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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May 09. 2021

핀란드의 전원 교향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Sibelius Symphony No. 2 in D Major Op. 43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빽빽한 침엽수림이 끝없이 펼쳐진 핀란드에서는 핀란드의 정취와 민족성을 세계에 알린 자랑스러운 작곡가가 있습니다. 러시아 제국에게 지배와 억압에 저항하기 위해,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는 핀란드의 정취와 민족성을 음악에 담은 교향시 <핀란디아>로 세계에 핀란드의 애국심과 자긍심을 널리 알렸죠. 이 곡으로 인해 시벨리우스는 핀란드의 국민작곡가이자 영웅적인 작곡가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핀란드의 유일한 음악대학의 이름도 ‘시벨리우스 아카데미’로 바뀔 정도로 핀란드에서는 자랑스러운 국민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죠.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등 음악과 가까이 접하며 자랐던 시벨리우스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법학대학을 진학하였지만, 점점 커져가는 음악에 대한 마음은 그를 음악가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로 바이올린을 시작해서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는 되지 못했지만, 그의 음악적 열정은 그를 작곡가로 다시 일으켜 세웠죠.


 러시아의 억압을 받았던 1900년. 당시 파리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에서 시벨리우스는 교향시 <핀란디아>를 통해, 러시아의 통제와 억압을 벗어나 핀란드의 애국심과 주체성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이에 시벨리우스는 핀란드의 영웅적인 인물이 되었죠. 핀란드는 그에게 종신연금을 약속하였고, 시벨리우스는 경제적인 걱정 없이 음악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정된 삶을 갖게 된 시벨리우스는 협주곡과 다양한 음악들을 포함한, 대작인 교향곡들에도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벨리우스는 총 7곡의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8번째 교향곡도 거의 완성시켰지만, 우울증과 창작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이 작품은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고 알려지죠. 형식적인 음악을 넘어 혁신적인 시도가 넘쳐나던 20세기에서 표제가 없는 절대 음악의 교향곡을 작곡하던 시벨리우스의 음악에 대해 사람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음악’이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벨리우스는 ‘오직 극소수만이 내가 교향곡을 이해한다. 대다수는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른다.’라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 (Jean Sibelius 1865. 12. 8. - 1957. 9. 20.) /출처. visitfinland.com , wikipedia


 <핀란디아>의 성공적인 연주 이후, 1901년 시벨리우스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라팔로에 머물던 시벨리우스는 교향곡 2번을 작곡하였죠. 낭만적인 성격과 승리감을 향해 나아가는 이 작품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1902년 3월에 열린 초연에서도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기 시작하였죠. 이 음악은 사람들의 성원에 의해 일주일 동안 세 번의 앙코르 연주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모든 연주는 매진이 되었죠. 그래고 현재까지도 이 음악은 그의 교향곡 중 가장 즐겨 연주되며,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2번 교향곡을 가리켜, 북유럽의 정취와 풍경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을 뒤잇는 ‘시벨리우스의 전원 교향곡’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죠. 별명에서부터 느껴지듯, 이 음악은 핀란드의 풍토를 연상시킵니다. 또한 러시아의 억압에 대한 국민들의 민족성과 승리감이 느껴져, ‘해방 교향곡’이라고도 불리기도 하죠. 시벨리우스의 친구이자 지휘자인 ‘로베르트 카야누스’는 이 음악에 대해 ‘러시아의 압제에 저항해 승리를 쟁취하는 핀란드의 밝은 미래를 음악으로 표현’ 한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벨리우스는 이 음악에 대해 어떠한 표제도, 어떠한 정치적인 색도 들어가지 않았음을 강조하였죠.   

핀란드의 지휘자이자 시벨리우스 친구였던 로베트르 카야누스(좌)와 그와 시벨리우스(맨 오른쪽) 그려진 악셀리 갈렌칼레라의 그림 / 출처. wikipedia


 목관악기로 연주되는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주제가 특징인 1악장과 어두운 주제와 따뜻한 분위기의 주제가 대비되는 2악장에서는 핀란드 풍경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3악장은 곧이어 4악장으로 연결이 되어 나타나고, 가슴이 뻥 뚫릴 듯, 큰 흐름으로 흐르는 주제 선율은 드넓은 침엽수림을 가르는 핀란드의 바람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특히 주제 선율은 낮은 음역에서 관악기까지 다양한 표현으로 변화되고 확장되어 더욱 장대한 느낌을 나타내죠. 또한 벅차오르는 승리감에서는 러시아에 대항하는 핀란드의 민족성에 대입해 볼 수도 있습니다. 시벨리우스는 ‘내 두 번째 교향곡은 영혼의 고백’이라 일컬었습니다. 그는 이 음악에 대해 표제적인 성격과 정치적인 색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시벨리우스 본인도 모르게 핀란드에 대한 자긍심을 음악에 녹여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넓게 나아가는 음악에 따라가 보면 눈 앞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핀란드의 경관과 환희가 가득 느껴지실 겁니다.


*전악장
https://youtu.be/iXU8EXL7a_4

수자나 말키 지휘,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연주

https://youtu.be/zLJvgwXrWmw

요엘 레비 지휘, KBS교향악단 연주

*1, 2악장

https://youtu.be/rx6FO6ZdmkQ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3, 4악장
https://youtu.be/jY6b1DdSCwk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메인 사진 출처 : visitfin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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