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베토벤은 인류의 평등과 자유에 크나큰 관심이 있었기에 귀족들과 권력층들에게 큰 반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귀족들에게 후원을 받아 생활하는 음악가와 달리 베토벤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정당한 저작권료를 요구하며 귀족들에게 자존심과 허리를 굽히지 않고 자신의 예술성과 작품에 큰 자신감을 갖으며 커리어를 이어나갔죠.
괴테가 빈을 방문한 어느 날, 괴테와 베토벤은 산책을 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두 사람을 보고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현했습니다. 괴테는 그들 한 명, 한 명에게 모자를 벗으며 답례를 하였고, 베토벤은 묵묵히 자신의 길만 걸어갔습니다. 이에 괴테는 ‘선량한 시민들은 따분한 존재네요. 무조건적으로 절만하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베토벤은 ‘선생님, 이렇게 말해서 섭섭하다 생각하지 마시오. 그들의 인사는 전부 저에게 하는 겁니다.’라고 말했죠. 그 후 괴테는 베토벤을 굉장히 교양이 없고 버릇없는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에그몬트’는 벨기에 남서부와 프랑스 북부의 한 지역인 ‘에이노’ 출신의 군인이자 정치가였습니다. 그는 16세기 중엽, 스페인의 지배를 받고 있는 네덜란드의 독립은 위해 오랜 시간 투쟁하였습니다. 1567년 스페인의 왕 필리프 2세는 반발하는 네덜란드를 진압하기 위해 총독과 군인을 파견하였고, 이에 에그몬트 백작은 체포되어 처형당했습니다.
괴테의 에그몬트 희곡은 12년에 걸쳐 만들어진 5막 구성의 작품입니다. 16세기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독립운동의 지도자인 에그몬트 백작의 사랑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에그몬트는 사형 선고를 받게 되고, 그의 연인이었던 ‘클레르헨’은 그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었지만, 결국 독약을 마시고 자살을 택합니다. 사형이 집행되기 전, 잠시 클레르헨의 환영을 보게 된 에그몬트는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는 단두대를 향해 당당한 걸음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10곡으로 이루어진 에그몬트의 부수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그중, 서곡은 뛰어난 구성으로 지금까지 즐겨 연주되고 있죠. 억눌린 무거운 마음을 나타내듯 어두운 동기는 점점 승리를 향해 다가갑니다. 그리고 스페인에 대항하는 에그몬트 백작의 강인한 모습을 표현하듯 장대하게 표현됩니다. 이 곡을 두고 ‘물결치는 심장의 고동과 공포의 예감이 제대로 그려진 결정’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베토벤이 표현하는 영웅적인 모습과 함께 힘찬 발걸음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쿠르트 마주어 지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번스타인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https://youtu.be/YVcW6jERSxs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https://youtu.be/kJ-CehMCB9U
메인 사진 : Three Lions/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