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ahms Apr 04. 202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Brahms Symphony No.3 In F major, Op.90 - 3rd
브람스 교향곡 3번 바장조 - 3악장

“내가 브람스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당신이 오실지 안 오실지 확신할 수 없었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당신이 브람스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제겐 큰 상관이 없어요.” 시몽이 말했다.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였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대표적인 작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은 연인들의 섬세한 감정의 묘사를 표현한 작품으로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와 연애 중인 '폴'과 그런 14살 연상의 여인을 사랑한 '시몽'. 그들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들은 애틋하고 섬세하게 전달됩니다. 이 소설은 1961년 ‘아나톨 리트박’ 감독의 손을 거쳐 영화 <굿 바이 어게인 Goodbye Again>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에는 브람스의 음악이 흘러나오죠. 마치 연상의 여인 ‘폴’을 향한 '시몽'의 마음을 대변하듯 흘러나오는 브람스의 음악은 교향곡 3번의 3악장입니다.

요하네스 브람스

요하네스 브람스’는 1833년 독일의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브람스는 어린 시절부터 호른과 더블베이스 연주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물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빠르게 음악을 흡수하였죠. 어려운 가족의 경제 상황 때문에, 브람스는 10살 어린 나이부터 피아노 연주를 통해 경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카페와 클럽, 술집과 사창가 등 가리는 곳 없이 브람스는 연주를 해왔죠. 그리고 점점 피아노 연주자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당대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의 반주자로 순회공연을 떠났던 브람스는 한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평생 우정이 된 그의 이름은 ‘요제프 요아힘’입니다. 요아힘은 브람스의 연주와 그의 작품에 대해 감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로베르트 슈만’에게 브람스에 대한 존재를 알렸죠.

요하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 5. 7. - 1897. 4. 3.)


슈만과 브람스 그리고 클라라

 슈만은 요하임을 통해 20살의 브람스를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브람스의 음악에 크게 감동하였죠. 브람스를 처음 만났던 날, 슈만의 일기장에는 이렇게 묘사가 돼있었습니다.


  “브람스가 날 만나러 왔다.(그는 천재야.)”


 슈만은 10년 만에 펜을 들어 본인이 직접 창간했던 음악 잡지 <음악 신보>에 브람스에 대한 평론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널리 브람스를 알리기 시작하였죠. 또한 슈만은 브람스의 작품들이 출판될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기도 하고, 자기네 집에서 같이 살자고 이야기를 하는 등 어린 브람스를 굉장히 아끼고 잘 보살펴 주었습니다.


  슈만과 클라라 그리고 브람스 이 세 명의 우정은 무척이나 깊었습니다. 특히 브람스는 스승인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에 대한 큰 존경심을 갖고 있었죠. 1854년 2월 어느 날. 정신발작이 심해진 슈만은 라인 강에 투신자살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슈만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2년 뒤 숨을 거두게 되었죠. 브람스는 이 힘든 시간들을 보냈던 클라라와 그녀의 아이들 곁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그들을 지켜주었다고 전해집니다.


   브람스는 자신의 스승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죠. 하지만 브람스와 클라라는 평생 서로를 의지하며 동료이자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며 지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평생 클라라만을 사랑한 브람스가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독신으로 살아갔다고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로베르트 슈만(좌)과 클라라 슈만(우)


교향곡 3번


 여름이 오면 브람스는  피서지에서 생활하며 작곡에 집중했습니다. 1882 50세의 브람스는 빈을 떠나 비스바덴 지역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작곡에 몰두하였죠. 브람스의 가곡과 성악 작품을 매우 좋아하던 16세의 비스바덴의 알토 가수 ‘헤르미네 슈피스 작곡에 열중한 브람스를 자주 찾아갔습니다. 자신보다 34살이나 어린 소녀에게서 활기찬 기운을 받아서였을까요? 브람스의 교향곡 3번의 전악장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는 다른 교향곡에서   없는 생기 있는 열정과 행복한 기운을 느낄  있습니다.

 또한 이 곡에서 재미있는 주제 기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브람스의 친한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하임’에게는 모토가 있었는데요. 그의 모토는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Frei aer einsam)’였습니다. 브람스는 '슈만'과 '디트리히'와 함께, 이 모토의 첫 글자 'F-A-E(파-라-미)'의 음을 이용해 요하임을 위한 바이올린 음악을 작곡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슈만은 요하임의 모토를 변형한 '자유롭게 그러나 행복하게.(Frei aber froh)'라는 말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브람스는 이 모토의 첫 글자인 'F-Ab-F(파-라b-파)'를 이용해 이 곡을 작곡하였습니다. 첫 악장의 첫 소절에서 바로 이 모토의 음들을 들을 수 있죠.

브람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하임(Joseph Joachim 1831. 1. 28. - 1907. 8. 15.)


 브람스의 교향곡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교향곡 3번의 3악장은 첼로의 깊고 감미로운 주제 선율로 음악이 시작됩니다. 이 선율을 바이올린으로 이어받아 계속해서 아름다운 분위기를 이끌어가죠. 이 주제 선율은 목관악기를 지나 호른까지 이어받게 됩니다. 교향곡 3번의 3악장에는 호른을 제외한 금관악기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큰 소리 없이도 격정적인 감정과 호소력 있는 음악으로 표현됩니다. 다양한 음색으로 변하는 주제 선율에 집중해보세요. 자신도 모르게 깊은 호흡으로 음악을 느끼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책 원본 출처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서울 : 민음사, 2008), p. 59


*3악장만
https://youtu.be/euZcUku9XiE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전악장
https://youtu.be/RoYs0VUNZWw?t=1079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영화 <굿 바이 어게인 Goodbye Again>
https://youtu.be/WCBoz0ls57k

매거진의 이전글 퀸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