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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Jun 16. 2021

태엽 좀 감아주세요!

인형의 노래 - 오펜바흐 <호프만의 이야기>

Offenbach - 'Les oiseaux dans la charmille' 
de la ópera <Los cuentos de Hoffmann>
오펜바흐 -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숲 속의 새들(인형의 노래)'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오르골이나 장난감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움직임이 둔해지기 시작합니다. 그것들을 다시 움직이기 위해서는 태엽을 감아줘야 하죠. 오르골과 장난감 외에도 태엽을 감아 줘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소프라노’입니다!

 19세기 독일 태생의 프랑스 작곡가 ‘오펜바흐’는 100여 곡의 오페레타(작은 오페라)를 작곡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가볍게 웃음을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프랑스 희극의 창시자’라는 별명도 있었죠. 우리에게 ‘캉캉’이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음악도 그의 오페레타 중 <지옥의 오르페오>라는 작품에 속해있습니다.
 
 100여 곡의 오페레타를 작곡한 것과 달리, 오펜바흐는 단 한곡의 오페라를 남겼습니다. 바로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이죠.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는 독일의 작가이자 작곡가였던 E. T. A. 호프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호프만이 남긴 단편 소설 3개의 이야기를 묶어 극작가 ‘쥘 바르비에’와 ‘미쉘 카레’는 호프만의 이야기를 묶어 극 대본으로 완성시켰습니다. 그리고 ‘쥘 바르비에’의 손을 거쳐 오페라의 대본으로 다시 탄생하게 되었죠. 오펜바흐는 자신의 단 하나의 오페라를 수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작곡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곡이 초연되기 몇 개월 전, 오펜바흐는 과로로 인해 병으로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다 완성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게 되었죠.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 6. 20. - 1880. 10. 5.)는 단 한곡의 오페라만을 작곡했다. /출처. wikipedia


 3막으로 구성된 <호프만의 이야기>는 호프만이 사랑했던 세 여인에 대한 사랑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명의 가수가 오페라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과 달리, <호프만의 이야기>에서는 각각 세 명의 가수가 등장하여 각자의 역할을 이끌어 나가죠. (가수 한 명이 모든 역을 맡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는 호프만이 자신이 만났던 3명의 여자와의 사랑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시작됩니다. 세 가지의 사랑 이야기는 각각 풍자적인 모습을 통해 교훈적인 이야기를 전달해주죠. 

 호프만의 첫 번째 사랑 ‘올림피아’의 이야기는 1막에 등장합니다. 이탈리아의 과학자 ‘스팔란차니’는 사람과 비슷한 어여쁜 기계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이 인형의 눈은 광학 기술자 ‘코펠리우스’가 만들었죠. 스팔란차니는 자신의 무도회장에 기계인형 ‘올림피아’를 자신의 딸로 소개했습니다. 호프만은 ‘올림피아’에 첫눈에 반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코펠리우스는 호프만에게 접근해  달콤한 이야기를 속삭입니다. 바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 마법의 안경을 소개한 것이죠. 호프만은 올리피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마법의 안경을 구매했지만 그는 그녀에게 더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림피아에게 춤을 청했습니다. ‘네’와 ‘아니요’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던 올림피아는 ‘네’라는 대답을 하게 되었고, 호프만은 아름다운 올림피아와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올림피아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춤을 추기 시작하였고, 호프만은 지쳐 쓰러지게 됩니다. 스팔란차니는 고장 난 올림피아를 가까스로 멈춰 세웠습니다. 하지만 올림피아는 인형의 눈을 만들고 부도 어음을 받은 코펠리우스의 분노에 의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호프만은 눈앞에서 허망한 사랑을 경험하게 되었죠.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올림피아의 모습 / 출처. LA타임즈


 스팔란차니는 사람들 앞에서 올림피아의 노래를 선보입니다. 이때 올림피아가 부르는 아리아는 ‘숲 속의 새들’입니다. 이 아리아는 경직된 자세로 인형처럼 노래를 불러 원래의 제목보다 흔히 ‘인형의 노래’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죠. ‘인형의 노래’는 매우 높은음과 복잡한 기교, 섬세한 변화, 화려함이 가득한 ‘콜로라투라’ 아리아입니다. 소프라노의 기량을 한껏 뽐낼 수 있는 이 곡은 많은 성악가들과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죠.  

 이 아리아의 매력은 뻣뻣하고 어색한 인형의 모습과 태엽이 떨어지는 모습 그리고 다시 태엽을 감아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정말 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기분이 들죠. 올림피아의 귀여운 움직임을 함께 지켜보아요. 귀여움 모습에서 흘러나오는 놀라운 화려한 기교까지 '인형의 노래'는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줄 것입니다. 



https://youtu.be/U8iOAfqynVw

소프라노 조수미

https://youtu.be/9emRjIMZsVk

소프라노 캐슬린 킴

https://youtu.be/mVUpKIFHqZk

소프라노 파트리치아 야네치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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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진 출처 : Martin WULLICH, Youtube

(SUMI JO - 조수미 - Les oiseaux dans la charmille - www.martinwulli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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