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 프렐류드 Op. 23, 5번
Rachmaninoff - Prelude in G Minor, Op. 23, No. 5
라흐마니노프 - 프렐류드 Op. 23, 5번
바흐는 장, 단조 각각 12개 조성을 이용해, 24곡의 프렐류드(전주곡)를 작곡했습니다.* 바흐를 뒤이어, 쇼팽과 드뷔시, 쇼스타코비치도 모든 조성을 이용해 24곡의 프렐류드를 작곡했죠.** 20세기, 러시아의 한 작곡가도 이들과 같이 24곡의 프렐류드를 작곡했습니다. 작곡가이자 당대 유명한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그 주인공입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하고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을 하였습니다. 졸업 작품으로 작곡된 단막 오페라 <알레코>를 시작으로 라흐마니노프는 작곡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죠. 차이코프스키도 <알레코>를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라흐마니노프는 20대 초반부터 피아니스트로서, 작곡가로서, 지휘자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22살의 라흐마니노프는 음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 교향곡 1번을 관객들에게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초연은 처참하게 실패하였죠. 부족한 리허설 시간과 지휘자 '글라주노프'의 무성의한 지휘와 연주 때문에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라흐마니노프는 극심한 충격과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3년 동안, 펜을 들지 못하였죠. 다행히 라흐마니노프는 정신과 의사인 ‘니콜라이 달’ 박사를 만나 최면 요법으로 우울증을 극복하였습니다. 그리고 1901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성공으로 작곡가로서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통을 벗어나 새로운 화성과 음악을 추구했던 당시 20세기의 흐름과는 달리, 라흐마니노프는 19세기 낭만음악을 토대로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라흐마니노프도 차이코프스키처럼 러시아의 음악적 특성보다 전통적인 서유럽 음악에 무게를 두었죠. 라흐마니노프는 차이코프스키와 쇼팽, 리스트에게 음악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20세기의 음악가들의 음악보다 더 짙은 낭만성을 느낄 수 있죠.
라흐마니노프는 24곡의 프렐류드를 작곡했습니다. 그중, 10곡으로 이루어진 op.23은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 나타난 피아노 어법과 기교들을 모아둔 작품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그의 전주곡에서는 넓은 음역을 아우르는 화려한 음형과 테크닉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프렐류드 Op.23에서 가장 유명한 5번은 ABA'의 형태로 크게 3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행진곡 풍의 A부분과 서정적인 선율의 B부분 그리고 다시 행진곡 풍의 리듬으로 반복이 되어 나타납니다. 첫 시작의 리듬 음형들은 점점 음역을 넓히면서 옥타브의 진행으로 발전됩니다. 서정적인 중반부는 왼손의 폭넓은 분산 화음 반주 위로 나타나는 옥타브의 서정적인 선율이 깊고 긴 호흡으로 음악을 이끌어 나갑니다.
인상적인 리듬을 따라가 보세요. 넓은 음역의 옥타브 진행과 어디로 가는지 예측할 수 없는 화성 그리고 긴 호흡의 선율과 장대한 울림과 고도의 테크닉까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적 특징을 한 곳에 압축시켜 놓은 프렐류드로 라흐마니노프의 깊은 풍미를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1, 2권]에는 각각 24곡의 프렐류드와 푸가가 들어있습니다. 각 권마다 24개의 조성을 이용해서 작곡되었습니다.
**프렐류드는 도입적인 성격을 갖는 짧은 형식의 자유로운 악곡을 말합니다. 19세기 이후부터는 도입적인 성격보다는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형식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Op.23, No.5도 감상해보세요!
https://youtu.be/qF0jmYd52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