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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Apr 26. 2021

곧 빛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차이코프스키 - 현을 위한 세레나데

Tchaikovsky - Serenade for Strings Op. 48
차이코프스키 - 현을 위한 세레나데

 
 1880년 가을, 차이코프스키는 애정의 깊이가 대비되는 두 개의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1812년의 전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작곡한 <1812 서곡>과 <현을 위한 세레나데> 두 작품이죠. 차이코프스키는 의뢰를 받아 아무런 애정이 없이 작곡한 <1812 서곡>에 비해, <현을 위한 세레나데>에 대한 애정은 상당히 깊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후원자였던 ‘나데츠다 폰 메크’ 부인에게 이 작품에 대해 편지를 남겼죠.

  “세레나데는 나의 내면적인 충동으로 작곡했습니다. 이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작품이기 때문에 이 작품이 예술적 자질이 없는 것이 아니길 감히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차이코프스키는 동료 작곡가들에게도 자신이 굉장히 흥미 있는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원래 현악 4중주의 음악으로 구상되었지만, 현악합주곡으로 발전되었죠. 그는 형식에서 벗어나, 교향곡보다는 무겁지 않게, 조금 더 자유로운 모습으로 ‘세레나데’를 작곡했습니다. 4악장 구조의 소나타 형태의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차이코프스키는 소나타보다 작은 ‘소나티나’ 구조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남편이 남긴 거대한 유산으로 예술가들을 후원했던 나데츠다 폰 메크 부인(1831 -1894)과 차이코프스키는 1200여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슈베르트와 브람스 등 많은 작곡가들은 베토벤의 음악을 동경했습니다. 베토벤은 넘을 수 없는 하나의 산처럼 바라보곤 하였죠. 하지만 차이코프스키는 ‘베토벤의 몇몇 작품들에 대해서는 존경심을 갖지만, 나는 그의 음악을 사랑하지는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또한 독일 작곡가 바그너와 브람스의 음악도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차이코프스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 작곡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모차르트’였죠. 차이코프스키는 그를 향해 ‘음악의 구세주’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현을 위한 세레나데>의 1악장에 대해 모차르트에 대한 동경을 표현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첫 번째 악장은 모차르트에 대한 나의 경의를 표합니다. 이것은 그의 스타일을 모방하려는 의도이고, 내가 어떤 식으로든 모차르트에 접근했다고 생각하면 나는 기뻐할 것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남겼죠. 느린 서주로 시작하는 음악은 한음 한음을 강조하는 마르카티시모(Marcatissimo)가 적혀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감미롭지만 마음을 찌르는 듯한 선율은 더욱 풍성하게 들려오죠. 중간중간 멈추는 음악에서는 큰 한숨을 쉬고, 다시 한번 깊은 심해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음악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오르고 내려가는 끊임없는 음표들의 향연으로 표현됩니다. 상반되는 분위기는 마치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서곡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죠. 

 2번째 악장인 왈츠는 이 음악 중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의 교수이자, 차이코프스키 스승이었던 ‘안톤 루빈스타인’은 이 작품을 가리켜 ‘최고의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이라 선언하기도 하였죠. 우아하고 화려한 이 왈츠는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모습까지 느껴지죠. 이 왈츠에 대해, 음악학자들은 모차르트가 활동했던 18세기에는 아직 왈츠가 등장하기 전이라, 모차르트의 미뉴엣을 생각하며 이 왈츠를 작곡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기도 합니다.  

차이코프스키는 모차르트 음악을 굉장히 동경했으며, 모차르트에 대해 '음악의 구세주'라 표현하였다. /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부드러운 불협화음과 어두운 색조가 특징적인 3번째 악장은 ‘엘레지(Elegy)’악장입니다. 엘레지는 슬픔을 노래한 음악을 말하죠. 엄숙하고 서정적인 음악은 깊고 풍부한 감정을 전달해주며 악장 전체의 한 호흡을 정리해주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주제에 의한 4악장은 러시아의 민요 '목장에서(On the green meadow)'와 '푸른 사과나무 아래서(Under the green apple tree)'가 흘러나옵니다. 음악은 기교와 에너지의 조합으로 음악의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1악장의 서주 부분이 반복되어 나타나기도 하죠.

'폰 메크'부인은 이 작품에 대해 '진심이 담긴 작품이므로 감히 진정한 자질이 부족하지 않다'라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마치 차이코프스키의 마음을 읽어낸 듯 말이죠. 차이코프스키는 이 작품에 애착과 큰마음을 가졌습니다.

 “이 세레나데를 몹시 사랑하고, 곧 빛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음악 속에서 시원하게 뚫고 나오는 명쾌한 관악기들의 소리가 없이, 현악기들로만 음악이 진행된다면 어떻게 들릴까요? 막연히 서정적이게만 들릴 것 같은 편견은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통해 사라지게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작품의 악보 두 번째 장에 '악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의도를 표현하기에 좋다'라는 글귀를 남겼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음악에서는 더욱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죠. 두텁고 풍부한 음악과 경쾌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차이코프스키의 이 음악을 들어보세요. 차이코프스키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빛나는 마음을 발견하게 되실 겁니다. 이미 그에게 사랑에 빠진 상태로요.



https://youtu.be/5y_Z0u_Lv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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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QeOnwZn1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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