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돌고 돌아 결국 승리를 맞이 하게 된다.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5번
Tchaikovsky -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5번
교향곡 4번이 작곡되고 11년이 지난 후, 차이코프스키는 새로운 교향곡을 착수하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영감은 떠오르지 않았죠. 차이코프스키는 동생에게 '교향곡의 소재를 조금씩 모이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남기며, 자신의 새로운 교향곡의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후원자였던 폰 메크 부인에게 “교향곡 하나를 쓸 생각이라고 제가 말씀드렸는지요. 시작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영감이 온 것 같습니다.”이라 편지를 남기며 창작의 불을 지펴 1888년 8월에 작곡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 5. 7. - 1893. 11. 6.)/ 출처. wikipedia
차이코프스키는 교향곡 4번을 작곡하며, 그 곡에 대해 “운명, 그것은 우리가 행복해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무자비한 힘. 우리의 행복과 평화가 언제나 불완전하고 먹구름이 가득하도록 하고야 마는 힘”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교향곡 5번의 1악장에 대해서는 '불가해한 신의 섭리인 운명에 대한 완전한 복종'이라는 이야기를 남기며, 운명에 대해 이야기를 적어나갔습니다.
교향곡 5번은 '운명'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1악장 첫 시작의 클라리넷의 선율은 '운명'의 동기를 표현합니다. 이 선율은 러시아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작곡가 '글린카'의 오페라 <황제를 위한 생애>에서 인용한 선율이죠. '운명의 동기' 선율에 해당하는 오페라의 가사는 '슬퍼하지 말아요.'라고 알려지고 있으며, 가사처럼 운명의 동기에서도 우수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운명의 동기'는 이 교향곡의 전 악장에서 사용되어 나타납니다. 이를 '순환 동기'라 부르죠.
1악장 서주에 등장하는 '운명의 동기' / 출처. wikipedia 2악장은 호른의 긴 호흡의 애수 어린 선율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감성의 곡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잠식하게 됩니다. 어두운 분위기를 지나 3악장에서는 화려하고 경쾌한 왈츠가 나타납니다. 교향곡의 악장에 왈츠의 사용은 당시 새로운 시도였죠. 왈츠의 마지막에서는 클라리넷과 바순이 다시 한번 ‘운명의 동기’를 나타냅니다. 4악장에서는 ‘운명의 동기’가 장조로 희망찬 분위기로 시작되며, 증폭된 감정은 소용돌이치듯 격하게 흘러내려갑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음악은 단조에서 장조로 바뀌어 넓게 울려 퍼지며 운명을 극복하고 승리의 쾌감을 맞이하게 됩니다.
4악장에서는 운명의 동기가 장조로 변화되어 표현된다. / 출처. wikipedia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의 두 번째 공연을 마친 후, 이 작품에 대해 '실패에 도달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비평가들도 이 작품은 조잡스럽고 결말이 완성 감 있지 않다고 비판을 남겼죠. 차이코프스키와 비평가들의 생각과는 달리, 이 작품은 현재 가장 자주 연주되는 교향곡이자 관현악 작품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교향곡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곡의 완벽한 구조와 음악성에 감탄과 감동에 말을 잇지 못할 정도죠. 극적인 다이내믹과 템포의 변화, 예측할 수 없는 진행, 웅장한 음량 등 다양한 감정이 가득한 음악은 큰 승리감을 고취시켜 사람들에게 큰 감정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운명 동기는 돌고 돌아, 결국 승리로 끝을 맺게 됩니다. 저희의 운명 또한 돌고 돌아, 승리로 향해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함께, 우리의 운명 앞에 다가올 승리의 감정을 마음껏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메인 출처 : The Oslo Philharmon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