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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Apr 27. 2021

꽃의 이중창

들리브 - 오페라 <라크메> - 꽃의 이중창

Delibes - Opera <Lakmé> - Duo des fleurs (Flower Duet)
들리브 - 오페라 <라크메> - 꽃의 이중창

 19세기 후반, 이탈리아에서는 베르디가 독일에서는 바그너가 오페라와 음악극을 이끌어나갔습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이들처럼 대표되는 작곡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노’, ‘오펜바흐’, ‘비제’, ‘마스네’ 등 프랑스 작곡가들은 발레를 오페라에 집어넣기도 하고, 무겁지 않은 내용의 오페라 혹은 거대한 규모의 오페라를 작곡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프랑스 오페라를 이끌었습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이국주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이에 비제는 오페라 <진주 조개잡이>를 비제는 <카르멘>을, 생상스는 <삼손과 데릴라>를 통해 신비롭고 다양한 음향의 오페라를 선보였죠. 프랑스 작곡가 ‘레오 들리브’도 오페라 <라크메>를 통해 동양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레오 들리브’는 1836년 파리에서 출생했습니다. 아마추어 음악가였던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은 들리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의 재능이 남달랐습니다. 파리 최고의 음악학교인 파리음악원에서 음악을 공부했던 들리브는 19세부터 오페라를 작곡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주로 발레음악과 오페라를 작곡하였고, 1870년 발레음악 <코펠리아>를 세상에 알리고, 큰 주목을 받으며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881년에 파리 음악원의 작곡과 교수로 임명되기도 하였죠.  

들리브와 비제 등 19세기 파리의 작곡가들은 다양한 오페라들을 남겼다. 당시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에두아르 코르테스 작품.


 들리브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하고 성공적인 작품은 오페라 <라크메>입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출신의 해군 장교이자 소설가인 ‘피에르 로티’가 발표한 자전적 소설인 <로티의 결혼>이라는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었죠. 들리브는 이 소설을 이용해 1882년 오페라 <라크메>를 선보였습니다. 관객들은 이국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이 오페라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큰 인기를 얻었던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인기와 맞먹는 인기를 누렸다고 전해지죠.  


 오페라 <라크메>는 19세기 영국의 통치를 받고 있는 인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압박으로 인도의 종교 ‘브라만교’는 금지가 되었습니다. 이에 브라만교의 승려 ‘닐라칸타’는 굉장히 불만이 가득하였죠. 그에게는 어여쁜 딸 ‘라크메’가 있었습니다. 브라만교 사원이 비어 있을 때, 영국군 장교인 ‘제럴드’와 그의 무리들은 사원으로 몰래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목욕을 마치고 돌아온 ‘라크메’와 ‘제럴드’는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죠. 라크메는 제럴드에게 빨리 이곳을 나가라고 경고를 주었지만, 그들은 한순간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영국인의 침입을 알게 된 닐라칸타는 범임을 잡기 위해 노천시장에서 자신의 딸에게 노래를 시켰고, 그 목소리를 따라 나타난 ‘제럴드’를 찾아내었죠. 라크메는 간신히 죽음을 면한 제럴드를 은신처로 옮기고 간호를 시작했습니다. 라크메는 제럴드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지만 제럴드는 자신의 신분과 사랑 사이의 오랜 고민 끝에, 사랑을 포기하고 그곳을 떠나기로 결심하였죠. 이를 알게 된 라크메는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었고, 제럴드와 닐라칸타는 큰 슬픔에 빠지면서 막은 끝이 나게 됩니다. 

오페라 <라크메>의 한 장면. 


 오페라 <라크메> 중 가장 유명한 곡은 라크메와 그녀의 하녀 말리카가 강 위에서 배를 타고 부르는 2중창입니다. 소프라노(라크메)와 메조소프라노(말리카)의 노래로 표현되는 ‘꽃의 이중창’은 환상 속에서만 존재할법한 아름다운 목소리로 표현됩니다. 두 목소리의 합은 우아함과 신비로움이 가득 느껴지며, 마치 새가 지저귀는 듯 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두 개의 목소리는 각자 독특한 리듬과 선율로 오묘하고 신비롭게 하나의 목소리로 합을 맞춰나갑니다.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죠.  

