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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Apr 16. 2021

쇼팽의 단짠 폴로네이즈

쇼팽 -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Chopin - Andante Spianato and Grande Polonaise Brillante in E flat major Op. 22
쇼팽 -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19세기에 연주되었던 많은 악기들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았던 악기는 단연 피아노였습니다. 수많은 귀족들과 중산층 가정에서는 피아노 연주로 여가시간을 보냈었죠. 피아노의 인기가 점점 뜨거워지는 만큼, 수많은 피아노 작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낭만시대의 많은 작곡가들은 피아노곡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폴란드 출신의 한 작곡가처럼 유독 피아노 작품만 작곡을 했던 작곡가는 없었죠. 폴란드 출신의 이 작곡가는 200여 곡의 피아노 독주곡을 작곡했습니다. 이는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프리데릭 쇼팽’입니다.  

19세기 피아노의 인기는 오귀스트 르누아르 <피아노 치는 소녀들>에서도 볼 수 있다. / 출처. metmuseum.org


 쇼팽은 폴란드 바르샤바 외각에서 프랑스인 아버지와 폴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폴란드에서 나고 자란 쇼팽은 어린 나이부터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선보이며 연주자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7살부터 음악을 작곡해 자신의 작품을 출판하기도 했었죠. 1829년, 19살의 쇼팽은 빈을 시작으로 연주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쇼팽은 삶이 끝날 때까지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1831년, 러시아 지배에 대항하던 폴란드가 혁명을 일으켰지만 실패했기 때문이죠. 당시 파리에 머물렀던 쇼팽은 어쩔 수 없이 그곳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평생 고국 폴란드를 그리워하였죠. 고국에 대한 향수병이 가득했던 쇼팽은 폴란드 민족의 정취를 음악으로 녹여내기도 했습니다.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렸던 쇼팽.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지만 그의 심장은 폴란드에 안치해있다. / 출처. wikimedia


 쇼팽은 왈츠, 녹턴, 즉흥곡, 연습곡, 소나타 등 수많은 장르의 피아노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그중 ‘마주르카’와 ‘폴로네이즈’는 폴란드의 전통 춤곡으로 알려져 있죠. 특히 ‘폴로네이즈’는 궁정에서 즐겨 추었던 폴란드의 민족정서가 담긴 폴란드 춤곡으로, 쇼팽은 폴로네이즈를 더욱 웅장하고 예술적인 음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3박자 계열의 춤곡인 폴로네이즈는 첫 박에 8분 음표 하나와 16분 음표 두 개의 리듬 음형을 특징으로 갖고 있습니다.  

폴로네이즈 리듬은 첫 박에 8분 음표 한 개와 16분 음표 두 개의 리듬 음형을 갖고 있다.


 쇼팽은 18곡의 폴로네이즈를 남겼습니다. 그중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Andante Spianato and Grande Polonaise Brillante>는 피아노와 관현악이 함께 연주되는 곡으로 작곡되었습니다. 현재는 관현악을 제외하고 피아노 독주만 연주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죠. 이 곡은 크게 서정적인 ‘안단테 스피아나토(Andante Spianato)’와 에너지가 가득한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Grand Polonaise Brillante)’ 두 부분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1832년 쇼팽은 ‘폴로네이즈’를 먼저 작곡했습니다. 그리고 출판 직전인 1834년에 ‘안단테 스피아나토’를 작곡하여 폴로네이즈의 서주로 첨가하였죠. ‘스피아나토(Spianato)’는 이탈리아어로 ‘평평하게, 부드럽게’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안단테(Andante)’는 ‘걷는 빠르기’의 빠르기를 표현합니다. 그래서 ‘안단테 스피아나토’는 잔잔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내죠. 반면 ‘폴로네이즈’는 부점과 셋잇단 음표, 당김음 등 다양한 리듬들과 함께 반음계, 비화성음, 연속적인 전조 등 풍부한 화성들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쇼팽은 리스트와 함께, 19세기 비르투오소 연주자로 알려집니다. 이 곡은 쇼팽이 직접 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곡된 곡으로, 화려한 테크닉의 요소가 가득 들어있죠. 1834년 완성된 이 곡에서는 20대 초반의 쇼팽의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살랑 걸리는 바람에 물결이 잔잔하게 흐르듯 표현되는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폴로네이즈 특유의 리듬 위로 화려한 멜로디가 나오는 ‘폴로네이즈’의 상반된 '단짠'의 분위기 속에서 찬란한 폴란드 춤에 취해보시길 바랍니다.  


* 음악은 '로만 폴만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삽입된 음악입니다. 모든 시련이 끝이 나고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연주를 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폴로네이즈> 지나간 시간들은 잊혀진  찬란한 빛으로 흘러나옵니다.
https://youtu.be/gufGfUmQu-c?t=94

https://www.youtube.com/watch?v=AO6k_ipgEsI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 실황 / 피아니스트 케이트 리우 연주

https://youtu.be/oS_XjkILFMY

2010년 쇼팽 국제 콩쿠르 실황 / 피아니스트 다닐 트르포노프 연주

https://youtu.be/KBPq-BNiCr8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연주

*관현악과 피아노가 함께 연주
https://youtu.be/8QJUSggwZPE

피아니스트 랑랑 , 바르샤바 관현악단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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