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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Jun 06. 2021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주었다.

생상스 - 교향곡 3번 '오르간'

Saint-Saëns - Symphony No 3 in C minor, Op 78 'avec orgue'
생상스 - 교향곡 3번 '오르간'


 현악기, 관악기 그리고 타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음악에서 오르간이 등장하는 교향곡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의 명성 있는 오르가니스트로 살아간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의 3번 교향곡입니다. <죽음의 무도>와 <동물의 사육제>의 작곡가로 알려진 생상스는 오르간 연주자로서 누구보다 오르간이라는 악기의 매력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오르간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한 그가 남긴 교향곡을 함께 살펴봅시다.

 생상스는 세 살이 되기 전부터 피아노를 치며 혼자서 선율을 만들어 가지고 놀 정도로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세 살 전에 글을 읽고 쓰며 자신의 첫 작품을 완성할 정도로 천재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였죠. 13살에 파리음악원에 입학한 생상스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와 오르가니스트로 성장하였습니다.  

 음악원에 재학 당시 생상스는 오르간 연주에 탁월한 실력을 선보였습니다. 1851년에 열린 오르간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였죠. 음악원을 졸업한 생상스는 곧바로 파리의 성 메리 성당의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4년 뒤, 파리의 최고 오르가니스트로 인정받는 성 마들렌 성당의 오르간 연주자로 임명받았죠.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생상스는 마들렌 성당의 오르가니스트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이에 ‘프란츠 리스트’는 그를 가리켜 ‘세계 최고의 오르가니스트’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카미유 생상스가 20년 동안 재직한 성 마들렌 성당 /출처. parisinfo, sortiraparis


 생상스는 음악원을 졸업하고 2년 뒤, 첫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까지 총 5곡의 교향곡을 작곡하였죠. 그중, 가장 사랑받은 교향곡은 단언 3번입니다. 오르간을 접목시킨 이 교향곡은 웅장함과 화려함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곡으로 초연이래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죠. 생상스가 직접 "avec orgue 오르간과 함께"라는 부제를 달은 이 곡은 ‘오르간 교향곡’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생상스는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을 남겼습니다.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주었다. 내가 여기서 이룬 것은 다시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이 교향곡은 4악장 구조의 다른 교향곡과 달리, 2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개의 악장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어 4악장의 구조로도 볼 수 있지만,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2악장으로 구분되어집니다. 생상스는 바그너와 리스트의 혁신적인 낭만 음악을 지지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곡은 리스트의 대표적인 음악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주제 변형 기법’이 나타납니다. 주제가 여러 악장에서 지속적으로 등장되는 주제 변형 기법은 주제가 반복될 때마다 리듬과 화성, 빠르기가 변화되고 선율에 장식이 붙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제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말합니다. 또한 주제가 음악 전체에 걸쳐 반복돼서 나타나는 '순환 형식'으로 나타나죠. 아쉽게도 이 곡의 초연이 얼마 지나지 않아, 생상스가 존경하던 리스트는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생상스는 존경하는 리스트의 넋을 기리며 이 곡을 리스트에게 헌정하였죠.


프란츠 리스트(좌)는 카미유 생상스(우)의 오르간 연주를 듣고 '세계 최고의 오르가니스트'라 극찬했다. / 출처. wikipedia


 1악장에서는 오보에와 플루트가 이끄는 느린 서주의 시작으로 현악기들의 빠른 움직임의 주제가 등장합니다. 이 주제는 여러 악장에 걸쳐 등장하는 순환 주제로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어 음악 전체에 등장하게 되죠. 오르간이 받쳐주는 음향 위로 현악기들의 서정적인 주제가 등장한 다음, 바이올린의 빠르고 긴장된 움직임이 등장하는 2악장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강렬하게 변화된 주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죠. 빠른 현악기들의 움직임을 통해 긴장감을 끌어올린 음악은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듯 오르간의 풍부한 음향이 나타납니다. 이 부분이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이자, 오르간의 매력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푸가풍의 두터운 오케스트라와 별빛이 쏙아지는 네 손가락으로 연주되는 피아노 그리고 오르간의 합은 최대의 음향으로 승리와 영감의 감정을 느끼기게 만들어 줍니다.  


모차르트는 오르간을 가리켜 ‘내 귀와 내 눈에는 악기 중의 왕’이라는 표현을 남겼습니다. 장엄하고 광대하게 울리는 악기의 왕이 끌어올려주는 감정을 따라 희망차고 벅찬 승리의 감정을 가득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1악장에 등장하는 주제 /출처. wikipedia


2악장에 등장하는 주제의 변화 / 출처. wikipedia
2악장에서 등장하는 오르간 / 출처. wikipedia

https://youtu.be/ZWCZq33BrOo

파보 예르비 지휘, 파리 관현악단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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