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브람스 - 피아노 협주곡 2번
더블베이스와 호른을 연주하던 아버지 밑에서 음악을 가까이 접했던 브람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보였습니다. 10살 때부터 피아노 공연을 시작하였죠. 그의 스승이었던 ‘에두아르트 마르크센’은 독일 최고의 음악가였던 ‘멘델스존’의 죽음과 브람스의 음악적 재능에 대해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예술의 거장은 떠났다. 이제 더 위대한 거장이 브람스로부터 나온다.”
머리에 떠오르는 음악을 빠르게 적어갔던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와 달리, 브람스는 음표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습니다. 베토벤의 뒤를 이어 교향곡이라는 거대한 장르를 작곡하려 했던 브람스는 처음 작품을 구상했던 때보다 21년 뒤에 자신의 첫 교향곡을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엄격한 잣대로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며, 음표를 써 내려갔습니다.
1876년, <교향곡 1번>을 세상에 선보인 뒤, 브람스는 관현악 작품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발표한 <교향곡 2번>을 뒤이어,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협주곡 2번>, <교향곡 3번>과 <교향곡 4번> 등을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오케스트라 음향을 통달해버린 브람스의 관현악 작품들은 모두 걸작이라는 이름을 달게 되었죠.
1859년,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발표 한 뒤, 브람스는 곧바로 다음 피아노 협주곡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22년이 지난 뒤에 발표되었죠. 1878년 처음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던 브람스는 그곳에서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에 대한 구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3년 뒤, 자신의 별장에서 음악을 완성하게 되었죠. 피아니스트였던 브람스는 직접 이 작품을 초연하며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취리히, 빈, 라이프치히,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 여러 지역을 돌며 자신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였죠. 함부르크에서 자신의 연주를 듣고 있던 스승 ‘마르크센’에게 헌정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3악장 구조의 다른 협주곡들과는 달리, 이 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흔히 협주곡에 사용하지 않는 스케르초 악장이 2악장으로 들어가 있죠. 피아노의 연주도 굉장히 빛나는 작품이지만,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호른과 첼로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듯 기분 좋게 1악장의 포문을 열어주는 프렌치 호른의 선율과 3악장에서 따뜻하고 아름답게 주도적으로 노래하는 첼로 선율을 살펴볼 수 있죠. 특히 3악장의 첼로 선율은 브람스가 나중에 가곡‘내 잠은 점점 깊어가고(Immer Leiser wird Mein Schlummer)’로 새롭게 작곡하여 출판하기도 하였죠.
테크닉적으로 어려움을 요구하는 리스트의 음악과는 달리, 브람스의 이 피아노 작품은 거대하고 두터운 울림, 화음 음형의 연속적인 진행, 부자연스러운 손가락 진행, 왼손과 오른손의 다른 리듬의 사용 등 ‘표현의 어려움’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연주자들에게 큰 체력과 지구력을 요하기도 하죠. 피아노라는 악기를 오케스트라 그 자체로 바라본 브람스의 관념 또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에 설레는 마음이 가득한 오늘. 힘찬 에너지가 가득한 브람스의 음악과 함께 다가올 새로운 날들에 대해 첫 발을 내디뎌 보시는 건 어떨까요?
*브람스 가곡 - 내 잠은 점점 깊어가고(Immer Leiser wird Mein Schlummer)