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 - <무언가> '봄의 노래'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다 보면 음악을 이용한 통화연결음이 들려올 때가 있습니다. 한 통신사에서는 기본 통화연결음을 밝은 분위기의 피아노 선율의 음악으로 들려주었죠. 누구나 한 번쯤, 익숙하고 아름다운 음악에 푹 빠져 있다가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라는 멘트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전화기 너머 기분 좋은 콧노래처럼 들려오는 이 음악은 멘델스존의 <봄의 노래>입니다.
'펠릭스 멘델스존'은 1809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할아버지 ‘모제스 멘델스존’은 당대 유명한 독일의 계몽주의 철학자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큰 은행을 소유하고 있었죠. 가난으로 고통을 받던 다른 작곡가들과 달리, 멘델스존은 굉장히 유복하게 자랐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음악, 역사, 과학, 철학, 라틴어, 그림 등 최고의 선생님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였죠.
멘델스존은 굉장히 비범한 아이였습니다. 놀라운 기억력과 명석한 두뇌, 수준급의 그림실력, 뛰어난 음악적 재능 등 다방면으로 뭐든지 다 잘하는 아이였죠. 멘델스존은 특히 음악적 재능이 굉장히 뛰어났습니다. 9살에는 피아노 연주회를 열었고, 16살에 오페라와 협주곡, 칸타타 등 규모가 있는 작품들을 작곡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멘델스존의 유년시절을 빗대어 ‘모차르트와 견줄만한 신동이다.’라는 말을 전하곤 합니다.
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로 활동을 했던 멘델스존은 다수의 피아노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그중, <무언가>는 멘델스존의 피아노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에 꼽힙니다. <무언가>는 짧은 길이의 48곡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6곡씩, 총 8권으로 묶인 <무언가>는 ‘가사가 없는 노래’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피아노로 연주하는 가곡으로, 반주 위로 아름답고 뚜렷한 선율들이 특징으로 나타나죠. 이에 슈만은 멘델스존의 <무언가>를 듣고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해가 질 무렵, 무심코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에 손을 올려놓으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싶은 가락이 떠오른다.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그 사람이 작곡가이고 더구나 멘델스존 같은 재능 있는 사람이라면 단숨에 이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들어 낼 것이다.”
멘델스존은 음악은 언어로 다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반면에, 언어는 의미를 다 담아내기엔 한정적이고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하였죠.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음악은 음악 그 자체에 있는 그대로입니다. 같은 말을 해도 받아들이는 이들의 마음에 따라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는 반면, 음악은 동일한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음악은 한 사람에게 불러일으켰던 감정을 다른 이들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환기시킬 수 있습니다.”
가사로는 온전히 전달할 수 없는 감정표현을 <무언가>로 전달한 멘델스존.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했던 <봄의 노래>를 다시 한번 귀 기울여 들어보시면서, 그에게 전달받은 풍부한 감정을 한가득 마음속으로 안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