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브람스 - 바이올린 협주곡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어보셨나요? 베토벤과 멘델스존 그리고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세계 3대 협주곡이라 불립니다. 아참, 물론 빼놓을 수 없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까지 더해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 불리기도 하죠. 그중 브람스는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해 걸작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한 곡으로도 음악사의 큰 획을 그을 수 있었던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함께 살펴봅시다.
브람스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보였습니다. 그의 피아노 연주에 매료된 헝가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레메니’는 그에게 자신의 연주의 반주를 부탁하였죠. 당대 유명세를 얻고 있던 레메니를 따라 브람스는 연주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독일 하노버에 도착했을 당시, 레메니는 함께 바이올린을 공부를 했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이미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었던 바이올리니스트였죠. 연주를 넘어 지휘와 작곡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레메니는 이런 ‘요제프 요아힘’의 모습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반면 요아힘은 허세 가득한 레메니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죠. 하지만 그의 옆에 우직하게 피아노를 치던 브람스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음악적 재능에 입을 다물지 못했죠. 요아힘은 그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렇게 요아힘과 브람스의 우정은 시작되었고, 죽기 전까지 그들의 우정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어져갔습니다.
피아니스트로 활동했기 때문일까요. 브람스는 바이올린보다 피아노와 더 친근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브람스는 피아노를 배우기 전부터 아버지에게 바이올린을 먼저 배웠습니다. 그리고 20살 때부터 레메니와 함께한 연주여행 덕분에 바이올린의 어법을 어깨너머로 공부할 수 있었죠. 또한 가장 친한 친구인 요아힘도 뛰어난 실력의 바이올린 연주자라 그에게 있어서 바이올린은 생소한 악기가 아니었습니다.
1877년, 브람스는 독일의 남서부에 위치한 ‘바덴바덴’에서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듣게 되었습니다. 비르투오소 ‘사라사테’의 연주로 듣게 된 브루흐의 협주곡에 큰 인상을 받게 된 브람스는 자신도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죠. 역시나 작곡에 있어서 신중을 가했던 브람스는 1년 뒤 자신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완성시켰습니다. 브람스는 바흐의 바이올린 작품들과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이탈리아의 작곡가 비오티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영향과 영감을 받고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겼습니다.
다른 바이올린 작품과 마찬가지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또한 요아힘에게 조언과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브람스의 새로운 협주곡을 살펴본 요아힘은 곡의 어려움에 대해 브람스에게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당신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설레었는지. (중략) 독주 부분을 보고 있는데, 몇 군데군데는 손을 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연주할 때의 효과가 어떨지는 지금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만간 만나서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3개 이상의 음과 옥타브가 넘는 음정을 사용해 기교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또한 트릴을 끊이지 않고 윗 성부의 선율을 노래해야 했습니다. 단선율의 악기에서는 정말 힘든 연주법들이 가득하였죠. 보름 정도의 시간 동안 초연을 준비해야 했던 요아힘은 브람스에게 수정을 권유했습니다. 손이 컸던 요아힘에게도 이 곡은 굉장히 어려운 곡으로 다가왔죠. 하지만 브람스는 요아힘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에 요아힘은 클라라 슈만과 주변 사람에게 이 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전해집니다.
1879년 1월 1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요아힘의 연주와 브람스의 지휘로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 곡의 초연은 큰 성공을 이루었죠. 요아힘은 이 작품을 여러 나라에서 연주하기 시작하였고, 그와 그 제자들 덕분에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큰 인기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이 곡을 들은 '사라사테'는 너무 긴 서주에 악기를 들고 가만히 서있어야 하는 어색한 상황에 비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19세기 최고의 지휘자였던 ‘한스 폰 뷜로’는 이 곡에 대해 이렇게 평을 남겼습니다.
'브루흐는 바이올린을 '위하는' 협주곡을 작곡한 반면, 브람스는 바이올린에 '반하는(대항하는)' 협주곡을 작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