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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Dec 13. 2021

물결은 바다를 향하듯, 우리는 무덤을 향하여

드뷔시 - 아름다운 저녁

Debussy - Beau Soir
드뷔시 - 아름다운 저녁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곡을 물어본다면, 드뷔시의 <달빛>은 빠짐없이 등장하곤 합니다. 자욱한 안갯속에서 그윽한 향을 내뿜는 드뷔시의 음악에 우리 모두 마음을 빼앗기곤 하죠. 시간이 멈추는 듯한 드뷔시의 다른 작품도 함께 살펴봅시다. 

 1862년 8월, 드뷔시는 파리 근교의 생제르맹앙레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재능이 남달랐던 드뷔시는 10살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교내 피아노 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을 쥐어질 만큼 피아노 연주 실력이 뛰어났습니다. 또한 작곡 능력도 남달랐죠. 그는 12살 어린 나이부터 작곡을 시작했다고 알려집니다. 
 

클로드 아실 드뷔시 (Claude Achille Debussy / 1862. 08. 22 - 1918. 03. 25)


 드뷔시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적인 색과 철학이 뚜렷했습니다. 그래서 교수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키곤 했죠. 교수들은 그에게 음악의 화성들은 안정적으로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음악적 색깔이 드러나는 화성들을 나열하고 안정된 느낌으로 해결하지 않았습니다. 화성이 내뿜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즐겼죠. 이 모습을 지켜본 교수는 그에게 어떤 규칙을 따르는지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드뷔시는 유명한 말을 남겼죠. 


 “내 기분을 따릅니다.”


 드뷔시는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작곡가입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처럼 드뷔시 또한 스쳐가는 한 순간의 분위기를 음악으로 그려내었죠. 그의 음악엔 형식보다 감정이, 감정보단 색채감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모호한 조성이 그의 음악에 색채감을 불어넣어 주죠.
 

프랑스의 작기이자 수필가 폴 부르제(Paul Bourget / 1852. 9. 2 - 1935. 12. 25) /출처. wikipedia


 18세의 드뷔시는 시인 폴 부르제의 시에 선율을 넣어 가곡을 작곡했습니다. 


저무는 태양에 강물이 장밋빛으로 물들고 
온화한 한기가 보리밭 위를 지나갈 때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솟아나

삶에서 고통받은 마음을 달랜다네


세상에 존재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은 마음

우리는 아직 젊으나 저녁은 아름다우나

우리는 그곳에 가야 하니까

마치 물결을 떠나 온 것처럼

물결은 바다를 향하듯, 우리는 무덤을 향하여

 
 시는 아름다움과 행복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덧없는 생애에 대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18세의 드뷔시는 영원하지 않은, 덧없는 인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쌀쌀한 오늘 저녁, 우리도 무덤을 향해 여행을 떠나봅시다. 우리의 이 아름다운 순간들은 따뜻한 입김으로 사라지겠지만...


https://youtu.be/6-kScKB0FY0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https://youtu.be/ITf49aS7mEA

비올리스트 김상진

https://youtu.be/N_Ie57GUhzI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https://youtu.be/fzNASDPXbMw

소프라노 르네 플레망


메인 출처 : claude-monet.com / The Houses of Parliament, Sunset, 1904 by Claude 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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