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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Jun 27. 2021

천재의 마지막 교향곡

모차르트 - 교향곡 41번 '주피터'

Mozart - Symphony No. 41 in C major "Jupiter", K. 551
모차르트 - 교향곡 41번 '주피터'


‘음악의 신동’이라 불렸던 모차르트의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현재 클래식 음악의 대명사로 불리는 만큼의 명성은 당시 모차르트에겐 꿈도 꿀 수 없었죠. 1788년, 모차르트는 정신없는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수입에 비해 소비가 컸던지라, 모차르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고급 주택을 떠나 도시 외곽의 아파트로 집을 옮겨야 했고, 빚을 감당하기 위해 귀족 가문들을 대상으로 피아노 레슨을 이어나갔죠. 또한 6개월 된 딸의 죽음에 대한 슬픔은 채 가시지 못하였고, 몸이 허약했던 아내 콘스탄체를 돌보아야 했습니다. 그녀의 진료비와 요양비도 만만치 않았었죠. 이에 모차르트는 주변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습니다. 모차르트는 친구 ‘미하엘 푸흐베르크’에게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하였고, 미하엘은 모차르트가 죽을 때까지 그를 도와주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형제인 자네가 나를 돌보지 않는다면 나는 내 불쌍하고 병든 아내와 아이와 함께 죽게 될 거야. (중략) 나는 빚을 갚기는커녕 더 꿔달라고 부탁을 하네.”  

- 미하엘에게 보낸 모차르트의 편지 中


고급 주택가에 당구대를 들여놓았던 모차르트. 하지만 1788년부터 그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삶을 보냈다. / 출처. flickr, 영화 <아마데우스>


 그해 여름, 이런 정신없는 와중에 모차르트는 걸작들을 탄생시켰습니다. 바로 그의 마지막 세 곡의 교향곡이죠. 풍요로운 음악적 어법과 아름다움이 가득한 이 세 곡의 교향곡은 그의 가장 위대한 교향곡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고의 고전 교향곡이라 불리기도 하죠. 놀랍게도 모차르트는 이 세 곡의 교향곡을 불과 6주 만에 완성시켰습니다. 6월에 39번을, 7월에 40번 그리고 8월에 마지막 41번을 완성하였죠. 모차르트는 41번 교향곡을 작곡 한 뒤, 3년 후 3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마 모차르트 자신도 마지막 교향곡을 작곡했을 거라 예상하진 못했을 겁니다. 
 
 그의 마지막 세 곡의 교향곡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이 없습니다. 작곡가의 어떠한 의도도 알 수가 없습니다. 작곡의 목적도, 초연의 정보도 알 수 없죠.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뢰로 작품을 창작했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자발적인 예술의 창작성으로 탄생한 음악이라 분석되고 있습니다. 음악학자 ‘알프레트 아인슈타인’은 ‘영원을 향한 호소’라는 표현으로 이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죠.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세 곡의 교향곡 중, 가장 마지막 작품은 41번은 그의 최고의 교향곡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41번 교향곡은 모차르트의 교향곡 중 가장 긴 길이와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죠. 이 작품은 풍부한 음향과 위엄에 ‘주피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1821년, 영국에서는 이 작품을 신들의 신 '제우스'를 빗대어 ‘주피터’라는 별명을 붙이게 되었죠. 독일권에서는 이 교향곡의 4악장에 등장하는 푸가를 특징적으로 가리켜 ‘푸가 피날레가 있는 C장조의 교향곡’이라 불렸다고 전해집니다.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의 자필 악보 / 출처. omifacsimiles


 
음악은 주피터의 이름과 걸맞게 관악기와 현악기의 웅장함이 느껴지는 1악장과 약음기를 사용한 현악기의 음색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느린 템포의 2악장 또한 당당함과 품위를 갖춘 미뉴엣의 3악장과 푸가토가 나타나는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관현악의 풍부한 음향이 특징인 1악장과 5개의 성부가 절묘하게 혼합되어 나타나는 4악장이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모차르트의 주피터 교향곡에서 가장 주목해야 되는 부분은 단언 4악장입니다. 4악장은 고전시대 소나타 형식 안에서 바로크 시대의 푸가 양식이 혼합되어 정교한 음악으로 표현됩니다. 그레고리아 성가의 '크레도(미사 통상문 중 하나로 하나님께 신앙을 고백하는 '사도신경'을 뜻함)' 선율을 사용한 ‘C-D-F-E(도-레-파-미)’의 모티브는 4악장 전체에 반복하며 등장합니다. 이 모티브와 4개의 다른 모티브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성부 간의 선율을 모방하며 풍부한 음향을 표현합니다. 이 모습에서 모차르트만의 잘 짜인 균형과 극적인 아름다움을 최대로 느낄 수 있죠. 여러 성부의 복잡한 진행으로 인해 독일의 한 신문은 이 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앞서간 음악'이라 평하기도 하였습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1756. 1. 27. - 1791. 12. 5.)



 “마지막 교향곡 C장조는 기악 음악 최고의 승리”

 모차르트가 죽은 후, 그의 아들은 이 작품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남겼습니다. 수많은 반음계와 불협화음, 비화성음들로 긴장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몰아치는 감정의 낭만시대 교향곡과 달리, 모차르트의 주피터 교향곡은 고전적인 견고함과 풍부하고 아름다운 음악 속에서 극적인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에 고전 교향곡의 높은 이상을 달성해 준 이 음악은 가히 '최고의 승리'라 말할 수 있죠. 혹시 모차르트 음악을 단순하게만 느껴졌더라면, 오늘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을 들어보세요. 그의 음악적인 풍요로움에서 ‘마지막’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위엄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https://youtu.be/C6EOb86YdIs

로린 마젤 지휘, 갈리시아 심포니아 오케스트라


*4악장 - 모티브들의 모방 분석
https://youtu.be/YTxYykhQZ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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