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ésar Franck - Violin Sonata in A Major
César Franck - Violin Sonata in A Major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가장조
19세기 중후반. 프랑스의 순수 기악음악의 발전을 도모한 작곡가가 있습니다. 그는 후대 프랑스 작곡가들의 기악음악에 토대를 열어준, 근대 기악음악을 이끈 주역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알려집니다. 그의 이름은 '세자르 프랑크'입니다.
현재 벨기에로 구분되지만, 당시 프랑스의 일부였던 벨기에의 리에주에서 프랑크는 태어났습니다. 독일과 접경지역에서 자란 아버지와 독일 계통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프랑크는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벨기에의 다양한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자라났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두 나라의 음악적 특징이 함께 보이곤 하죠.
프랑크는 어려서부터 음악적 재능이 남달랐습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는 그를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키우고 싶어 했죠. 8살에 '리에주 음악원'에 입학해 피아노와 화성학을 배우기 시작한 프랑크는 11세에 벨기에의 이곳저곳을 돌며 전국 투어 연주를 진행하였습니다.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프랑크가 더 큰 연주자로 성장하길 바랬던 그의 아버지는 짐을 꾸려 온 가족과 함께 리에주를 떠나 프랑스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프랑크는 파리음악원에 입학하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죠. 프랑크는 음악원에서 피아노 명예 대상을, 오르간 연주 상을 받으며 학업에 몰두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프랑크는 피아노 연주자로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들에게 기대가 컸던 아버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프랑크는 주저하지 않고, 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며 작품 창작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는 '생 클로틸 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30년 동안 활동하며, 수많은 종교음악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1872년 50세의 프랑크는 파리음악원의 오르간 교수로 임명되어 후학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였죠.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 중에는 '클로드 드뷔시'도 있었습니다.
일찍이 작곡가로 주목을 받았던 다른 작곡가와는 달리, 프랑크는 50세 이후 걸작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많은 작품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현악 4중주>는 초연부터 호응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프랑크는 대중들의 관심을 길게 받지 못한 채 초연한 지 몇 개월 후, 숨을 거두고 말았죠.
<현악 4중주>와 더불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는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곡은 베토벤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더불어 자주 연주되는 바이올린 소나타이기도 하죠. 이 작품은 1886년, 프랑크가 68세에 작곡한 곡으로, 자신과 같은 고향 출신인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의 결혼 선물을 위해 작곡된 곡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연애의 시작과 사랑이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기도 합니다.
1악장은 피아노의 오묘한 화성 반주 위로 당김음의 바이올린 주제가 나타납니다. 사실 느리고 서정적인 이 음악은 원래 더 느린 템포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자이가 이 곡을 연주하면서 템포를 조금 더 빠르게 바꾸어 연주하였고, 프랑크에게 템포를 조금 올려 보았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나누었죠. 이에 프랑크는 템포를 조금 빠르게 수정하였습니다. 오묘하고 어딘가 합이 맞지 않는 것 같은 화성은 긴장과 떨림을 통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또한 피아노는 단지 반주의 역할을 넘어 다른 주제를 제시하기도 하며, 바이올린과 다양한 색채를 표현해 나갑니다.
1악장과 대비되는 빠르고 열정적인 분위기의 2악장은 급박한 호흡으로 솟구치는 감정을 표현합니다. 뒤이어 환상곡이라 이름이 붙여진 3악장은 바이올린의 자유로운 연주의 카덴차로 시작되어, 다양한 불협화음으로 즉흥적인 요소가 가득한 음악은 깊은 감정을 표현하며 2악장의 주제를 다시 한번 표현해 냅니다. 마지막 4악장은 돌림노래를 부르듯, 피아노에서 먼저 나타난 선율을 바이올린으로 반복되어 나타나는 캐논(Canon)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반복되는 주제들은 폭넓은 감정을 거쳐 클라이맥스의 피날레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이 곡을 선물 받은 이자이는 1886년 9월 26일 자신의 결혼식에서 손님들을 위해 이 음악을 연주했다고 알려집니다. 그리고 약 3개월 후, 1886년 12월 16일 브뤼셀에서 열린 공개 초연 이후, 이자이는 40년 동안 이 곡을 자주 연주하였다고 알려지죠. 이자이에 이어, 이곡은 현재 많은 바이올린 연주자들에게 즐겨 연주되고 있습니다. 이곡은 1악장에 제시된 주제 동기가 전 악장에 걸쳐 반복과 변형을 이루며 나타나는 '순환 동기'로 작곡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음악은 악장을 따로 떼어 듣지 않고, 전체를 들어봐야 더욱 음악의 아름다움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죠. 오묘한 화성과 반음계의 사용으로 풍부한 색채감과 신비로운 음악의 언어가 가득 느껴지는 프랑크의 음악에 푹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메인 사진 출처 : gramophone.co.uk
*음원만 재생됩니다!
https://youtu.be/rhZFd9ZOJ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