 처음 <라크메>를 작곡할 때부터, 들리브는 미국-네덜란드 태생의 소프라노였던 ‘마리 판 잔트’를 염두에 두고 음악을 구상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이국적인 면모를 표현하고 싶었던 들리브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관객들은 그녀의 독특하고 이색적인 음색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녀의 이국적인 외모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한몫을 했을 겁니다. 들리브의 의도가 바로 느껴지는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이중창에 빠져보세요. 어디선가 흘러들어온 은은한 꽃의 향기가 코 주변을 맴돌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들리브는 소프라노 마리 반 잔트를 생각하며 라크메의 음악을 구상했다고 알려진다. 



*꽃의 이중창
https://youtu.be/C1ZL5AxmK_A

소프라노 사비느 드비에일, 메조소프라노 마리안느 크레바사 

https://youtu.be/U4MmatVblDk

소프라노 조수미,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라크메의 아리아 '종의 노래'
https://youtu.be/gMO0KFL3E58

소프라노 사비느 드비에일

https://youtu.be/YAj9R3BwhCw

소프라노 조수미



<꽃의 이중창> 가사

라크메

여기 봐, 말리카 백합들이 활짝 폈어.

그들의 그림자와

훌륭한 과정으로

침묵하며 꽃으로 피어나는,

작은 새들이 노래하며 봄을 환영하는 동안!

말리카

어머! 아가씨

이제 제가 아가씨의 미소를 보며,

아가씨의 마음이

제게 친근해진 것을 알 수 있어요, 아가씨!

라크메:

지붕 아래 자스민과 장미가 함께 피어 있어.

활짝 핀 꽃들이, 아침에,

우리를 그들에게로 부르고 있어.

아! 부드럽게 배를 띄워

물결의 흐름을 타고

조용히 물결을 타고.

손이 닿을 듯한 그곳으로

아름다움이 있는, 새들이 노래하는 곳으로.

지붕 아래 하얀 자스민이

함께하자며 우릴 부르는!

말리카:

지붕 아래 하얀 자스민이

장미와 함께 피어있어요

활짝 핀 꽃들이 아침을 반기며

봐요 우릴 그들에게로 부르고 있어요.

조용히 배를 띄워요 아름다운 물결 따라,

물결의 흐름에 따라

조용히 물결을 타고.

손이 닿을 듯한 그곳으로

봐요 닿을 듯한 아름다움이 있는

새들이 노래하는 곳으로.

지붕 아래 하얀 자스민이

아! 우릴 부르고 있어요!
라크메:

아! 내가 느끼는 불안함을 말할 수 없어.

얼마나 내 마음이 용기 없는지

사랑하는 아버지가 멀리 떨어져서

나는 불안해서 떨려!

말리카:

가네사여신께서 아버님을 보호하세요

하지만 작은 연못으로 우릴 이끌고 있어요.

그리고 기다리면 하얀 백조를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수선화를 보는 동안.

라크메:

아, 그래, 우리는 하얀 백조를 보게 될 거야

우리가 수선화를 보는 동안.

지붕 아래 자스민과 장미가 함께 피어 있어.

활짝 핀 꽃들이 아침에

우리를 그들에게로 부르고 있어.

아! 부드럽게 배를 띄워

물결의 흐름을 타고

조용히 물결을 타고.

손이 닿을 듯한 그곳으로

아름다움이 있는 새들이 노래하는 곳으로.

지붕 아래 하얀 자스민이

함께하자며 우릴 부르는! 아!

말리카:

지붕 아래 하얀 자스민이

장미와 함께 피어있어요

활짝 핀 꽃들이 아침을 반기며

봐요 우릴 그들에게로 부르고 있어요.

조용히 배를 띄워요 아름다운 물결 따라

강물의 흐름에 따라

조용히 물결을 타고.

손이 닿을 듯한 그곳으로

봐요 닿을 듯한 아름다움이 있는

새들이 노래하는 곳으로.

지붕 아래 하얀 자스민이 

아! 우릴 부르고 있어요! 아!



-메인 사진 출처 : 
오귀스트 르누아르 - 아스네르의 센강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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