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리히터 - Sleep
Max Richter - Sleep
막스 리히터 - 슬립
현대음악을 넘어, 영화와 드라마 음악, 발레음악과 극음악 등 현재 여러 장르에서 바쁘게 활동을 하는 작곡가가 있습니다. 영국의 작곡가 ‘막스 리히터(Max Richter)’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프로듀서 등 다양한 역할로 활동하며 현재 현대음악가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입니다. 그의 음악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클래식 악기를 넘어 신시사이저와 컴퓨터 음악까지 다양한 음향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막스 리히터는 1966년 독일에서 출생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영국으로 이주한 리히터는 영국에서 자랐습니다.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작곡과 피아노를 공부한 리히터는 이탈리아 피렌체로 넘어가 미니멀리즘의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Luciano Berio)’ 밑에서 음악을 배웠습니다. 최소한의 음의 재료로 단순함과 반복을 특징으로 사용하는 미니멀리즘은 리히터 음악의 가장 큰 음악 특징이기도 합니다. 리히터는 미니멀리즘과 더불어 클래식 작곡과 전자 음악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는 2000년대 초부터 클래식과 전자음악을 결합한 음악을 발표하였고, 신비로우면서도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음악은 곧바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음악과 발레음악, 극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리히터는 2014년 도이치 그라모폰과도 전속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2004년 리히터는 앨범 <The Blue Notebooks>을 발표했습니다. 이 앨범의 두 번째 수록곡인 ‘On The Nature of Daylight'는 뚜렷한 이미지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오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많은 영화에서 사용될 만큼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음악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2010>, 헨리 알렉스 루빈 감독의 <디스커넥트>(2012) 그리고 테트 창의 SF소설을 영화화한 <컨택트>(2017)에서 사용되었죠. 이 음악은 리히터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와 자신의 어린 시절의 힘겨웠던 추억을 음악을 담아냈다고 알려집니다.
https://youtu.be/b_YHE4Sx-08
리히터는 비발디의 사계를 새롭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탱고를 이용해 사계를 표현한 피아졸라와는 달리, 리히터는 전자음악을 이용해 비발디의 사계를 세련된 현대적인 모습으로 표현하였죠. 신시사이저와 클래식의 조화가 느껴지는 이 음악은 발매가 되자마자 12개 국가에서 클래식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한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브리저튼>에서도 사용되어, 과거와 현대의 절묘한 조합을 표현해냈습니다.
https://youtu.be/d7Ui-XZsYNQ
리히터는 현대 사람들의 큰 고질병중 하나 ‘불면증’에 대해 고민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쉴 틈이 없는지 고민 끝에 ‘잠’을 위한 ‘자장가’를 작곡하게 되었죠. 2015년, 리히터는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에게 자문을 구하며, 인간의 뇌와 수면 사이클을 분석하여 ‘Sleep'이라는 음악을 작곡하였습니다. 리히터는 사람들이 이 음악을 들으며 잠이 들길, 음악이 끝나면 편안한 잠에서 깨길 바랬습니다. 그래서 8시간의 긴 곡으로 음악을 작곡하였죠. 음악이 발매된 후, 리히터는 런던, LA, 시드니 등 침대가 마련된 여러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편히 잠이 들 수 있는 연주회를 기획했습니다. 연주는 8시간 내내 이루어지고, 관객들은 오로지 핸드폰을 꺼두는 것만이 규칙인 곳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자정부터 시작한 이 연주회의 관객들은 본인들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연주가 끝이 난 오전 8시, 연주를 끝마치는 박수소리로 편한 잠을 깨게 되었죠.
<Sleep>의 음악은 피아노의 반복되는 코드로 느리게 진행됩니다. 맥박처럼 느껴지는 음악은 긴장되었던 우리의 숨을 평온과 안정으로 이끌어 줍니다. 곧이어 나타나는 첼로와 바이올린의 깊은 떨림도 우리의 마음을 다독이며 위로와 여유를 보내기도 하죠. 음악 속에서 우주 한가운데 서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해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언제 마지막으로 아무 걱정 없는 편한 밤을 보내셨나요? 가끔은 불안들과 걱정들이 우리의 밤까지 침범하기도 합니다.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편안한 휴식에 취하길 바라는 리히터의 음악과 함께, 거칠고 붕 떠있던 우리의 숨을 다독여봅시다. 잠들지 않는 숨은 달과 별에게 맡겨두고, 오늘은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감아 보아요.
*Sleep의 Dream 3
https://youtu.be/AwpWZVG5SsQ
*Max Richter - Sleep (8시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8시간 라이브 연주
https://youtu.be/Flv6MMzKD4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